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사진병으로군복무중이던문순화선생은5·16군사정변으로건설현장을촬영하는일을맡게되었다.공사장전경을찍기위해산을오르다보니산의풍광에반하게되었고,그로인해산사진을찍게되었다.제대후에는사진실력을인정받아건설부기술직으로뽑혀33년간근무하고퇴임했다.
1962년부터산사진을찍은그는1970년야생화로관심을옮겼다.산에서자연스럽게마주치는야생화를보면서‘바닥의꽃을한번찍어보자’는마음이생겼다.당시카메라장비가열악해서촬영이쉽지않았다.꽃이름도모른채열심히찍었다.이렇게40여년간꽃사진을찍은독보적인야생화장인인것이다.문순화원로사진가가꼽은1월의꽃은복수초다.
“수북이쌓인눈을뚫고올라온다기보다눈을살살녹이면서올라와요.마치복수초가열을발산하는것같아요.날씨에상당히민감해서햇볕이쬐면꽃잎이완전히일자로벌어져요.밤에는잎을오므리고있죠.식물은참정직해요.”
복수초류는1월부터5월까지꽃이핀다.한국토종야생화로전국에걸쳐피며백두산에서도6월쯤이면볼수있다.다만제주도는세복수초가많고남해안과서해안일대는가지복수초가많다.눈속에서핀복수초사진은2009년검룡소가있는강원도태백의대덕산대덕골에서처음찍었다.4월이었다.눈속에핀복수초사진을찍으려고일부러갔던것이다.
어떤사진동호인들은꽃을눈으로덮고찍은,연출사진이라고하지만,문선생은자연그대로가아니면찍지않는다고한다.진짜인지가짜인지는눈녹은자국을보면바로알수있다고한다.촬영장소가공개되면야생화군락지가사라지는경우도있어잘알려주지않지만,복수초의경우흔한꽃이라괜찮다고한다.
복수초의색깔은미세한차이가있지만대부분노란색이다.신기한것은사람이일부러눈을녹이는것도아닌데주변이녹아있다는점이다.복수초는이틀동안꽃이피었다가금방져버리지만주변에서다른복수초꽃이올라온다.눈이너무깊을경우사진과같은모습은보기어렵다.적당히쌓여야복수초가눈을녹이고올라오는신기한장면을볼수있다.뿌리는약초로쓰이기도하며수도권에서는천마산과검단산,북한산에서볼수있다.보통해가바뀌고가장먼저피는꽃이라하면동백꽃을떠올리지만동백은종에따라12월부터피는것도있어신년에가장먼저피는꽃에딱들어맞지않는다.
꽃명|복수초
학명|AdonisamurensisRegel&Radde
분류|미나리아재비과
분포지역|한국,중국,일본,러시아
개화시기|1~5월
크기|5~15cm
2009년4월,문선생은대덕산에눈이왔다는사실을검룡소관리사무소에전화를걸어확인하고지인과함께갔다.날씨는꽤추웠지만원했던복수초를발견해촬영에열중했다.그러나꽃이활짝잎을벌리지않아햇살이비치기를3시간가량기다렸다.그러나끝내햇살이비추지않아정말원했던장면은찍지못했다.사진을보면복수초가꽃잎을살짝오므리고있다.이후계곡을타고올라능선을돌아다시계곡으로내려왔다.보통야생화촬영을쉽게생각하지만“산사진보다더어렵다”고한다.
풍경사진은정해진포인트에서찍으면되지만야생화는“엎드려뻗쳐도자주해야하고꽃을찾는것도어렵다”고한다.등산로에는당연히꽃이없으므로비등산로사면을자주가야하니쉬운일이아니다.여유있게찍을것같지만인절미를준비해배고플때만먹을정도로산행은야생화촬영에집중되어있다.3시간코스면두배인6시간걸리는것이기본이고해지기전까지최대한촬영을하다내려온다.문순화선생이찍은13만장의야생화는땀의산물인셈이다.
문순화(81세)원로생태사진가는2012년13만여장의야생화사진을정부에기증했다.평생에걸친과업이었기에쉽지않은결단이었지만“야생화의아름다움을나누고픈마음이나를흔들림없이이끌었다”고한다.이사진을바탕으로본지는환경부와문순화선생의도움으로‘한국의야생화’연재를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