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辱) 아닌 욕(辱)

Pumpkin

욕(辱) 아닌 욕(辱)

~ 이상봉 / 철학박사, 문인

이야기 하나:

1973년도의 일로 기억이 되는데…
서울시 內에 있는 모(某) 학교에서 근무할 때,
서울 근교(近郊)의 산자락에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으로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간 적이 있었다.

여름 방학 중(中)에 있는 훈련이었고,
그 곳에 동원된 사람들은 교직원(敎職員)들 이었는데…
직장 예비군이었으니,
학교에서 근무하는 용인(用人)들도 섞여 있었다.

예비군 훈련도 거의 다 끝나 가는 어느 날,
학교 측에서 위문을 온답시고,
음식 • 음료수 • 과일 등등을… 싸 가지고 와,
적당한 장소를 잡아, 모여 앉아, 먹으려고 하였더니…
용인 중의 한 사람이 눈에 뜨이질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몇 사람이 그 ‘조O동’ 이라는그 용인의 이름을 크게 부르기도 하고…
“조씨 어디 있어?” 하고 외치기도 하면서… 찾아 나섰다.

한참 만에, 겨우 찾게 된 조씨는,
이미 점심도 해 치운 것 같아 보였고…
한잔 걸쳤는지 얼굴도 불콰하게 올라 있었다.

그가, 우리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 오게 되자…
같은 用人 중의 한 사람이
“조씨, 어디가 있었어? 우리들이 얼마나 찾았다고!” 하면서,
자리에 앉기를 권하자…
그 조씨가 이렇게 말했다.

“자꾸, ‘좆씨! 좆씨! 하지 마라!’ 어느 놈 좆씨 아닌 놈 있나?”
“••• ???”

———————————————————————

이야기 둘:

내가 살고 있는 Philadelphia에, 한국인이 하는 종묘원(種苗園)이 있단다.

나는, 단 한번도, 그 곳에 가 본 적이 없었는데…
한국어 신문에다 광고를 자주 내고 있어서,
나도 그 이름이야 익히 알고 있었다.

우리 집 마당에는,
잔디를 파 내고, 내가 만들어 놓은 밭이 있는데…
나는 그 곳에다 해마다 “고추 • 들깨 • 상추”를 심는다.

고추나 상추는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엘 가도,
모종을 손쉽게 구할 수가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들깨 모종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곳에서 들깨를 심는 이유는,
잎사귀를 여름 내내 뜯어 먹는 맛인데,
가을이 되어 들깨가 익을 때 쯤 되면,
어찌나 새들이 많이 와서 먹어 치우는지…
들깨를 받는 것은 고사하고, 여문 들깨가 땅바닥에 떨어져서
그 다음 해에 저절로 싹이 트게 되기 조차도 힘들 정도다.

그래도…
해마다 저절로 싹이튼 들깨의 모종들을 잘 옮겨 심어서,
그런대로 몇 년째 들깻잎을 잘 먹어왔다.

그런데,
올해는 어찌된 영문인지?
이미 5월로 접어 들었는데도,
저절로 싻이 튼 들깨의 모종들이 눈에 뜨이질 않아서…
‘좀 더 기다려 볼까?
아니면, 한국 사람이 하는 그 종묘원 가게를 가볼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군(君)이 찾아왔다.
(내가 이 君이라고 부르고는 있지만… 그도 나이가 50이 넘은 사람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는 동네의 지리에 훤한 사람이어서,
그에게 심부름을 시킬겸, 내가 이렇게 입을 열었다.

“가만 있자… 들깨 모종을 어디에 가서 구해 온담?”

“선생님! 시내에 가면 ‘씨 파는 집’이 있는데요,
그 곳에 가면 아마 들깨 모종이 있을 겁니다.”

“하긴, 나도 한국어 신문에서 광고를 보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어디 쯤에 있는 지도 모르겠고…”

“아이, 선생님도…
그 ‘씨 파는 집’이야, 제가 잘 알아요!
나중에 가서 들깨 모종이 있으면 사올 테니까요•••
그 점은 염려 놓으시고…
자! 오늘은 날씨도 기가 막히게 좋은데요,
골프(Golf)나 한 수 가르쳐 주시지요?
왜? 이렇게 골프 실력이 늘지를 않고 있는지? 답답할 지경입니다!”

“••• ???”

“아니? 제가 그 무슨 실수라도 한 것이 있습니까?
그렇게 쳐다 보시는 걸 보니…”

“자네의 실수는 물론 아닌데•••
어째, 자네의 발음이 요상하게 내 귀에 들려 오는구만…”

“ ‘씨파는 집’ ‘씹하는 집’ ‘씹하는 집’…
그러구 보니… 아이구! 이거 참 이상스럽게 들리네요!”

“ 자꾸 그러지 말게! 욕(辱) 으로 들리니•••”

“선생님 앞에서 이거 죄송스럽습니다만•••
그러고 보니,
그 가게가 ‘씹하는 가게’ ‘씹하는 집’ ‘씹하는 곳’ 이고…
그 사람은 ‘씹하는 사람’이 되는군요.
그리고, 그 가게 여자는 ‘씹하는 여자’가 되는데•••
그 점에 대해서 ‘그 씹하는 집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자네가 들깨 모종 사러 가면… 직접 그들에게 물어 보시게나!”

그렇다!
그것은 분명히 욕(辱)은 아닌데도,
욕(辱)으로 들리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 하는가?’ 에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들리는 가?’
또는 ‘어떻게 받아 드리는가?’ 에 문제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백인을 White, 흑인을 Black, 유태인을 Jew라고 부를 때에…
그리고,
한국인인 그대를 “Chinese” 라고 누군가가 부를 때…
그대는 기분이 나빠지는가?

미국에서야…
동양인을 보고 Chinese라고 부르는 것이야
아주 흔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그대의 기분이 나쁘다!고 한다면?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나?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불교인을 ‘석가쟁이’,
유교인을 ‘공자쟁이’,
마호멧교인을 ‘마호멧쟁이’,
그리고 예수교인을 ‘예수쟁이’라고 부를 때에…
과연 욕(辱)으로 듣는 사람들은 누구일까나?

오늘의 내 이야기를 듣고서…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이거나,
너무 깊이 생각해 보지는 마시라!

오늘의 이야기는…
철학(哲學)도 아니고, 관조(觀照)도 아니고…
단지, 그냥, 한번 웃어나 보자!고, 해본 소리일 뿐이니까!

Sang Bong Lee, Ph. D,
Dr. Lee’s Closing Arguments,
Dr. Lee’s Lessons: Discovering Your Nature.
Dr. Lee’s Iconoclasm
* All rights reserved and copyrighted

1 Comment

  1. 박창규

    2020년 12월 6일 at 6:12 오전

    (우스개 1)
    라디오만 있던 시절, 여의도에서 국제 연날리기 대회를 생중계하였다. 아나운서가
    “지금 한국연이 올라갑니다. 옆에 일본연이 따라갑니다. 그옆에는 미국연이..”
    잠시 후 중계는 중단되었다.

    (우스개 2)
    영어에 서툰 한국인이 미국에서 주차장을 찾으며, 마침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Where is parking place?” 대신 fucking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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