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몸매는‘S라인’,그속은‘뱀파이어라인’ [칼럼]드라큘라의매력에스스로끌려가는희생자들 김헌식문화평론가

얼마전한일간지에서‘S라인’시장이1조원이라는데어떻게생각하는가라는질문을해왔다.몸매에관한말이므로비평하는처지에긍정적으로말할수만은없는노릇이다.더구나산업이나비즈니스와연결되어있으니말이다.이제그렇게만이야기하면고리타분한인사가된다.생각해보면,이는단지S라인자체에만그칠문제는아니었다.

여름을노출의계절이라고하니몸에관련된말이많이도넘쳐흐른다.무엇보다바타이유의몸에관한성찰을들어몸에대한금기를넘어서자고한다.노출하는여성을두고부정적으로말하지말라고한다.그래서비키니의경우를들어서도적극적인표현의수단으로생각해야한다고말한다.

몸을부정적으로여기는것은엄격하고꽉막힌합리적이성주의자들이나관념론자들의생각일뿐이라고한다.뉴레프트문화이론의지맥에서는일종의주류문화에대한저항문화로인식하는이도있다.

그러나불행인지다행인지실제로는전제조건이있다.몸매가좋아야한다.그래서인지다이어트산업이한몫거든다.이미여름철이니백사장에가려면이제시작해서언제효과를볼것인가.이때문에단기속성으로빨리몸매를만들수있는방법,상품들이라는것이활개를친다.귀차니즘시대의당연한결과물인가.

육감적인몸매,날씬하고예쁜몸매,섹시한몸매를모두다모아서한마디로표현하면‘S라인’이된다.44사이즈열풍과함께새삼스레S라인열풍이대한민국바캉스문화를엮어넣고있다.

44사이즈가난리를쳐도한국여성들의평균은55사이즈이듯,S라인광풍이몰아쳐도보통은I라인이거나O라인이다.물론남자는D라인이많을것이다.정말몸을자신있게,당당하게드러내는것이저항문화라면I라인이거나O라인이어도몸을드러낼수있어야한다.

<워싱턴포스트>는얼마전퍼블리즌(Publizen)이라는말을만들어주목을끌고자했다.이말이가리키는이들은적극적으로자신을드러내고노출하고자하는사람들이다.이는단지인터넷이라는사이버공간만이아니라물리적공간에서도같다.하지만이개념에서도결국이런주체적인것같으면서도피동적인메커니즘은드러내지않는다.

다른쪽에서는자기표현욕구가강한것이기때문에S라인열풍은긍정적이라고한다.자본주의사회에서당연히상품화현상은필연적이라고하니그런식의비판은하지말라고한다.그럼에도몸매는결국자신이아니라외부의시선감옥에따라규정된다.

호주디킨대학의심리학자들이밝힌대로여성들은자신이생각한것보다말랐다.그들은4년간의조사결과에서여성들이실제는영양불균형,빈혈상태인데도끊임없이다이어트를한다고말한다.그것은자기가아니라다른기준을가지고자신의몸을바라보고있기때문이다.비단호주만의이야기가아니라한국은이러한자기몸의외부대상화가심각하다.

이효리와현영,김아중여기에최근에복귀한백지영의S라인이미디어포커스였다.이뿐만이아니라수많은여자연예인들을모두이S라인에맞춰진다.그들이의도하지않았건의도했건.이들은S라인의최전선에서지휘하는것처럼보인다.그들이희생자일수도있지만,그것은상쇄되는것이다.화려한무대와의거래.

이들은화려한스포트라이트를받고있지만그들의뼈와피는건강할지의문이생기기도한다.그래서보통때는열심히영양보충을하고카메라앞에나서기전에몸만들기를한다.아니떠야하니신인은가혹하게도자기몸을혹사할지도모른다.그들도하나의수단이되어버린다.

요컨대,우리는그들을직접본적이없다.오로지미디어와영상이미지를통해서드러나는S라인을따라하고있을뿐이다.44라인이허구이듯S라인은우리들사이에존재하지않는‘섬’이다.결코도착할수없는섬.

하지만아예포기하지않는자들을위해상품의마케팅은끈질기게유혹한다.섬을바라보거나동경하는이들에게더욱집요하다.애매하게아름다운사람이미에더집착하게만드는까닭이다.이런사람이많을수록더활개친다.차라리포기하는삶이자유를얻는맥락이다.그렇지않으면돌아오는것은몸의자유가아니라생명의조기위험신호다.

지난3월대한적집사자혈액관리본부에따르면76만명의헌혈지원자중43%가부적격자였다.다이어트로혈액영양이불균형이었기때문이다.젊은나이에뼈엉성증(골다공증)에걸린여성들도많이드러나고있다.한민간대형병원이여성1860명을대상으로조사했더니20대여성의골다공증·골감소증비율이5년전보다2.5배증가했다.20대여성10명중3명이상이골감소증이나골다공증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