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은기자
입력:2007.03.0200:17
지난13일오전11시쯤반지하셋방에서할머니는이웃돕기기금을받으러온대한적십자사직원에게돈을건넸다.
할머니는이500만원을폐지를팔아모았다.10년간거의매일오전11시부터오후3시까지동네를돌았다.낡은유모차를끌고다니며그안에폐지를주워담았다.폐지가가득쌓인유모차를힘겹게끌고동네고물상에가면1000원을받았다.운좋은날은양은냄비나고철도주웠는데,이런날은5000원도벌었다.그렇게모은돈을할머니는옷장속깊숙이숨겨놓은베개속에차곡차곡모아놓았다.“여기에넣어둬야도둑맞지않을것아닌가….”은행이집에서5분거리였지만걸어가다누가채갈까봐겁이났다.
1000원지폐10장이모이면어김없이동네수퍼에가서깨끗한1만원권으로바꿔넣었다.
“아,남주는돈인데…,깨끗해야지.”할머니가단정하게빗은머리를손으로쓸며말했다.
차할머니는그만20대초반에남편이교통사고로세상을떠났다.채소행상도하고남의집식모일하며딸을키웠다.“다방에서커피도날라봤지….”옥탑방과지하셋방을전전하며하루벌어하루먹고살기힘들었다.이렇게키운딸은이제시집을가서아이를낳고행복하게살고있다고한다.
혼자남은할머니는한봉사단체에서보내주는쌀과반찬으로생활했다.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선정돼정부로부터매달30만원씩생활보조금도받을수있었다.“배곯지않고지내는게어딘가싶더라고.늙은몸,죽기전이은혜갚고죽고싶어서….”할머니는폐지를팔아모은돈을대한적십자사에기부하는이유를이렇게말했다.
적십자사는할머니이름을딴기금을만들어혼자사는노인과결식아동들을위한도시락사업에쓰기로했다.“세상에진빚을갚은기분이야.”할머니의눈이맑게웃고있었다.
입력:2007.03.0200:04
서울강남의한외제차영업소에서일하는최모(29)씨는얼마전‘특별한’주문을받았다.여학생과부모가함께와서파스텔톤의소형차한대를3월5일에맞춰꼭출고해달라고했다.‘왜하필3월5일일까?’최씨는한참만에그날이대학신입생개강일인것을알았다.
그는“예전에는이런고객이거의없었는데,올해는입학선물로소형외제차를찾는고객이늘었다”며“남학생보다는여학생선물로찾는경우가더많다”고말했다.
요즘서울의일부부유층에선3000만원넘는입학선물이화제다.과거에도부잣집에선자녀에게고가의기념선물을했지만,‘고급자동차’같은수천만원짜리선물이유행을탄적은드물었다.재수끝에원하는대학에합격한장모(여·20)씨는그랜저TG를입학선물로받았다.장씨는“원래는목표한대학에합격하면외제차를사준다고했는데막상합격하니까부모님이외제차를반대했다”며“한참의논을하다가결국그랜저로합의했다”고말했다.장씨는“비싼선물이긴하지만고생에대한보상이라고생각한다”고했다.
S대학교에다니는조모(20)씨는“올해입학하는신입생들중에서자동차를선물로받은후배가서너명있다”고말했다.이른바‘명품’매장들도입학선물을사려는부모와학생들로붐빈다.
오늘조선일보사회면을장식한두기사를올려보았다.탓할내용은아니지만,
분명한것은‘노블레스오블리주'(NoblessesOblige)정신이실종된것같은
느낌을지울수가없는것은잘못된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