햇살 좋은 창가에서…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창문으로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 왔다.

베란다쪽 문을 열고 나갔다.

햇살이 따듯하고 부드러웠다.

다시 들어와 커피물을 끓인다.

내가 하루중 맨 처음 먹는 커피는 봉다리 커피다.

촌스럽다고 해도, 할매답다고 해도 할 수 없다.

나는 아침에 달달한 봉다리 커피를 마셔야 기운이 난다.

봄 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마시며 하염없이 앉아 있노라니

내 손등에 내려 앉은 햇살이 수작을 걸듯 아롱거린다.

따끈따끈하고 간지럽다.

‘너를 기다렸어! 지난 겨울이 얼마나 추었는지 아니?

이제 부지런히 꽃을 피워주기 바래!’

 

캄보디아 여행에서 돌아와 줄곳 아들네 집에 있었다.

아이들은 봄방학이라 하루종일 집에서 법석을 떨고

며느리는 국제자격시험이 코앞이라 공부에만 매달려 있다.

내가 7개월짜리 지유를 맡아 주어야 며느리가 마음놓고 공부를 할 수 있다.

어제 드디어 며느리가 국제자격증을 땄다. 상황끝? 아니다.

그러나 며느리도 나도 일단 쉬기로 했다.

우리 둘째 며느리 참 대단하다.

아이를 출산할때마다 뇌세포가 수없이 죽는다는데

아이 셋을 낳고도 우리나이 40에 도전하는것도 어려울텐데 합격까지…

솔직히 말하면 나는 며느리가 무슨 자격증을 땄는지 정확히 모른다.

며느리 다니는 회사가 it 계통이고 대학원에서 전공이 ‘빅 데이터 분석학’ 이라니

그 계통의 국제자격증을 땄으려니 한다.

아무튼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며느리가 들뜬기분으로 이것저것 먹을것을 많이 사들고 들어왔다.

어떻게 합격한걸 그렇게 빨리 알았냐고…

아날로그인 내가 의아해 했더니 시험 끝나자 마자 인터넷에 뜬다고 한다.

세상 참 별일이다.

아들은 지방에 촬영이 있어 늦는다고 해서 아이들과 탄산수에 레몬메이드를 넣고

축배를 했다.ㅎㅎㅎ

아들이 있어서 와인이나 쐬주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흐뭇한 마음이되어 집에 오는데 열여드렛 달이 몸이 조금 깍여 떠있네!

아들들 왔을때 먹고 남은 쐬주 한병 커피잔에 반쯤 따라 달 쳐다보며 마셨네!

그리고 깊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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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2월 27일 at 3:26 오후

    병윤이엄마 정말 대단합니다.
    축하해요.
    무슨 자격증인지 모르면 어때요?
    합격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요.

    그나저나 캄보디아 여행기는 언제 올려요?
    얼마나 변했는가 보고 싶은데요.

  2. enjel02

    2016년 2월 28일 at 10:04 오전

    봄소식과 함께 축하할 이이네요 지유엄마 세 아이 엄마 맞아요? 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 맞아요 축하합니다 날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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