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님,달님,별님,쏘가리님,뿡뿡이님…”언제부턴가산에서“~님”소리를자주듣게되었다.인터넷산악회회원들사이에서로닉네임을부르는소리다.
인터넷산악회는네이버나다음카페같은인터넷에기반을둔산악회를말한다.기존오프라인산악회도인터넷카페를개설한곳이많지만그것과는다르다.인터넷산악회는오프라인기반없이인터넷카페에서처음만난사람들의모임이다.모르는사람들이웹에서만나함께산행하는모임인것이다.컴퓨터를넘어스마트폰으로진화한요즘,다양한인터넷모임이활성화되어자릴잡고있다.회원수가1만명을넘는초대형인터넷산악회를어렵지않게찾을수있으며,소규모산악회까지헤아리면오프라인산악회수를넘을정도다.매일생겨나는산악회만도수두룩하다.
과거에는등산학교나대학산악부,산악회,산좋아하는지인을따라가면서산에입문하는경우가많았다.요즘은인터넷으로마음에드는산악회에가입해자기가맞는시간의산행에골라나가면서산에입문하는경우가늘었다.인터넷산악회를통해산행을처음시작하는사람수로만따지면등산학교나각종교육기관등은비교가안될정도이며시대의흐름이라해도과언이아니다.유입숫자에비해산에대한몰입도는떨어지지만시간이흐르면이들이등산학교나기존산악회등으로재유입되는실정이라인터넷산악회는드러나지않은산악계의큰문이되었다.
인터넷산악회는10년전등산붐과함께규모가커졌다.최근에는가입만하고산행에는나오지않는유령회원들을정리하며실산행위주로카페체질을개선하거나,산행인원이적고운영자가소극적인산악회는문을닫는등,카페의거품이많이사라진상태다.그래프로비유하면정점에닿았다가하강곡선을그린후수평상태에서조금씩상향하고있다.최근에는걷기붐에힘입어산악회보다는걷기카페의회원수가폭발적으로늘고있는추세다.
지난해까지수천명규모의인터넷산악회에서운영자와회장등을지낸서울영등포구의최모씨는“인터넷산악회붐은한풀꺾이고현재남은산악회는나름내실과노하우를다져가는추세로바뀌었다”며지금은“인터넷산악회도오프라인산악회못지않은,오히려역사는길지만활동은없는일반산악회보다사람사이의정이더깊은곳도많다”고전했다.인터넷산악회도4~5년넘게이어오다보니회원들사이가친밀해져오프라인산악회만큼사람사이에정과친분이쌓인곳도많다고한다.
지난3월14일윤진영씨는트위터를통해인터넷산악회의일화를전했다.
“어제불암산학도암장에서사고가있었습니다.등반자는헬멧착용을하지않았고,확보자없이주마로올라가다가로프가풀리는바람에뒤로뒤집어져서두번공중회전을하고의식을잃은상태에서15m아래로추락했습니다.사고자는밑에깔려있던큰돌에가슴과머리를차례로부딪쳤습니다.판단컨대등반자는또다른등반자를도우려고올라갔다가이런어처구니없는사고를당한듯합니다.인터넷산악회회원인이들은등반자의잘못된행동을보고도아무런지적을하지않았고,사고후어느누구도책임을지지않으려는태도를보였습니다.해당카페를보니지금은비공개로되어있네요.인터넷산악회우정은이렇게얄팍한것입니다.”
이런등반행태에대해코오롱등산학교이용대교장은“인터넷카페에서자신이등반해보지못한루트라하여무작정참여해서현장에서급조된자일파트너가되어위험을공유하는데,이는위험천만한행위”라고밝혔다.이교장은“줄을함께묶는다는것은등반을함께한다는것이상의중요한의미를지니고있다”며“자일파트너간에생명을담보로하는등반에서는상대방에대한신뢰가최우선”이라고강조했다.더불어리더의역할에대해얘기했다.
“상대방에대한충분한이해와신뢰없이함께동행하거나줄을묶는급조된파트너와의등반은위급상황이발생했을때치명적인사고로직결될수있습니다.외국브랜드의등산복과배낭을메고자신의등반경험이풍부하다고자랑하며내세우는인터넷산악회리더들이있는데,진짜실력이어떤지어떻게알고자기목숨을내맡긴다는말입니까?”
등산은서먹한관계였던사람들이함께밀고당기며함께산의위험요소를극복함으로써단시간내에친해지게도한다.안전하게다녀온다면등산은가장짧은시간에낯선사람과친해지는방법이지만,초보자에겐목숨을낯선사람에게맡기는위험한방법일수도있다.
인터넷산악회는낯선사람들과함께산을타는특성상사고발생시사후처리가쉽지않다.지난해인터넷산악회카페인모산방에서관악산육봉등반중추락사하는사고가있었다.문제는사고자의유가족들이산악회를상대로소송을걸었는데,법원에서판결하기를산행중산행발전기금을걷었으므로카페지기및산악대장은유가족들에게몇천만원씩보상금을지급하라는유권해석이나왔다.일종의회비를산행전에받았으므로유료산악회로본다는것이다.그래서카페지기20%,산행공지자10%의책임을물어카페지기는3,000만원,산행대장은1,000만원을배상하라는판결이었다.이후인터넷산악회사이에“산악회기부금은괜찮지만,회비를걷으면사고발생시그금액에상관없이보상해야한다는법원판결이나왔다”는소문이퍼졌다.그래서요즘인터넷산악회는산행회비라는명목을없애고하산후뒤풀이에필요한경비를균등하게나누는방식으로하는곳이늘었으며,회비가아닌기부금을걷는곳이늘었다고한다.
대부분의인터넷산악회들이회칙을갖추고있다.회원수가1,000명이넘는대형산악회들은회칙을바꿀때에는회칙개정위원회를별도로두고기존회원들의승인을투표로결정할정도로민주적인의사결정문화가자리잡고있었다.회원수가1만명이넘는30~50대위주의산악회운영진은“산악회안에서도분명파가있고끼리끼리문화가존재한다”고얘기했다.
40~50대여성회원들을위험한설릉으로이끈대장
기자는올해초인터넷산악회의서울근교심설산행에동행한적있었다.20명정도의인원이었고잔설이많아산행대장의리드가중요한상황이었다.대장은적설량을감안했을때안전한법정길로가야하는상황에서비법정구간인암릉지대로회원들을이끌었다.40~50대여성이반이상이었다.회원들은암릉으로10m쯤내려가다위험하다고판단,내려가길거부하고다시되돌아왔다.적설량이많고초보자를비롯한여성이많은상황에서위험한비법정길로회원들을이끌고가는것은상식적으로납득이어려웠다.한50대여성회원은“자기산행능력을과시하려고어려운데로리드하는대장들이있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