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옥처럼붉은햇덩이가서해로뉘엿뉘엿넘어가기시작하자수면에한가롭게떠있던가창오리들이우르르날아오르기시작한다.녀석들은이내거대한구름처럼무리지어다니며화려한군무를펼친다.하늘로솟구치는가하면어느새수면으로다가가고,남쪽인가하면이번엔북쪽으로쏜살같이뻗어나간다.아무리뛰어난조류학자라도예측이불가능하다는녀석들의날갯짓은조물주조차입을다물지못할정도로장관이다.
철새들의날갯짓에가을은깊어가네
10월27일부터12월4일까지39일간천수만일원에서펼쳐져
한반도는가을이깊어지면철새들로북적거리기시작한다.그중충남서산천수만은매년300여종40여만마리의철새가날아드는세계최대의철새도래지로이름높다.올해도벌써10월중순부터수십만마리의가창오리떼가화려한군무(群舞)를펼치기시작했다.
가창오리의영어이름은바이칼틸(BaikalTeal).바이칼의오리란뜻이다.이름에서녀석들의고향이시베리아바이칼호임을눈치챌수있다.수컷머리에초록과노랑의태극무늬가있어북한에선태극오리라고부르기도하는가창오리는세계적으로80여만마리밖에안되는귀한새다.그래서‘멸종위기동식물국제거래에관한협약’에수록되어보호받는다.이중에서80~90%가우리나라에서겨울을나는데,최근엔개체수가점차늘어나지난해엔무려60여만마리가한국을찾았다고한다.
가창오리는몸길이약40cm,날개길이약21cm로오리과에서도작은편에속한다.녀석들은낮에는강한가운데서둥둥떠서쉬다가해질녘에먹이를찾아날갯짓을하고,이튿날새벽무렵에돌아오는야행성이다.낮에정찰임무를맡은녀석이먹이를정탐한뒤해가진후우두머리의신호에따라비상하기시작하는것이다.따라서우리가육안으로녀석들의군무를볼수있는시간은해질녘과새벽녘두차례뿐이다.그런데녀석들의군무형태는날씨와기압,바람등에따라매일다르다.특히그날의먹이에따라이동하는곳에차이가있어떼를지어날아가는아름다운장관을눈앞에서만나기란좀처럼쉽지않다.
가창오리가날아드는계절이면천수만간척지와간월도일원에서는‘서산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이열린다.올해철새기행전은‘천수만드넓은대지를날아라.황조롱이야!’라는주제로10월27일부터12월4일까지간월도일원에서펼쳐진다.올해의주제‘새’는천연기념물제323호로지정된황조롱이.
철새기행전의꽃은철새전문가이드의아기자기한설명을들으며천수만일대를돌아보는탐조투어라할수있다.천수만철새에관한한박사로대접받는가이드의감칠맛나는설명에아이도어른도모두귀를쫑긋세운다.‘겨울철의진객(珍客)’으로전세계에600여마리밖에남지않았다는황새(천연기념물제199호)를비롯해호사도요·흑꼬리도요·큰고니·재두루미·흑두루미등천수만으로날아든철새들이그의입을통해차례로모습을드러낸다.
갈대로위장한탐조대앞에버스가멈추자탐조객들은망원경으로몰려간다.수면에떠있는가창오리·청둥오리·혹부리오리,그리고기러기들이손에잡힐듯가깝다.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제205호)는부리를수면에대고목을좌우로흔들며전진하면서먹이를빨아들이는독특한녀석이다.한국에서는이곳천수만과낙동강하구등에서만찾아볼수있는희귀한새로꼽힌다.얕은물가에서먹이를찾는녀석들의자태는눈을떼기어려울정도로정겹다.이렇게새들을지켜보는사이어느새시간이훌쩍지나가버린다.
천수만간척지와간월호를한바퀴도는탐조투어는간월도행사장에서매일7회(10:00,11:00,12:00,13:00,14:00,15:00,16:00)운행한다.천수만주변의3개소에설치되어있는탐조대에서새들을관찰하는데2시간정도소요된다.탐조권(5,000원)을끊으면천수만생태관(일반2,000원,청소년1,000원)을무료로입장할수있다.평일(월~금)단체탐조투어는10~16인까지시간당버스1대를예약할수있다(생태관입장권은별도구입).또올해에는미리예약을받은지역내학생과단체에대해하루에2차례씩무료탐조투어버스를운영한다.
지난해에는조류인플루엔자에대한우려로탐조객들이줄어든현실을감안해올해에는기행전이열리기전에심포지엄을개최해탐방객들이막연한공포로부터벗어날수있도록조류인플루엔자와철새와의관련성을규명할예정이다.방역대책만잘따르면조류독감에대한염려는하지않아도된다는것이방역당국의설명.또서산시방역담당직원들은탐조객들이움직이는호숫길바닥에소독용부직포를깔고,탐조투어코스출입구에투어버스소독기1대씩을설치하는등만약의사태에대비해준비를철저히했다.철새기행전에관한궁금증은홈페이지(
세계적인철새도래지인천수만에서펼쳐지는철새기행전은탐조여행으로잘알려진탐조투어와천수만에도래하는철새를한눈에볼수있는천수만생태관을운영한다.또간척지쌀·육쪽마늘·한과등지역농특산물을판매하는장터마당,페이스페인트·솟대만들기·도예체험·방아찧기시연등의체험마당,그리고주말마다하루에한차례씩진행될생태문화공연등이주요프로그램이다.
또고구마캐기체험,김장담그기체험,철새사진전시회,우표전시등지역주민들과함께다양한체험을할수있다.또가을을문학의향기로피워내는시화전과국화전시회등다양한문화행사도열린다.참선·야생화관찰·다도·명상을곁들이는산사체험(041-662-3824
자료출처:월간"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