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혼 <시>
BY shkm ON 10. 24, 2006
청혼
조기영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곤궁함이폭포처럼쏟아지던
작은옥탑방에서도,
그대를생각하면
까맣던밤하늘에별이뜨고,
내마음은이마에꽃잎을인
강물처럼출렁거렸습니다.
늦은계절에나온잠자리처럼,
청춘은하루하루찬란하게허물어지고,
빈자루로거리를떠돌던
내영혼하나세워둘곳없던도시에,
가난한시인의옆자리에
기어이짙푸른느티나무가되었던당신.
걸음마다질척이던
가난과슬픔을뒤적여,
밤톨같은희망을일궈주었던당신.
슬픔과궁핍과열정과꿈을
눈물로버무려당신은오지않은
내일의행복을그렸지요.
그림은누추하지않았습니다,
다만눈이시렸을뿐!
수많은기억들이봄날의벗꽃처럼
흩날려버릴먼훗날,
어려웠던시간,나의눈물이
그대에게별빛이되고나로인해
흘려야했던그대의눈물이,
누군가에게다시별빛이될것입니다.
가을을감동으로몰고가는
단풍의붉은마음과헛됨을경계하는
은행의노란마음를모아,
내눈빛이사랑이라는한마디말도없이,
그대의마음속으로숨어버린그날이후,
내모든소망이었던그한마디를씁니다,
저와결혼해주시겠습니까!
푸른하늘에구름을끌어와,
눈이시리도록아름다운그대의
사랑에대하여쓰며천사들에게보여주고
싶은날들입니다.
외로움을느끼는싱글들을위하여이시를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