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 勝敗兵家不可期(승패병가불가기)

(杜牧의 詩)
勝敗兵家不可期(승패병가불가기)

~ 이상봉 / 철학박사

[지난 회에서 계속]

項羽는 그 오강(烏江)의 강가에서, 칼을 잡고, 수백명을 죽였고…
몸에 10 여군데를 찔렸으나 굽힘이 없었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적을 쓰러뜨리고 있는데,
문득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오오, 네 얼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렇다, 마동(馬童)이구나!”
[그는, 옛날에 항우를 섬겼었지만…
지금은 漢의 騎司馬(기병장교)가 되어있는 여마동(呂馬童)이라는 사람이었다.]

“마동이! 옛정(情)을 생각해서, 내가 그대에게 功을 세우게 해주마.
漢은 내 목에다 천금과 1만호의 영지를 현상금으로 걸고 있다더라.
자! 이 목을 줄테니 틀림없이 받아야 해!” 라고 하면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피묻은 칼을 자기의 목에다 대고,
그 칼끝에다 왼손을 대었는가 싶더니,
머리를 뒤로 젖혔다가 힘을 주어 앞으로 폭 고꾸라졌다.

“검(劍)에 엎드리다.” (이것이 그때의 자결 방법이었다.)

다음 순간,
사방으로 부터,
漢의 병사들이 항우의 유해로 물려 들었다!
거기에는, 황금 천금과 1만호의 영지가 붙어 있었으니까!
서로, 붙잡고, 쥐어박고, 발길질을 했다.
인간의 욕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참상 그대로 였다.

[烏江(오강)의 정장(亭長)은,
漢軍이 물러간 뒤에
격전의 뒷자리를 구석 구석 살펴 보았지만…
“항우의 것이라고는 한 가닥의 머리칼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처참한가를 이야기 할 때,
이 일을 흔히 입에 올리게 되었다.]

項羽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났다.
그 때가 202 BCE로, 그의 나이 30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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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1,000년이 지난 뒤,
당(唐)나라 시인(詩人) 두목(杜牧, 803∼852)이,
오강(烏江)을 찾아, 그곳의 정자(亭子)에다 시(詩)를 남겼다.

勝敗兵家不可期(승패병가불가기)-
승패는 병가상사로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니
包羞忍恥是男兒(포수인치시남아)-
부끄러움을 안고 참는 것도 바로 남아로다
江東子弟多才俊(강동자제다재준)-
강동의 자제에는 뛰어난 인재도 많았으니
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오면 (승패를) 알 수 없었을 텐데.

요즈음에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말과 함께, 자주 쓰고 있는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四字成語(사자성어)는,
바로, 이 詩에서 유래된 것이다.

項羽(항우)가 자기의 본거지인 강동지역으로 후퇴를 해서,
재기(再起)의 기회를 노렸다가…
권토중래(捲土重來)- 먼지를 일으키면서 다시와서-
劉邦(유방)과 대결 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 詩의 작자인 두목(杜牧)과 비슷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두보(杜甫, 712-770, 당나라 시인)는,
杜牧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詩風이 서로 비슷하여…
두보를 노두(老杜), 두목을 소두(小杜)라고 하지만서도…
두보는 李白(701-762)과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두목보다 100여년 앞서 살았던 사람이다.
같은 시대에, 12살의 나이 차이로, 함께 어울렸던
李白과 杜甫를 합쳐서 “이두(李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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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이 어느 시골 서당(書堂)을 들여다 보니, 아이들만 있었는데…
훈장이 “力拔山(역발산)이라는 주제로, 글을 하나씩 지어보라!” 고
하고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김삿갓이,
한 아이가 써 놓은 글을 보니…
南山北山神靈曰(남산북산신령왈)- 남산 북산 산신령들이 말하길
項羽當年難爲山(항우당년난위산)- 항우 있을 당시 산 되기 어렵더라.

또 다른 아이의 글을 보니…
右拔左拔投空中(우발좌발투공중)-
오른손 왼손으로 막 뽑아 공중에 던지니
平地往往多新山(평지왕왕다신산)-
평지 여기 저기에 새 산이 많네.

그래서,
김삿갓도 詩를 한 수 지었으니,
項羽死後無壯士(항우사후무장사)- 항우가 죽은 뒤론 장사가 없으니
誰將拔山投空中(수장발산투공중)- 누가 산을 뽑아 공중에 던지려나.

그리고 나서,
생각하여 보니…
아이들의 수준이 이토록 대단한데,
그 스승은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슬그머니 떠났다고 한다.

~ Sang Bong Lee, Ph. D.
Dr. Lee’s Closing Arguments,
Dr. Lee’s Lessons: Discovering Your Nature,
Dr. Lee’s Iconocla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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