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판결
아름다운판결

70대독거노인,임대아파트계약잘못쫓겨날위기…대전고법박철판사

“法도따뜻해야”할아버지손들어줘

대전·조치원=박종인기자seno@chosun.com
입력:2007.01.2200:12/수정:2007.01.2203:57

  • 판결문

    가을들녘에는황금물결이일고,…홀로사는칠십노인을집에서쫓아내달라고요구하는원고의소장에서는찬바람이일고,…우리모두는차가운머리만을가진사회보다차가운머리와따뜻한가슴을함께가진사회에서살기원하기때문에법의해석과집행도차가운머리만이아니라따뜻한가슴도함께갖고하여야한다…

    요즘인터넷에잔잔하게퍼져나가고있는판결문이하나있다.‘판결문’이라면난해하고딱딱하기그지없는글이떠오르지만‘아름다운판결’이라고이름붙은이판결덕분에칠십넘은노인이이겨울을훈훈하게보내고있다.

    충남연기군조치원읍의한임대아파트에사는6·25참전유공자이종명(76)씨.딸이보내주는20만원과참전용사지원비7만원으로한달을사는고단한삶이다.그런데지난해11월1일대전고등법원에서나온판결문한장이그를훈훈하게덥혔다.

  • ‘…가을들녘에는황금물결이일고,집집마다감나무엔빨간감이익어간다.가을걷이에나선농부의입가엔노랫가락이흘러나오고,바라보는아낙의얼굴엔웃음꽃이폈다.홀로사는칠십노인을집에서쫓아내달라고요구하는원고의소장에서는찬바람이일고,엄동설한에길가에나앉을노인을상상하는이들의눈가엔물기가맺힌다.우리모두는차가운머리와따뜻한가슴을함께가진사회에서살기원한다.법의해석과집행도따뜻한가슴도함께갖고하여야한다고믿는다….’

    1999년이씨는딸이름으로계약을맺고이아파트에입주했다.석달만에아내가세상을떠났다.이씨는동네아파트공사장막노동으로생계를꾸렸다.요즘은“늙었다”는이유로일감이없다.세끼가운데한끼는봉사단체에서주는밥을먹는다.난방은방한군데,밤에만튼다.지난해12월한달전기사용량은불과25㎾h.요금은1980원이었다.

    2005년어느날이씨는주택공사로부터‘퇴거요청’을받았다.계약자로된딸이충북청주에서주택을소유하고있으니불법이라는내용이었다.임대아파트는5년이지나면분양을받을수있지만이씨는계약당사자가아니고,계약자인딸은무주택자가아니어서분양받을자격이없다고했다.이씨는“중병에걸린아내병수발하느라내가나설시간이없었다”며“딸이대신계약을했는데,그게이리될줄은몰랐다”고했다.

    주택공사로찾아갔다.직원은“딸이서류상이혼을하면된다”고했다.그는“늙은몸하나살겠다고자식을망칠수없다”고대답하고돌아섰다.참전용사라서어찌되지않을까알아봤지만국가유공자가아니어서불가능하다고했다.

    소송을냈다.1심은졌다.2005년12월20일이었다.법에규정된대로‘입주일부터분양전환당시까지임대주택에거주한무주택자임차인’이아니라는게이유였다.이씨는“억울하고,분했다”고했다.항소를했지만“별기대는하지않았다”고말했다.

    그런데항소심재판장이이씨에게이렇게묻더라는것이다.“추운겨울인데…,혼자사는노인이무슨돈이있겠어요.”재판부는직권으로소송구조를신청했다.가난한이씨를대신해변호인을선임해준것이다.네번째재판에서선고가이뤄졌다.재판부가판결문을읽었다.

    “…계약은딸명의로맺었지만,이는병든아내의수발을위해자리를뜨지못한피고를대신해딸이계약을맺는과정에서법지식부족으로벌어진실수로판단된다.피고는이주택임차를위해본인의돈으로보증금을내고,실제로이주택에살았다.피고는사회적통념상실질적인임차인으로충분히생각될수있으니,법적으로도임차인으로보는것이공익적목적과계획에맞는해석이라고생각한다.”이씨가승소했다.이씨는“너무고맙고너무감사했다”고말했다.

    재판장은대전고법제3민사부박철부장판사다.지난18일만난박철판사는“법의목적을생각하고해석을한결과”라고했다.그는“정의(正義)라는원리와소외계층에대한배려없이법조항을기계적으로적용하는것은지혜롭지않다고믿는다”고했다.그에게물었다.왜판결문에수필처럼감성적인글이있느냐고.그는“정서적으로도설득력이있는판결문을쓰려고한다”고답했다.그리고“판사는판결로만말해야하는데,오늘말을너무많이했다”고했다.이재판은현재대한주택공사의상고로대법원에올라와있다.

  • 판결문전문

    대전고등법원

    제3민사부

    판결

    사건2006나1846건물명도등

    원고,피항소인대한주택공사

    피고,항소인1.이○○

    2.이종명

    제1심판결대전지방법원2005.12.20.선고2005가단40737판결

    판결선고2006.11.1.

    주문

    1.제1심판결을취소하고,원고의청구를모두기각한다.

    2.소송총비용은모두원고가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청구취지

    피고이○○는충남연기군조치원읍신흥리주공아파트를원고에게명도하고,피고이종명은위아파트에서퇴거하라.

    2.항소취지

    주문과같다.

    이유

    1.다툼의원인과이사건판결에이르기까지의경과

    가.원고공사는충남연기군조치원읍신흥리에아파트형태의임대주택을신축하여임대하는사업을실시하면서,1999.2.19.피고이○○와임대차기간을5년으로정하여임대주택○○○동○○○호(24평형)에대한임대차계약을체결하였다.

    나.피고이종명은이○○의아버지로서1999.6.1.위임대주택○○○동○○○호에입주하여지금까지그임대주택에서홀로살고있다.피고이○○는이종명의둘째딸로서1988.9.16.혼인한후따로살고있으며위임대주택에입주하지않았다.

    다.임대주택법상의임대의무기간이경과하자원고공사는위신흥리임대주택전부를분양전환하기로결정하였다.임대주택법제15조제1항제1호는우선분양권리자로“입주일이후부터분양전환당시까지당해임대주택에거주한무주택자인임차인”으로규정하고있는데,임대주택○○○동○○○호의임차인인이○○부부는다른주택을소유하고있기때문에그임대주택을분양받을수없었다.피고이종명은원고에게임대차계약의명의자는형식상딸로되어있을뿐이고실제로는자신의거주를위하여임차한것이며자신이혼자서계속하여그임대주택에거주하였으므로자신명의로분양해줄것을요청하였으나원고공사는피고이종명이계약서상의임차인이아니라는이유로그요청을거절하고피고들에대하여임대주택의명도를요구하였다.

    라.피고들이원고공사의명도요구에따르지않자원고공사는임대차계약상의임차인인피고이○○에대하여그임대주택의명도를,임대주택에거주하고있는피고이종명에대하여그임대주택에서의퇴거를청구하는이사건소송을제기하였다.1심법원이원고공사의청구를인용하자,피고들은이에불복하여항소하였고,이에따라이법원이항소사건을재판하게되었다.

    마.이법원이심리한결과,피고이종명이거주할주택을본인명의로구하지아니하고둘째딸인피고이○○의명의로구하게된이유와경위는다음과같음이밝혀졌다.

    (1)피고이종명은1931.4.15.출생하여현재만75세에이르는노인이다.그는1955.1.13.○○○과혼인하여딸둘과아들둘을낳아길렀다.그의처인○○○은1991년경뇌경색이발병한후대소변을가리지못할정도로심한후유증이남았기때문에그무렵부터그는처곁에붙어병수발을하느라다른일은제대로할수없었다.1999년초처의병세는거동이전혀불가능할정도로악화되었기때문에그는잠시도처의곁을떠나지못하고수발을들어야만했다.이때문에그는자신의돈을비교적가까운곳에거주하면서자신을도와주던둘째딸이○○에게맡겨두고딸에게경제적문제의처리를위임하였다.이사건임대차계약이체결된후인1999.9.14.피고이종명의처○○○이사망하였고,그후부터지금까지피고이종명은혼자서임대주택에서생활해왔다.자녀들의형편도넉넉하지않은터라우리사회의많은노인들이그러하듯이그도자녀,손자들과함께살지못하고혼자서노년을보내고있다.

    (2)처의병세가악화되어잠시도처곁을떠나지못하고병수발을들고있던1999년초에,피고이종명은원고공사가인근지역에임대주택을건축하여임대한다는소식을듣고자신의돈을관리하고있던둘째딸이○○에게임대차계약을체결해줄것을부탁하였다.피고이종명은거의평생을충남연기군조치원읍에서살아왔고당시에도조치원읍침산리에거주하고있었던반면,그의딸인이○○는가족과함께청주시에서거주하고있었다.

    (3)아버지의부탁으로피고이○○가원고공사의사무실로찾아가아버지가살임대주택에관한임대차계약을체결하였다.피고이○○는자신의명의로임대차계약을체결한경위에관하여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그녀가원고공사의직원에게사정을설명하고아버지와자신의명의중누구명의로임대차계약을체결하여야하는지를물었고원고직원으로부터누구명의로하든상관없다는답변을들었다는것이다.많은시간이흘렀기때문에지금와서피고이○○가원고공사의직원으로부터과연그러한설명을들었는지,그런설명을한직원이누구인지,그리고그직원이한설명이정확하게어떤것이었는지를밝히는것은불가능해보인다.그러나피고이○○가아버지인피고이종명을대리하여그명의로임대차계약서를작성하기위해서갖추어야했을서류의양과법적지식이부족한그녀가그서류를모두갖추는데필요한시간과노력의양,특히그녀가거주하던청주와아버지가거주하던조치원읍사이의거리가결코가깝지않고서류를갖추기위해서여러차례왕복하는것이쉬운일이아닌점을참작해보면아버지가임대주택에거주한다는목적에아무런지장이없는한아버지를대리하여계약서를작성하기보다는자신명의로계약서를작성하는편을선호했을것임을쉽게추측해볼수있다.그리고당시원고공사는임대주택에대한임차희망자가적어3차청약까지임대업무가지연되었던사정을참작해보면,원고공사의직원이신속하고간편한업무처리를위해사무실로찾아온피고이○○에게그녀명의로계약을체결할것을권유했을가능성도없지않은것으로보인다.상세한경위가모두밝혀진것은아니지만,피고이○○는아버지인피고이종명을위하여위임대차계약을체결하였던것은분명하고,충분한법적지식이없어장래발생할법적분쟁을예견하지못했기때문에수고와번잡함을피할생각에서아버지명의가아닌자신의명의로임대차계약을체결하였던것이지법적으로허용되지않는어떤이익을얻거나법적규제를회피하기위하여자신의명의로임대차계약을체결한것은아닌것으로보인다.

    [증거]갑제1호증의1,갑제2호증의1,갑제3호증의1,을제1내지8호증,변론전체의취지

    2.쌍방의주장

    원고는임대차계약기간이만료되었고임대주택에대한분양전환이되지않았음을이유로피고이○○에대하여임대주택의명도를,피고이종명에대하여임대주택에서의퇴거를청구하고있다.

    이에대하여피고들은,임대주택에대한임대차계약명의인을피고이○○로한것은원고공사의담당직원으로부터잘못된설명을듣고실수한것일뿐이고피고이종명이임대차계약의실질적인당사자인데무주택자로서그임대주택을분양받을권리를갖고있으므로원고공사가분양을거절하고피고들에대하여명도와퇴거를청구하는것은허용될수없다고주장한다.

    피고들의주장에대하여원고는,임대주택법제15조에의하여우선분양을받을권리는무주택자인임차인에게만주어지는것인데피고이종명은임차인이아니어서우선분양을받을권리를갖지못하므로피고들의주장은부당한것이라고주장한다.

    3.이법원의판단

    가.이사건의쟁점은,피고이종명이임대주택법제15조에의하여임대주택을우선분양받을권리가있는가하는것이고,좀더구체적으로본다면위법제15조제1항제1호가우선분양자로규정하고있는“입주일이후부터분양전환당시까지당해임대주택에거주한무주택자인임차인”이라는권리발생요건중“임차인”의요건을갖추고있는가하는것이다.이법률문제에관한판단과관련하여이법원은다음과같은사정에주목하였다.

    (1)입법부가임대주택법을제정하여임대주택사업을지원하는한편일정한규제를가하고있는것은,임대주택건설을촉진하고국민주거생활의안정을도모하기위한것이다(위법제1조).우리사회에는개인의다양한사정에의하여주택을임차하려는상당한수요가있는반면에투자금액회수에오랜시간이걸리는등의사정으로임대주택의공급은항상부족한문제점이있다.또한경제적,관행적이유에서보증금(전세금)이비싸기때문에목돈이없는사람들은주택을임차하기어렵고장기임대주택을구하기도어려운것이실정이다.그래서입법부는임대주택법을통하여장기주택임대를영업으로하는주택임대업자를지원하여임대주택의공급을늘리는한편부족한임대주택이실수요자에게제공되도록하기위한여러제도적장치를마련하였다.

    그래서우리는이법률을해석하고적용함에있어서이법률이달성하고자하는위와같은공익적목적을충분히참작하여야마땅하다고믿는다.게다가우리사회에서임대주택의건설과임대사업영위에가장큰몫을차지하고있는원고대한주택공사의존재이유가바로국민생활의안정과공공복리의증진이라는공익적이유에있음(대한주택공사법제1조)도간과할수없다.

    (2)임대주택법은주택임대업자가임대의무기간후임대주택을분양전환하여투자자금을일시에회수할수있는길을열어주면서도일정한요건을갖춘자에게우선분양의권리를보장함으로써주거와생활의안정을도모하고있다.임대주택법제15조제1항제1호가우선분양권리의발생요건으로“입주일이후부터분양전환당시까지당해임대주택에거주한무주택자인임차인”으로규정하고있는데,이법이무주택자를요건으로정하고있는것은임대주택이라는한정된자원의분양에있어서아직주택을소유하고있지못한서민을배려하기위한것이고,실제거주한임차인을요건으로정하고있는것은한정된자원의분양에있어서실수요자를우선배려하기위한목적때문일것이다.따라서위규정에서말하는“임차인”의의미를밝히고,이사건에서피고이종명이그“임차인”에해당하는지를판단함에있어서위규정의목적을충분히고려하여야한다.

    (3)이사건의구체적사안을다시한번돌이켜보건대,이사건임대주택의임차목적은분명히피고이종명의주거공간을구하는것이었지피고이○○의주거공간을구하는것이아니었다.이사건임대주택을임차하여그곳에거주하겠다는결정을한자는피고이종명이었고보증금으로지급된자금역시그의것이었다.다만피고이종명이처의병수발로자리를뜰수없었던절박한사정이있었기때문에직접원고공사의사무실을찾아가자신의명의로임대차계약을체결하지못하고둘째딸인피고이○○에게임대차계약의체결을부탁하였다.이사건에서피고이○○가자신의명의로아버지의주거에관한임대차계약을체결하면서법적으로허용되지않는어떠한이익을얻거나법적규제를회피하려하였던것은아니다.이러한사정에비추어볼때피고이○○가아버지의이름이아닌자신의이름으로원고와임대차계약을체결한것은법적권리에관하여정확한지식과정보를갖지못하였기때문에저지른실수였던것으로보인다.

    만일위와같은실수가개입되지않았더라면피고이종명이임대주택을우선분양받을권리를갖게되었을것이라는점에대해서는의문의여지가없다.피고이종명은현재75세의고령에홀로살고있는노인이다.경제적활동을할능력을잃었고넉넉한재정능력도갖고있지못하다.이런사정에놓여있는피고이종명에대하여임대차계약체결과정에서있었던작은실수때문에이제와그주거공간에서계속거주할권리를갖지못한다고하기에는,원인이된피고들측의잘못과그결과사이에균형을잃었다는느낌을지울수없다.

    (4)법률용어로서의“임차인”이라는단어가임대차계약의양당사자중부동산을빌리는측당사자를의미한다는사실은굳이법률가가아니더라도잘알고있다.그러나법률문언의올바른의미를밝히기위해서는법률용어로서의의미만이아니라그법률이달성하고자한정책목표와우리사회가법체제전체를통하여달성하고자하는가치를아울러고려하여야한다.위법률의문언만이아니라위법률이달성하고자한정책적목표와위법률이의도한계획의관점에서보면,피고이종명의주거안정은당초부터위정책목표와계획상의보호범위내에있었던것이지그바깥에있었다고생각되지않는다.정책적목적과계획을분명하게하기위하여사용된언어가그정책적목적과계획의실행을제한하고억제하는방향으로해석되고집행되는것은옳은일이아니다.

    이러한법해석학의관점에서볼때,이사건에서피고이종명이무주택자이고이사건임대주택에대한실수요자였음에도불구하고위에서본특별한사정때문에임대차계약상의임차명의인이아니라고하여그의권리를부정하는것이이법의공익적목적과계획에부합한다고생각되지않는다.오히려이법상의임차인의요건을그렇게까지문언적,법형식적으로해석할것이아니라이사건과같은특별한사정이있는예외적사안에서임대차계약의목적과재정적부담과실제거주자라는실질적측면에서사회적통념상임차인으로충분히관념될수있는피고이종명이위법상의임차인요건을갖추었다고보는것이위법의공익적목적과계획에부합하는해석이라고생각한다.

    (5)가장세심하고사려깊은사람도세상사모두를예상하고대비할수는없는법이다.가장사려깊고조심스럽게만들어진법도세상사모든사안에서명확한정의의지침을제공하기는어려운법이다.법은장래발생가능한다양한사안을예상하고미리만들어두는일종의기성복같은것이어서아무리다양한치수의옷을만들어두어도예상을넘어팔이더길거나짧은사람이나오게된다.미리만들어둔옷치수에맞지않다고하여당신의팔이너무길거나짧은것은당신의잘못이니당신에게줄옷은없다고말할것인가?아니면다소번거롭더라도옷의길이를조금늘이거나줄여수선해줄것인가?우리는입법부가만든법률을최종적으로해석하고집행하는법원이어느정도수선의의무와권한을갖고있다고생각한다.이는의회가만든법률을법원이제멋대로수정하는것이아니라그법률이의도된본래의의미를갖도록보완하는것이고대한민국헌법이예정하고있는우리헌법체제의일부라고생각한다.

    나.이상과같은점을참작하여이법원을구성하고있는세명의판사는,임대주택법제15조제1항제1호의“임차인”의의미를해석함에있어서이사건사안과같은특별하고도예외적인사정을참작하는실질적의미의임차인으로해석하여야한다는점과피고이종명이그실질적의미의임차인요건을갖추었다는점과그리하여피고이종명이이사건임대주택에관하여우선분양을받을권리를가진다는점에대하여의견의일치를보았다.

    다.이사건심리과정에이법원이양측에조정가능성을문의하였을때,원고공사는,피고이종명측의특별하고딱한사정을참작하여임대주택을분양해줄경우향후유사사정이있는자가근거없는분양을주장하는나쁜선례가될수있다는점을들어조정에응할수없다는견해를밝혔다.우리는이견해에결코동의할수없다.이판결은원고공사가염려하듯임대주택법이달성하고자하는공익적정책목표를가로막는나쁜선례가되는것이아니라,임대주택법이사용한용어에실질적이고도살아있는의미를부여함으로써예외적이고특별한사안에서까지임대주택법의정책적목표와계획을달성할수있도록하는좋은선례가된다고생각한다.오히려위법이사용한용어의의미를형식적으로만이해할경우위법의정책적목표와계획은통상적인사안에서만달성될수있을뿐이고우리사회에서장래언제든지발생할수있는다양한예외적사안에서정책목표와계획의달성을포기하여야하는나쁜선례가된다고생각한다.

    가을들녘에는황금물결이일고,집집마다감나무엔빨간감이익어간다.가을걷이에나선농부의입가엔노랫가락이흘러나오고,바라보는아낙의얼굴엔웃음꽃이폈다.홀로사는칠십노인을집에서쫓아내달라고요구하는원고의소장에서는찬바람이일고,엄동설한에길가에나앉을노인을상상하는이들의눈가엔물기가맺힌다.

    우리모두는차가운머리만을가진사회보다차가운머리와따뜻한가슴을함께가진사회에서살기원하기때문에법의해석과집행도차가운머리만이아니라따뜻한가슴도함께갖고하여야한다고믿는다.이사건에서따뜻한가슴만이피고들의편에서있는것이아니라차가운머리도그들의편에함께서있다는것이우리의견해이다.

    4.결론

    따라서피고이종명은이사건임대주택을우선분양받을권리가있고그가그권리를행사하여원고공사에게분양을요청하고있는이상원고가그요청을거부하고임대차계약기간만료를이유로피고들에게명도와퇴거를청구하는것은법상허용되지않는다.

    그렇다면원고의이사건청구는모두기각하여야할것인바,제1심판결은이와결론을달리하여부당하므로이를취소하고원고의청구를모두기각하기로하여주문과같이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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