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月과 나의 작은 형(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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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옆에 있는 공원, 11-19-2017)

11月과 나의 작은 형(兄)

11월은 아주 쓸쓸한 달이다.

한마디로 해서…
10월은 날씨도 화창하고,
과일과 곡식이 풍성하게 여물고,
거기에다가 단풍까지 멋지게 들어서 그런지,
누구나 다 풍요롭게 느껴지는 그런 화려한 달이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이고,
또한 크리스마스도 들어있기 때문에,
아주 분주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뜻깊은 달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11월은, 전혀, 내세울 것이 전혀 없는 쓸쓸한 달이다.
그래서 그런지,
온 천지가 다 쓸쓸해 보이는 그런 달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 아주 중요한 것이 숨겨져 있으니…

11월- 10월과 12월 사이에 놓여있는- 11이라는 글자는…
기찻길 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리의 난간 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다못해,
밥먹을 때에 사용하는 젓가락 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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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에게는 확실한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서로 서로를 연결해 주고,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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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11월이 “저의 작은 형”과 같은 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막내로 태어난 저의 눈에는, 더욱이나 더, 그렇게 생각을 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작은 兄은,
큰 兄과 막내인 저의 중간에서
늘 힘들게 지내야만 되는 그런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누구네의 집안이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큰 형은 장남(長男)이기 때문에, 자연히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長男이라는 그 자체가 이미 선택된 위치와 같은 것이었듯이…
저는 막내였기 때문에 또한 그 자체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의 입에는 “큰애! 큰애! 막내! 막내!” 라는 단어가 붙어 있었지만,
‘둘째’ 라는 단어는 전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작은 형은 ‘불려지지 않는 둘째’ 였듯이,
작은 형에게는 눈에 띄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장남에게 밀리고, 동생이 치고 올라와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숨 죽이고 살아야만 되었던 셈이죠.

그래서 그런지…
11월이 지니고 있는 위치도 바로 ‘저의 작은 형’과 같습니다.

전혀 내세울 것이 없는 그런 달로서,
오로지 다가올 추운 겨울을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있듯이…
저의 작은 형도
‘내부적으로 많은 것들을 깊이 쌓아두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내색도 없이, 늘 중간의 위치에서,
아래 위를 연결해 주고 있는 그런 존재였고,
모든 집안 일을 그렇게 처리해 오면서 살아오고 있는 사람입니다.

(*필자 주:
윗글은, Texas에 살고 있는 제 동생이 보내온 글 입니다. 2013-11-11)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11월 28일 at 11:31 오후

    그럼 그 작은형이 선생님이시군요.
    동생분이 형님을 아주 든든하게 생각하시는걸 보니
    평소 살뜰히 보살피시나 봅니다.

    여기는 어느새 겨울입니다.
    건강 하십시요.

    • 이 상봉

      2017년 12월 9일 at 1:52 오전

      데레사 님, 감사 합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간만 입니다.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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