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끝을맺은조선일보의신년교육시리즈제2부‘조기유학엑소더스’가많은생각을하게한다.어린학생들이이역만리타국땅에내몰릴때까지우리는지난수십년동안무엇을했단말인가?가정마저해체하는이불량교육시스템을도대체언제까지감내해야한단말인가?어설픈평등주의에빠져단견(短見)의규제를남발해온교육당국과철밥통지키는데에만혈안인관련이익단체에교육문제를맡겨둔결과다.사소한결함에도대규모리콜이이루어지는소비자주권의시대,이제교육소비자들이직접팔을걷어붙이고이나라교육시스템을리콜할때가왔다.

소비자의힘은참여에서나온다.그러므로먼저우리학부모들이공교육에더큰관심을보이는데서출발해야한다.우리는자식교육에죽고산다고하면서도,막상자녀가배우고생활하는학교에는큰관심을보이지않았다.담임선생님보다학원선생님을더자주만나고,학원에는거금을지출하면서도학교에는소액의기부도아까워한다.이처럼내아이‘만’잘하면그만이라는이기적인접근이공교육을황폐하게만든것이다.아이의성적에만일희일비할것이아니라,학교의교육여건을개선하는데에도관심을갖고지원해야한다.나아가앞으로치러질교육감·교육위원선거에도적극적으로참여하는것이필요하다.교사와학교들의경쟁을촉진하고교육소비자의학교선택권을강화시킴으로써공교육의수월성을성취할수있는올바른비전을가진교육행정가를선출하는일은좋은학원을고르는일보다훨씬중요하다.

지금까지학부모의참여를저해해온관련제도를리콜하여개선을요구하는것도시급하다.먼저학교운영에대한각종규제를철폐하여각급학교가학부모들의요구에탄력적으로부응하게해야한다.학부모의기여가자발적이고투명하게이루어질수있는절차를마련함과동시에학생·학부모에의한교원평가를강화해야한다.특히입시에서내신의비중을줄이고학교간의차이를인정하여,학부모들이자기자녀의석차뿐만아니라학교교육의수준을‘함께’올릴수있는기반을마련해야한다.

더근원적으로교육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좋은일자리(decentjob)창출에실패한무능한정부부터리콜해야할것이다.공연히정치이야기를하자는게아니다.입시경쟁과열은결국대학졸업자를수용할수있는사회의경제수준에서비롯하기때문에,이문제는매우중요하다.쉽게말해서,아무대학이나졸업해도삼성전자같은회사에쉽게취직할수있을만큼좋은일자리가많다면,누가‘일류대학’에죽기살기로매달리겠는가?미국의학부모들도한국못지않게극성스럽지만,우리처럼경쟁이살벌하지않은것은좋은일자리가많기때문이다.갈수록교육문제가악화되는것은소득이늘어남에따라일자리에대한기대는높아지는반면,그에걸맞은좋은직장은늘지않는데원인이있다.환경미화원채용에고학력자들이달려들어44대1의경쟁률을보이는현실은기업과지역사회가그토록원하는데도하이닉스의13조원대신규투자를막아서는정부의업보(業報)다.

정부가세금을쏟아부어직접만드는공공근로직은아무리많아도의미가없다.중요한것은대학졸업자들이선망할수있는장래성있는일자리다.이런일자리는기업이만든다.그러므로형평보다는효율,정부보다는시장,고용안정성보다는고용유연성을추구하여기업들이신명나게일할수있도록하는정부로바꿔나가야한다.성장이냐분배냐하는철지난논쟁에허송세월할때가아니다.과감하게규제를철폐하여기업의투자를촉진하고좋은일자리를많이만들어살인적인입시경쟁에숨통을틔워야한다.앞으로많은선거가기다리고있다.다른어떤요소보다후보자의공약을꼼꼼하게따져친기업적정책을펼칠후보를선택하는일만이이땅의비극적교육현실을본질적으로개선하는유일한길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