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군대는 쭉정이들만 가는 곳인가
[기고]한국군대는쭉정이들만가는곳인가 김영봉중앙대경제학과교수
입력:2006.12.2822:53
  • 김영봉중앙대경제학과교수
  • 얼마전프로선수로구성된한국야구대표팀이도하아시안게임에출전해서참패하고돌아왔다.이들은대만에지고아마추어대표인일본에도졌다.금메달을따서병역면제혜택을받을것이라며능력대신군미필자를우선선발했다가망신을당한것이다.

    한국은이와같이나라이름을빛낸사람에게병역면제를나누어주는나라다.군대를빼먹는것이곧훈장이되는기이(奇異)한나라다.대통령과병무청장이국가유공자를선정해서징역에서해방시키듯병역을풀어주는데운동선수,바둑기사,무형문화재에무용콩쿠르에서상받는사람까지모두이에해당된다.국회에는오늘도한류스타,컴퓨터게임선수등무려17개분야2만5000여명의‘국위선양자’들에게병역혜택을주어야한다는법안들이계류돼있다.

    우리나라는중국,일본,러시아같은과거침략국가에싸여있고지금은북한과휴전중이다.아마남한처럼강한군대가필요한나라가지구상에별로없을것이다.그런데우리는오히려군대를멸시함에있어서세계최고의나라가돼가고있다.전몰한수십만장병,자원지원해산화한학도병들의용기나그들을기리던정신은잊히고,사나이이므로당연히군대간다던앞세대의자긍심도사라지고,이제는6·25기념식도하지않는다.좌경친북단체들은과거의반공정권에싸잡아군대까지모욕하기일쑤다.북한을감싸는정권아래서한국군의주적(主敵)관계와존재이유는모호해지고군의자존심이소리없이무너짐이오늘의현상이다.

    최근대통령의퇴역지휘관과군대비하발언은이런군(軍)인식의절정을보여준다.국군통수권자는국방의무를수행하는모든한국군인의수령아닌가.그가“군대는가서썩는곳,군의원로는심심하면사람불러다가뺑뺑이돌리고훈련시킨사람들”이라말한다면어떤젊은이들이기꺼이입대하고목숨을걸것인가.이제는원정출산이나일부러수술해서병역을피하는사람들도비난할바가못된다.비록실수라도나와선안되고국민에게어떻게사과해도부족할대통령의발언이다.

    병역은분명히우리청년들의심장부같은귀중한시간과기회를잡아먹는다.동시에국토방위는국민모두가동참해야할신성한직무다.따라서군인을어떻게뽑고대우해야할것인지는국가전체가같이생각해야할문제다.이것은적법한국가조직이우리군사여건과현실경제문제를고려해서장기적수급계획을세우고국민의합의를구할일이지,선거철에특정정치인이마구줄이며선심쓸일이아니다.

    그어떤군인이되건나라방어를위해목숨을맡기는직무를비방하는일은상상할수가없다.100여년전유명한자유주의자존스튜어트밀은“자기스스로의안전외에는아무일에도싸울의사가없는젊은이는스스로자유인이될기회를상실한비참한존재”라고설파했다.자기희생의열정으로나라와국민을지키는것이상성스러운사회적봉사가있겠는가.

    이런국군의운명을도맡은대통령이할일이란무엇보다이들의가치와자부심을북돋우는일일것이다.세계최강의군대를가진민주주의국가미국을보자.요사이같은연말휴일을접해미국대통령이가장먼저하는일은국내외의군역봉사자들에게감사의메시지를전하는것이다.그들의희생덕분에후방이안전하게지내고있음을국민에게상기시키고병사들에게신의축복이내리기를기원한다.군대나퇴역군인을폄훼함은미국정치가에게자살행위나다름없다.

    북한은어떤가.그들은군인부터먹이고대우하며강성군대가나라를이끄는선군(先軍)정치를하고있다.이는도대체누구를대적하자는것이며이런상황에서남북병사간의사기(士氣)차이는어떠할것인가.누구보다대한민국의대통령이가장걱정해야할문제다.2007년우리국민은향후대한민국이어떤군대를가질것인지를보여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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