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세상에나온’영롱한난자’
난자를현미경으로들여다보면무척아름답다고한다.특히20대젊은여성의난자는그모양이탱글탱글하고영롱해서마치보석을보는것같다고한다.
생물학과관련된글을전문적으로쓰는미국의내털리앤지어는그의책’여자,그내밀한지리학’에서난자를이렇게예찬한다."난자의몸은태양이다.그것은태양처럼둥글고위풍당당하다.그것은몸에서유일하게공모양을이루고있는세포이다.(중략…)난자는너무나많은것을알고있다.난자는파티계획을짜야한다.정자는단지나타나기만하면된다."난자(卵子,ovum)를사전에서찾아보면’동물암컷의생식세포’라고돼있다.
그러나난자는내털리앤지어의말처럼사전적정의이상의많은신비를내포하고있다.
정자니난자니하는단어는우리가일상대화에서별로사용하지않는말이다.
‘생명의씨앗’이라는숭고한의미가있기도하지만’성(性)’과연관이있어서그런지대화의소재로드러내놓고얘기하기에는아직도여전히’쑥스러운’단어이다.
그런’난자’이야기가요즘에우리네밥상위에까지올라왔다.밥을먹을때건술을마실때건사람들만모이면자연스럽게’난자’가화제에오른다.남자끼리만있을때는물론이고여자가끼어있는자리에서도서슴없이나온다.
이처럼우리가난자를스스럼없이말할수있게된데는미국피츠버그대학의제럴드새튼교수의공로(?)가크다.황우석교수와’피를나눈형제’운운하던그가느닷없이’난자윤리’문제를들어황교수와결별선언을하면서’난자’라는단어의인기검색어순위가높아졌다.새튼이황교수와결별한배경에대해서는여러가지이야기가들린다.하나는한국의한언론사가새튼에게연구원난자제공과관련된증거를보여준것이발단이됐다는설이다.10년여전에난자윤리문제로혼이난적이있는새튼이이것을보더니덜컥겁을먹고앞뒤잴것도없이황교수와결별을선언했다는얘기다.
다른하나는새튼의결별이한국줄기세포연구에대한미국견제의신호탄이라는분석이다.사실미국이승승장구하는한국의줄기세포연구성과를그대로보고만있지않을것이라는관측이나온것은오래전의얘기다.
실제로한국이줄기세포허브를출범시키자마자미국의의학저널NEJM은편집자인수전오키박사의장문의글을통해"미국이새로운분야(배아줄기세포)에서전문성을발전시키는기회를크게잃어버릴수있다"며즉각경계심을표시하기도했다.그는황교수팀의전문가3명만이줄기세포를만든다면미국연구자들의전문성개발기회가크게없어질것이라고염려했다.
세계최고권위를자랑하는NEJM의이칼럼이미국의학ㆍ생명과학계학자들에게적지않은영향력을미쳤을것이고자연스럽게한국견제분위기가조성되고있다는것이다.
황교수가24일그동안제기된’난자의혹’에대해기자회견을했다.종전처럼연구성과를설명하는자리가아니라의혹에대해해명하고사과하는자리여서시종일관굳은표정으로진행됐다.그의침통한표정을보기는이번이처음이었다.그는모든공직사퇴는물론연구직마저버리고자연인으로돌아가고싶다는참담한심정까지토로했다.
황교수의’백의종군’선언을보면서필자는얼마전인기리에방영된드라마’불멸의이순신’의한장면을떠올렸다.백의종군하면서도당당하게행동하는이순신장군의모습.
황교수의백의종군은일면스스로자초한면도있다.그런만큼이제부터는연구성과로보여줘야한다.황교수에게용기와희망을거는수많은후원자와지지자들이있다.황교수는그들만을보고연구에전념해야한다.그것이국민의바람이자여망이다.
며칠전에는황교수팀의줄기세포연구를민간차원에서돕기위한난자기증재단이설립됐다.출범식날한주부는대학생인딸등세모녀가함께난자를기증하겠다고선언해플래시세례를받기도했다.재단설립이틀만에120명이넘는사람이난자기증을약속했다고한다.황교수후원사이트나인터넷카페에도"황교수님힘내세요"라는격려의글과난자를기증하겠다는사람이줄을잇고있다.
이들의성원이황교수연구팀에다시’월화수목금금금’을계속할수있는힘이되리라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