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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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의무책임한’국민책임-대통령무책임론’ [프레시안2005-08-2610:39]

[프레시안박태견/논설주간]흔히야당에서는노무현대통령의정치스타일을’오기정치’또는’벼랑끝정치’라부른다.그런야당의평가가과장만은아님을보여주는사건이노대통령이’임기후반전환점’에진입한상징적인날인25일발발했다.

노대통령은이날’국민과의대화’를자청하고나섰다.노대통령은KBSTV의’참여정부2년6개월,대통령에게듣는다’라는프로그램에출연,다름아닌국민을향해’울분’을토로하는것을시작으로특유의’벼랑끝정치’를재가동했다.

노대통령이국민에게던진도전장

노대통령은"저의국정운영에대한국민적지지도는엊그제발표로29%"라며"책임정치를하는나라에서29%지지도를갖고과연책임정치의뜻에맞는가,이수준의국민적지지도를갖고국정을계속해서운영하는것이과연책임정치의뜻에맞는가,이수준의국민적지지도를갖고국정이제대로수행될수있을것인가하는문제를검토해볼필요가있다"는예기치못한폭탄발언을했다.

노대통령은이어"’질문던질거뭐있냐?당신이결단하라’이렇게말할수도있을것이다.그러나우리정치제도가내각제가아니어서국회를해산하고총선을통해서재신임을물을수있는방법도없고,국민적지지,여론조사결과를갖고대통령직을불쑥내놓은것이맞는것인지확신이없어고심하고있다"며"나는’29%짜리대통령과함께우리의미래를걱정해야되는가’하는것에대해국민적토론이필요하다고생각한다"고덧붙였다.

노대통령발언은정치학계에서흔히’통치불능지지율’로표현하는’30%미만지지율’로급락한데대해대통령이느끼고있던위기감이얼마나극심한가를극명히보여주는것이었다.이에앞서노대통령은여러차례비공식적라인을통해자신을’식물대통령’으로표현하는가하면,옆나라일본에서최근고이즈미준이치로일본총리가정치적승부수를던져밑바닥을기던지지율을극적으로반전시킨데대한부러움을드러내기도했다.

노대통령발언은그러나보다엄격히말하면국민에대한’도전장’이었다.자신의지지율이왜폭락했는지에대한’자성’을하기보다는’당신들이그만두라면그만둘수도있다’는식으로자신을지지하지않는국민에대한’울분’을토로한것이었기때문이다.

노대통령의’국민책임론’,’대통령무오류론’

노대통령의이런인식은국민들이참여정부의최대실정으로꼽고있는부동산정책실패에따른비난여론에대한강한반발과’국민탓’에서적나라하게드러났다.

노대통령은참여정부출범이래의잇따른금리인하와지역개발이전국의부동산값폭등을초래했다는지적에대해"금리가부동산가격에영향을미치는것은사실이지만,부동산가격폭등현상은금리로부터비롯된것이아니다.지역개발이일부투기꾼들을움직이게한것은사실이지만지역개발은반드시필요한것이기때문에안할수없다"며정부책임을강력부인했다.

노대통령은이어"부동산주택가격파동은얼마간의투기꾼들에의해조성된것은아니다.부동산정책에대해국민이내성을가지고있다"라고본격적으로’국민책임론’을폈다.

노대통령은"역대정부가계속실패했다"는말로부동산실정이참여정부만의현상이아닌역대정권의공통된실정임을강조한뒤,역대정권의실정이유를"정책을하면총론에서는찬성하다가각론만들때`서민부담가중’,`세금폭탄’,`시장원리위배’,`헌법위배’등각종반대를들고나와주저앉혀버린다.총론할때는전부박수소리가나오는데정책을입안하면그야말로폭탄을맞는다.지난18일부터언론보도들을한번봐라.관계없는서민들도`정부정책때문에세금올라간다’고느끼도록돼있다"고주장,’건설족언론’에의해끌려다니는국민탓을했다.

노대통령은재차"부동산정책이역대정부에서실패한이유는저항때문"이라고주장한뒤,"10.29대책도호랑이를그리려고했는데표범보다조금작은호랑이밖에못그렸다.경제부처장관이대통령에게보고할때`이거는조세저항이있고,이거는이래서저항이있고’식으로하나씩하나씩빠지더니당정협의에서빠지고,국회에가서왕창깎인다.그래서지난번것(10.29대책)도그리됐다"고주장했다.

노대통령의주장을요약하면,대통령자신은제대로부동산투기를잡으려했으나자신만빼고는경제부처,열린우리당과한나라당,언론등이차떼고포떼는식으로저항을해제대로된부동산정책을펼수없었다는’대통령무책임론’에다름아니었다.

‘대통령무책임론’의허구

노대통령스스로가편’대통령무책임론’은제얼굴에침뱉는행위다.대통령은정부전체를대표하는최고통수권자인동시에,얼마전까지만해도국회과반수이상의석을갖고있던열린우리당의사실상오너다.이런막강한자리의대통령이수하인경제각료들과집권여당의저항때문에시원찮은부동산대책을내놓을수밖에없었다고말하는것은정치적자해행위나다름없는일이기때문이다.

노대통령의주장은동시에사실관계와도정면배치되는주장이다.지난해6월9일의노대통령발언이그런대표적예다.4월총선때공약으로내걸었던’분양원가공개’를열린우리당이백지화하면서비난여론이일자,노대통령이이때한말이그유명한’시장방임론’이었다.

"아파트분양원가공개는개혁이아니라고생각한다.시장을인정한다면원가공개는인정할수없다.이것은경제계나건설업계의압력이있어서가아니라대통령의소신이다.장사하는것인데10배남는장사도있고10배밑지는장사도있고,결국벌고못벌고하는것이균형을맞추는것이지시장을인정한다면원가공개는인정할수없는것이다.열린우리당은내생각을모르고,또내가정책에참여하지않으니까원가공개를공약했는데다시상의하자.이는결론이어디로나더라도개혁의후퇴가아니라대통령의소신이다."

노대통령은물론1년여뒤인지난6월24일부동산값이재폭등하며비난여론이들끓자,"(지난해그렇게말했지만)지나고보니꼭그런것만도아니더라"며"아파트분양원가공개를못할것도없다"고말을바꾸긴했다.그러나노대통령의’6.9발언’은결정적으로주택가격안정을갈망하던다수국민의가슴에비수를꽂는발언이었고,그후부동산값폭등의결정적기폭제역할을했다.

이런노대통령이’대통령무책임론’을펴니,과연노대통령이’대통령책임제’라는헌정질서아래대통령이얼마나막강한힘을갖고있으며동시에얼마나큰책임을지고있는가를제대로인식하고있는지의문이아닐수없다.

국민은현명하다.국민을모독말라

노대통령은이날자신의직할권에있는정부와열린우리당을비난하는동시에,건설족언론에끌려다니는국민을비난하기도했다.하지만노대통령발언이있기직전실시된한여론조사는대통령의국민비난이얼마나국민모독적발언인가를여실히보여준다.

<내일신문>의25일보도에따르면,이신문이여론조사기관한길리서치를통해서울시민600명을대상으로여론조사를실시한결과부동산보유세를강화하고1가구2주택자에대해양도세를중과하는정책에대해서울시민의62.3%가찬성하는것으로조사됐다.찬성비율은서울강북(62.2%)과강남(64.7%)로도리어강남에서찬성여론이높았다.작금의부동산값폭등이한국전체를파국으로몰아갈것이라는위기감의결과로풀이된다.노대통령이매도하듯,국민이’세금폭탄’운운하며저항을조직하려는건설족언론에끌려다니지않고있음을보여주는분명한증거다.

노대통령이또하나주목해야되는여론조사내용은’정부의8.31부동산종합대책이아파트값안정에도움이되겠느냐’는질문에대한응답이다.전체의6할이상이세금강화에찬성하면서도전체응답자중34.2%만이’도움이될것같다’고답했고61%는’도움이될것같지않다’고응답했다.세금만을갖고부동산폭등을잡으려는정부에대한강한불신의표현인것이다.

노대통령은요즘들어툭하면"나는취임초부터레임덕이었다"는식으로국민에대한불만을토로하고있다.하지만이또한사실과다른주장이다.노대통령이2002년대선에서박빙의차이로대통령이된것은사실이나,노대통령취임당시실시한여론조사결과를보면무려국민의92%가노대통령에게힘을실어줬다.우리국민이선거때는나뉘더라도일단대통령이선출되면힘을실어주는지혜를갖고있기때문이다.국민은또탄핵후노대통령이복귀했을때도탄핵전의20%대보다압도적으로높은50%대의지지를해줬다.’초심’으로돌아가열심히일을하라는의미에서였다.

그러나노대통령지지율은지금다시’통치불능지표’인20%대로곤두박질쳤다.그러자노대통령은또다시’하야’로까지해석가능한발언을하며국민을압박하고있다.

물론대다수국민은노대통령이진정으로하야할것이라고는생각치않고있다.우리주변에서흔히목격하듯,"물러나겠다"고자주말하는책임자치고실제로물러나는경우는거의찾을수없기때문이다.이런관측은노대통령이이날한나라당에대해자신이앞서제안한대연정제안을받아들일경우"권력을통째로내놓을수있다"는발언을한대목을통해서도뒷받침된다.현재노대통령의관심이도통’민생’이아닌’정치공학’에쏠려있음을보여주는방증이다.

과연노대통령의이번’8.25발언’이앞으로어떤발전과정을거쳐어떤결론에도달할지는좀더냉정히지켜볼일이다.그러나단하나분명한사실은함부로국민을매도해선안된다는사실이다.참여정부가출범당시내세웠던캐치프레이즈가"국민이대통령"임을노대통령이잊지않았다면말이다.

박태견/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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