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에게,
다정한편지그리고50프랑고맙게잘받았다.모든것이잘되고있고.그게중요한문제이니,내가왜별로중요하지도않은것을고집하겠니?좀쉬어서더개운해진머리로이야기를나눌수있는것도아닌데.하긴그건아직아득한일이겠지.
화가들은무슨생각을하든돈이야기는본능적으로피하려고한다.그래,정말우리화가들은자신의그림을통해서만말할수있는것같다.그런데사랑하는동생아,내가늘말해왔고다시한번말하건대,나는네가단순한화상이아니라고생각해왔다.
너는나를통해서직접그림을제가하고있는일에참가하고있는것이다.그그림은파산의순간에도냉정을유지한다.
지금우리가처한위기상황에서너에게말할수있는건,죽은화가의그림을파는화상과살아있는화가의그림을파는화상사이에는아주긴장된관계가있다는사실이다.
글쎄,내그림.그것에내생명을걸었고머리도그것때문에흐리멍텅해졌다.좋아,그러나내가아는한너는사람을사고파는장사꾼은아니다.네입장을정하고진정으로사람답게행동할수있으리라믿는다.
그런데도대체넌뭘바라는것이냐?
-빈센트반고흐
이내용은1890년7월29일`영혼의화가`빈센트반고흐가37세의나이로세상을뜰당시지니고있던글로서,그동안그의마지막편지로알려져왔다.하지만사실은1890년7월24일이전에쓴편지로내용이너무우울해서그의후원자이자동반자인동생테오에게부치지않았다고전해진다.
고흐의편지글을모은책<반고흐,영혼의편지>(예담.2005)는지난99년6월에출간,현재10만부를웃도는판매부수로예술교양서로는드물게베스트셀러의반열에오르게됐다.올6월개정증보판으로발행된이책은테오의편지를포함한40여통의편지와그림들이추가로실렸다.
37년의짧은생애동안지독한가난과고독,예술에대한끝없는집착에이은발작과요절정신적육체적고통을겪으면서영혼을울리는작품을탄생시켰다.고흐는네살아래동생테오에게일기를쓰듯편지를써서보냈으며1872년8월부터세상을떠날때까지무려668통에이른다.뿐만아니라어머니와여동생윌,동료화가인고갱과베르나르등에게띄운편지들도있다.
고흐는편지에`본의아니게쓸모없는사람“새장속에갇힌새“나는개다`라는표현을비롯,사촌케이에게구혼했다가거절당했을때의심정,매춘부시엔과동거로빚어진가족의갈등,아버지와불화,동료화가고갱과의다툼등을숨기자않고토로했다.
편지마다담긴갈등하는내면과힘겨웠던가난의세월은위대한예술가고흐가얻은영감의원천이었다.그리고그의마지막아닌마지막편지의마지막한마디는테오가아닌세상사람들에게던지는인생의화두다.
그런데도대체넌뭘바라는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