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의꿈-20Foiloncanvas
신부(新婦):서정주시
신부는초록저고리다홍치마로겨우귀밑머리만풀리운채
신랑하고첫날밤을아직앉아있었는데,신랑이그만오줌이급해져서
냉큼일어나달려가는바람에옷자락이문돌쩌귀에걸렸습니다.
그것을신랑은생각이또급해서제신부가음탕해서
그를못참아뒤에서손으로잡아당기는거라고,그렇게만알고뒤도안돌아보고
나가버렸습니다.문돌쩌귀에걸린옷자락이찢어진채로오줌누곤못쓰겠다며
달아나버렸습니다.
그러고나서40년인가50년이지나간뒤에
뜻밖에딴볼일이생겨이신부네집옆을지나가다가그래도잠시궁금해서
신부방문을열고들여다보니신부는귀밑머리만풀린첫날밤모양그대로
초록저고리다홍치마로아직도고스란히앉아있었습니다.
안쓰러운생각이들어그어깨를가서어루만지니
그때서야매운재가되어폭삭내려앉아버렸습니다.
초록재와다홍재로내려앉아버렸습니다.
운조루의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