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서 만나는 진경산수의 절정들
유석재기자
입력:2007.05.1123:43
올해는조선후기가장강력한지배이념을세운성리학자인우암(尤庵)송시열(宋時烈·1607~1689)이태어난지꼭400년되는해다.간송미술관에서이를기념해당대의문화를보여주는‘우암송시열탄신400주년기념서화전’(13~27일·무료·02-762-0442)이열린다.
우암의공과(功過)에대한논란은있을수있다.이번전시에출품되는우암의작품은단한점이고,우암과진경산수화를무리하게연결시킨것이아니냐는지적도일각에서나온다.하지만그가조선후기최고의성리학자임을부인할수는없다.최완수간송미술관실장은“이념이뿌리라면예술은그뿌리에서피어난꽃이다.우암이확립해놓은조선성리학의뿌리가있었기에진경산수의꽃이필수있었다”고말했다.이전시는이런시각에서출발해진경산수의시작과끝을보여주는데초점을둔다.
작품은시대순으로보여진다.먼저진경산수의막을열었다할수있는창강(滄江)조속(趙涑·1595~1668)에서시작한다.그의‘고매서작(古梅瑞鵲)’은늙은매화나무에앉아있는까치를실제보며사생한것이다.이전까지중국의그림을보고그리던것에서벗어나실경(實景)을스케치한것이므로진경산수의출현을알렸다.조속은실제금강산진경산수를그렸다는기록이남아있다고한다.
우암의시대가변혁과보수세력이갈등하던시대였던만큼문화역시전환기였다.따라서전환기문화를보여주는서포김만중,호방한여류문필가정명공주등17~18세기문인과화가들의서화100여점이이전시에나온다.우암의글씨로는신사임당의그림에써준발문(跋文)이나온다.꾸밈없이중후한글씨체가우암의성격을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