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그냥 지나요 <시>

봄이그냥지나요

김용택

올봄에도

당신마음여기와있어요

여기이렇게내다니는길가에꽃들피어나니

내마음도지금쯤

당신발길닿고눈길가는데꽃피어날거예요

생각해보면마음이서로곁에가있으니

서로외롭지않을것같아도

우린서로

꽃보면쓸쓸하고

달보면외롭고

저산저새울면

밤새워뒤척여져요

마음이가게되면몸이가게되고

마음이안가더래도

몸이가게되면마음도따라가는데

마음만서로에게가서

꽃피어나그대인듯꽃본다지만

나오는한숨은어쩔수없어요

당신도꽃산하나갖고있고

나도꽃산하나갖고있지만

그꽃산철조망두른채

꽃피었다가

꽃잎만떨어져짓밟히며

이봄이그냥지나고있어요

엊그제,뒤늦게산시집,꽃산가는길(창비시선70)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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