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3편) 제삼자, 직업, 거북한 말씀

제삼자

눈이내렸고,눈이쌓였고,눈이내리고있는산길을따라서,

나는걸어가고있었다.

조용하고,아름답고,깨끗하고,시원하다고느끼면서걸어가고있는

귓가에소리가들려왔다.

!!날아가라!”앳띈목소리들의합창이며외침이었다.

나는고개를들어서골짜기건너편을쳐다보았다.

저편에절이보이고,절의마당가에있는엉성한철조망이보인다.

어떤남자가공기총으로철조망에앉아있는새를겨냥하고있는모습과

마당한가운데서있는중의복장을하고있는

아주어린아이모습의3명의중들이보인다.

나는발걸음을멈춘채

남자와중들을번갈아가면서쳐다보게되었는데

!!날아가라!날아가라!”하는외침소리가

또다시중들편에서울려나왔다.

그러나철조망에앉아있는새는모든일에관심이없는듯,

묻은깃털만부리로다듬고앉아있다.

!”드디어총소리가산을울렸다.

잠시의정적을깨면서잘됐다!”하는기쁨의소리가중들의편에서나왔다.

손뼉을치는중도보인다.

그러자,눈을털면서일어서는쟘바입은남자의입에서,

나원…”하는투덜거림이새어나왔다.

나는두개의서로차원이다른세계사이에서,

누구의편도들어없는,

3지나지않는그냥서있는존재였을뿐이었다.

직업

낙엽이자동차의꽁무니를쫓아가고있는아스팔트길을따라,

나는걸어가고있었다.

나이도이제20중반을넘어서그런지

어디를가더라도아저씨라는소리를듣게되었지만

그래도나는소년에지나지않을뿐이다.

비록남들은나를소년이라고불러주지않는다해도…..

머지않아서없어지게내가다닌대학의모습,

아니文理大자리다시한번이나마보아두고싶어서,

나는종로5가에서부터걸어가고있는중이었다.

학교를다니던시절에도나는길을자주걸어다녔으니까.

마로니에어떻고,낭만이무엇이고,젊음이어떻고,

엘리뜨어떻고,라일락향기가어떻고하던

나의젊음이있었던때의캠퍼스분위기

다시한번느껴보고싶은충동에서,나는오늘시간을내서,

일부러길을따라서천천히걸어가고있는중이었다.

발끝만내려다보고걸어가고있는뒤에서나를부르는소리가들렸다.

선생님!”

나는뒤를돌아다보았다.

낯선젊은이가서서웃고있다.

나는마음속으로내가가르친학생중의사람것이라고

단정을내리고는반갑게그의손을잡았다.

요사이는어떻게지내고있으며무얼하느냐?’묻는나의물음에,

젊은이는어색한표정을나타내더니,

들고있던가방에서인단갑을꺼내더니달라!것이었다

알고보니

젊은이는나의학생도아니고,내가아는사람도아닌,

단지인단장사였을따름인데

선생님이라는나의직업이착각을하였을뿐이었다.

아무의미도없이전혀모르는사람에게사용되는

선생님이라는호칭때문에나는인단갑을사야만되었다.

그렇다!나는사람과악수를하였다는죄만으로,

지금도은단교무실책상설합속에넣어,

언제까지나직업을원망할지도모르겠다.

거북한말씀

어린자식이어른한테말대답하는봐라!”하고,

어른이외칠때는?

틀림없이어른이아이한테몰려서대답을못하는경우일뿐이다!

다녀오겠어요!”라는,누구나집을나설쓰는인삿말이,

곤란한날이있었다.

날은바로내가시집가는이었기때문이다.

여학생의머리는귀밑1cm!”이라는교칙은?

거짓의강요밖에안된다!

그렇다!솔직함이라고는조금도들어있지않은말이다.

왜냐하면?머리는항상자라고있는것이니까

먹고살기가참으로힘들다!”라는말은올바른말이아니다.

왜냐하면?안먹고살아가기가힘든일이지

먹으면서살아가는것은누구나있는일이니까

[필자:

위의작품3편은19731215일자의校誌(교지)발표되었던것입니다.]

~이상봉

Dr.Lee’sClosingArguments,

P.O.Box52063,Philadelphia,PA.1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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