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웅기자
입력시간:2007.02.0900:00/수정시간:2007.02.0903:20
다음순서는물론밀고당기기.후끈달아오른영세한유부남과여기까지와서내숭떠는앙큼한유부녀의승강이는이영화의압권이다.섹스코미디에서갑자기여성간의버디무비로건너뛰는엔딩의비약이좀느닷없기는하지만,영화는초지일관쿨(Cool)한정조로참을수없는불륜의가벼움을이야기한다.여기엔어림반푼어치의교훈도,반성도없다.한때의잘못을뉘우치고가정으로돌아가는식의엔딩은말할것도없고,최소한자신들의일탈을존재에대한구원으로분칠하곤했던지식인의위선도찾기힘들다.
“누가누굴가르쳐”라는호통이범람하는2007년의다이내믹코리아.심지어현직대통령이TV에나와분노에찬목소리로‘계몽’하고‘설득’하지만,코웃음도치지않는대한민국의국민들이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30개국회원중에서1인당국민소득은바닥수준이지만,교육비지출은단연1위(2006년통계)를기록하고있는이놀라운교육강국의입장에서이정도는당연한일.대통령도이런대접을받고있는상황인데어찌감히스크린에서교훈을이야기하랴.
사실영탄(永歎)조의농담으로표현했지만,불륜과성형이라는소재는최근까지의한국사회에서과잉이다싶을만큼넘쳐났던소재다.어쩌면진지하게다룬다는것자체가오히려우스울수도있다.또90년대여성문학이자신의몸에솔직해진가정주부의자아를너무도진지하게찾아나선데대한반발일수도있겠다.하지만“교훈따윈필요없어”라고큰소리로선언하는이대중문화텍스트의단호함이조금은무서운것도사실이다.이두편이거둔(혹은거둘)대중적열광과상관없이,그열광과호응의이면에는사회와학교를통해학습한의미와지식에대한총체적불신이묻어있을지도모르기때문이다.어설픈교훈과계몽은물론필요없다.하지만만인이만인에대해“누가누굴가르쳐”라고호통치는이탈(脫)계몽의시대가,나는무섭다.
그러고보니이조차도교훈의강요로받아들여지면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