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더위뿐만아니라잠못이루는열대야까지겹치면서몸이축축늘어져손에일이잡히지않기쉽다.
풍진을떠난은둔·고답에다,간·콩팥·위와관련된경혈을자극하는효과도있단다.
“맑으면갓끈씻고흐리면발을씻는다니,
물스스로가그런사태를빚은것이요,
사람도자신을욕되게한뒤에야남이그를모욕하니…”(맹자)
그러나찜통더위에는옛선비들도직접물에들어가고픈유혹을떨치기힘들었든듯하다.신분과체면때문에맨몸을드러낼수는없는노릇이니흐르는차가운물에발만담가그시린기운을즐기며더위를식혔다.바로탁족(濯足)으로당시선비들의최고피서법이었다.
“
그시원한물을입에머금고쭉뿜어내면불같은더위가저만치도망을가고먼지묻은갓끈도씻어낸다.휘파람불며돌아와시냇바람설렁설렁하면여덟자대자리에나무베개를베고눕는다
“서울풍속에남산과북악의계곡에서탁족놀이를한다”는<동국세시기>의기록도당시양반선비들의탁족피서법을보여주고있다.
고려대박물관에소장되어있는조선중기의문인이경윤(1545-1611)은얼마나무더운지선비체면에도불구하고저고리를풀어헤친채시리도록차가운물에두다리를담그고발가락를꼼지락거리고있는선비의모습을<
실제로한방에선발이온도에민감해찬물에담그면온몸이시원해질뿐더러,흐르는물이간장신장방광위장등의기(氣)가흐르는길을자극해건강에도좋은것으로치고있다.
또죽부인은모기나감기때문에홑이불을덮고자더라도홑이불이몸에직접밀착하지않게해쾌적한온도를유지시킬뿐아니라대나무고유의탄력을빌어서안고자면서다리까지걸칠수있는잇점도있었다.
한편복날같이무더운날에는삼계탕이나보신탕등뜨거운보신음식으로무더위를이겨내는이열치열의방법은예나지금이나마찬가지였다.무더위때문에땀을많이흘리다보면갈증을채우기위해찬것을많이먹게되고입맛이떨어져서쉽게기운이빠지기쉽다.
이처럼`더위를먹었을때’는자양분이풍부한뜨거운음식으로기운과입맛을돋궈건강을지켰던것이옛사람들의대표적인여름나기지혜였던것이다.
특히1년중에가장더위가심하다는초·중·말`삼복’에는햇병아리를잡아삼계탕을해먹거나개를잡아큰가마솥에파를썰어넣고삶아서보신했다.애견가에게는듣기싫은소리겠으나옛사람들은복날에구(狗)탕을먹으면허약해진몸을보신하고영양을보충하며잔병을물리치고잡귀도물리칠수있다고믿었다.
<동국세시기>의기록에도“상고하면<사기>에이르기를진덕공2년에처음으로삼복제사를지냈는데4대문안에서는개를잡아충재를방지했다”는내용이있다.또허준의<동의보감>에는“개고기는오장을편안하게하며혈맥을조절하고,장과위를튼튼하게하며,골수를충족시켜,허리와무릎을따뜻하게하고,양도를일으켜기력을증진시킨다”며그효능을설명했다.
여름철이면이름난곳이아니더라도계곡과바다등피서지에는인파와자동차행렬로넘쳐나열을피하려다오히려열받는것이요즘피서세태다.또에어컨이나냉장고가널리보급돼손쉽게시원한음식과음료수를즐길수있게되었으나이런문명의이기의지나친사용으로몸을해칠수도있다.이럴때호들갑스럽지않고자연스럽게더위를다스렸던옛사람들의지혜를빌어보는것도건강하게여름을나는피서법일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