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으로거침없이달려온그녀,뒤를돌아보다
김성현기자
입력:2007.03.0723:59
이봄,한나가요정으로변신했다.첼리스트장한나(25)는‘재클린의눈물’(오펜바흐)같은친근한소품과랄로의‘첼로협주곡’을연주한음반‘로망스(EMI)’를펴내며나풀거리는봄옷을맞춰입었다.“로마에서열린패션쇼기간과사진촬영이마침겹쳤어요.다행히패션쇼에썼던의상들을도움받아서아침7시부터저녁7시까지하루종일찍었어요.”
장한나는“때로사진을통해보이는내모습과음악가로서걷고싶은길이서로다를까걱정하기도하지만이번엔너무나신나게촬영했다”고말했다.
프로코피예프와쇼스타코비치까지현대로거침없이달려가던장한나는이번음반을통해자신의시간대를‘후기낭만주의’로거꾸로돌려놓았다.“‘후기낭만주의’는더이상자랄수없는거대한나무같아요.베토벤으로부터시작된낭만주의가자라고자라서커다란나무가된거죠.그래서‘후기낭만주의’라는나무는때때로황홀감을안겨줍니다.”
랄로의‘첼로협주곡’은재클린뒤프레와피에르푸르니에등이녹음을남겼지만,다른첼로협주곡에비해상대적으로음반이적은편이다.장한나는이작품에대해“위대한첼리스트들의사랑을많이받지못한,불운한곡”이라고표현했다.
“오케스트라와첼로독주사이의밸런스라든지,형식적인면에서몇가지결점이있기에카잘스·로스트로포비치·미샤마이스키같은거장들은이곡을녹음하지않은것같아요.하지만명작(名作)은흠을갖고있기에더욱아름답다고하잖아요.그결점때문에오히려연주하고싶은곡이에요.”
지난달내한한첼리스트미샤마이스키는장한나를가리켜“내게단한명의제자가있다면장한나뿐”이라고말했다.장한나도이번인터뷰에서마이스키에대해“다른스승은없다.영향을받은분은수없이많지만‘스승’이라는말을감히쓸수있는분은마이스키뿐”이라고말했다.시차(時差)를두고서사제(師弟)가서로애정을과시한셈이다.
장한나는최근국내에소개된영국의첼리스트재클린뒤프레(1945~1987)의전기에직접서문을썼다.15세에이미명성을얻었고지휘자다니엘바렌보임과사랑에빠지며세계를놀라게했지만‘다발성경화증’으로투병끝에마흔둘로숨을거둔여류첼리스트에대해장한나는“그녀의연주안에는남의마음을쥐어흔드는정열이살아서움직이고있다”고썼다.
장한나는드보르자크·슈만등낭만파시기의주요첼로협주곡을녹음하지않고남겨두고있다.그는“열한살때로스트로포비치콩쿠르결선에서드보르자크의협주곡으로우승을차지했기에더욱애정을갖고있지만,애착이있기에완벽하게연주할때까지계속기다리고있다”고말했다.
“내앞에할일이계속있다는건즐거운일이겠지요?”장한나는물음조차똑부러졌다.
-조선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