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가 구출한 조종사
[만물상]어부가구출한조종사

문갑식논설위원gsmoon@chosun.com
입력:2007.02.1422:33/수정:2007.02.1510:25

1995년유고보스니아내전에나토군으로참전했던미공군F16전투기가세르비아군대공포를맞고추락하면서조종사스콧오그래디가적진에고립됐다.미국은그의위치를찾으려고공중조기경보기와인공위성까지동원했다.엿새만에오그래디가보낸라디오암호주파수가확인되자특수전사령부160특수작전비행연대수색구조팀이출동해4시간만에그를구출했다.조종사한명살리는데날아간헬기와전투기만40대였다.

  • ▶160특수작전비행연대는특수전병력수송과구조를맡는다.1980년테헤란미국대사관인질사태때구출작전이참담하게실패한뒤창설됐다.이부대수색구조팀은지원자들만받아1년넘게공중낙하,사막생존술같은초인간훈련을시킨끝에최정예‘PJ(PararescueJumper·낙하구조사)’로키워낸다.이들은영화‘에너미라인스’에도등장한다.
  • ▶베테랑조종사한명을양성하려면우리공군기준으로80억원이든다고한다.돈도돈이지만각국이조종사구출에온힘을쏟는것은조종사들이지닌작전능력과정보가귀중하고,생환여부가군사기와국민의애국심에직결되기때문이다.그래서미국과이스라엘은조종사용‘서바이벌키트’(생존용휴대품)부터세심하게만든다.현지언어회화집부터적군에게뇌물로줄금화(金貨)까지20여가지가들어있다.
  • ▶우리공군에도‘6탐색구조비행전대’라는전문구조팀이있다.1959년창설돼목포여객기추락사고부터삼풍백화점과성수대교붕괴사고까지다양한현장에출동해4500명을구했다.헬기조종사2명,구조사2명,정비사1명이5인조한팀을이뤄4개팀이지역별로24시간대기한다.그런데그제추락한공군F16기에서탈출해서해에떠있던조종사를구한사람은인근바다에서주꾸미를잡던어부였다.
  • ▶어부는“쾅”소리를듣고해경에전화했다가조종사실종소식을들었다.그는생업을제쳐두고30분넘게바다를뒤져조종사를건져냈다.육지에내려서는119구조대까지불렀다.공군구조팀은가장가까운기지에서출동했지만20분을날아가느라한발늦었다고한다.위치표시위성GPS를지닌미군과달리연막탄을터뜨리는수준이라찾는데애를먹었다고했다.아무리그렇기로어부가전투기조종사를찾아내구출하다니,뒷맛이개운치않은미담(美談)이다.

    사진은음속돌파(마하.mach)하는F-16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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