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상지대첫등록금·기숙사지원키로
최재훈기자
입력:2007.02.0423:39
“있다는것만으로도고마웠던조국을위해살고싶었습니다.늠름한대한민국군인이돼당당하게살겠습니다.”
지난달22일새벽한청년이인천공항에도착했다.10년만이다.파라과이에서호주를거쳐왔다.중학교1학년때어머니를따라이민갔던그는조국이그리워,조국을위해살고싶다는마음하나로고국을찾았다.파라과이시우다드델에스테(CiudaddelEste)에서직업군인이되기위해온남동호(24)씨가주인공이다.
틈틈이배워놓은태권도가생계수단이었다.자그마한도장을빌려파라과이어린이들에게태권도를가르쳤다.벌이는세식구가근근이살아갈정도였다.
하지만지난해여름동호씨에게새로운꿈이생겼다.고국이그리워인터넷을뒤지던중‘부사관’이라는말을접했다.어릴적부터푸른제복의군인이되고싶었던동호씨는한게시판에‘부사관이되는방법이없을까’하고글을남겼고,가톨릭상지대통신부사관과김학범교수로부터답변을받은것이다.
김교수와10여차례이메일을주고받은그는그때부터비행기삯을모았다.가는데만2500달러.돌아오는건생각도안했다.빨리들어가자리를잡은뒤어머니까지모셔올작정이었다.돈을좀더벌수있다고해서호주에있는무역회사도다녔다.우여곡절끝에항공료를마련해고국땅을밟은동호씨.“어릴적엄마의품에안기는느낌이었다”며눈물을글썽였다.
며칠뒤안동가톨릭상지대에서김교수를만났다.‘부사관이될수있다’고했다.매년6월치러지는‘부사관장학생’시험에만합격하면장학금으로학교를다니고,졸업후곧바로임관될수있는것이다.또스페인어·포르투갈어를할줄아는장기를살리면대사관무관도될수있다고했다.동호씨에게는군인이되는꿈,대학생이되는꿈,고국에서사는꿈모두가이뤄지는순간이었다.
하지만학비가문제였다.동호씨가가진돈이라고는지갑에든10만원정도가다였다.그러나학교가나섰다.입학금등첫학기학비를주기로했고,기숙사도마련해준것이다.김교수는“나라를이처럼사랑하는젊은이가공부를하고싶고,군인이되고싶다는데무슨방법을써서라도도와주고싶었다”면서“마지막까지동호가꿈을이룰수있도록도와줄계획”이라고했다.
“하루빨리돈을벌어어머니가보는앞에서대학생이되고,자랑스런군인이되고싶어요.또제게미래를열어주신교수님께,언제나힘이되어준조국에보답하며살고싶습니다.”
내일을생각하며환하게미소짓는동호씨의얼굴에는어느새힘들었던지난날의기억이사라지고있는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