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그림자만으로도온강산이빛납니다”
충무공이순신장군잠들어계신온천고을
아산,어떤곳인가
서해안고속도로를이용해아산으로가려면반드시아산호나삽교호를지나야한다.1973년아산만방조제를건설하면서생긴아산호는충청도와경기도사이의아산만에형성된인공호수다.충남서북부의당진·홍성·예산·온양·천안지역의수계인삽교천본류를막아생긴게삽교호라면,경기남부의수원·용인·화성·오산·안성·평택등의수계인안성천을가로막아생긴게바로아산호다.요즘경기도사람들은이호수를평택호(平澤湖)라따로부르고있다.아산호기념탑이서있는곳에새로정자를지어놓고‘평택호정’이라고하는걸보면이아산호에대한경기도민들의애정을읽을수있다.
한쪽옆구리에아산만을끼고돌면서
▲아산만갯벌에서갯일을하고있는어부들뒤로서해대교가보인다.
식탁옆에선사시대인들처럼‘패총’을만들어놓고흡족한미소를지으며포장마차를빠져나와삽교호와아산호를오가며저녁노을을기다리는일은정해진코스다.동해의화진포호,경포호등에선일출을곁들여야제맛이나듯,서해에선일몰을감상해야구색을갖추는게아닐까?
방조제엔휴일이면바다를구경하는사람들로가득하다.콘크리트방조제로올라서서삽교호와서해를번갈아바라본다.바다는썰물때라갯벌이다드러나있고,호수는꽁꽁얼어있다.아이들은바다를바라보며“야,갯벌이다”하며신나서소리를지른다.그러나,28년전의일을기억하는어른들은박정희대통령을생각하지않을수없을거다.
삽교천방조제건설에지대한관심을쏟았던박대통령은1979년10월26일삽교호준공식에참석해한글로‘삽교호’라는휘호까지썼다.그는방조제위를당당하게걸어가며국민들을향해손을흔들었지만,그게그의마지막공식행사였다.그날저녁,박대통령은궁정동만찬장에서김재규의총에맞아운명을달리하고말았던것이다.
삽교천방조제덕에내포의농경지도늘어났고,충남서북부일대의농지에물을공급하는일도원활해졌다.또서울~당진간육로거리도40km나단축시켰으니당시로선꽤나획기적인일이었다.조선시대에해로의중심에자리하고있다가,20세기들어육로가발달하면서조금씩소외되던아산이다시교통의요지로자리잡을수있는계기가되었던것이다.
두개의방조제에서일몰과조개구이를즐겼으면이젠아산의내륙으로들어갈차례다.우리현대인들은눈코뜰새없이바쁜일상을살아가면서도잠시짬을내서산속의절집을찾곤한다.아마도부처님계신대웅전들러삼배를올리기위해서라기보다는풍경소리들려오는절집의고즈넉한풍경을즐기기위해서일것이다.그렇다.굳이종교를따지지않더라도우리는절집에서자그마한행복을누릴수있는것이다.
아산만방조제를건너면국도가갈리는삼거리맞은편언덕에성당건물하나가눈길을끈다.바로우리나라에서가장아름다운성당중하나로꼽히는아산공세리성당이다.봄에는붉은영산홍이언덕을수놓고,여름이면상사화가눈길을끌고,가을이면오색의단풍….뿐만아니다.새하얀눈으로뒤덮인겨울설경도아름답다.그러나눈이내리지않았다해도실망할필요가전혀없다.300년수령의아름드리나목들빈가지너머로보이는성당건물은어디서보든지중세풍의유화를감상하는것만같다.이렇듯고즈넉한주변분위기는굳이미사에참석하지않아도마음의평안을얻게해준다.
성당둘레로는수녀님이나신부님의산책코스로
▲성당둘레의산책길에는예수의수난을묵상할수있는조형물이세워져있다.
이런덕에성당은영화나드라마촬영장소로도인기를끌고있다.드라마‘모래시계’를시작으로영화‘태극기휘날리며’‘불새’‘고스트맘마’,그리고이런저런뮤직비디오등에서의성당배경은이곳에서촬영했다고한다.가수안치환이성당의은행나무아래서썼다는노랫말도궁금하다.
그러다고종때이제도가폐지되자1895년당시마을신자의집을임시로사용하여복음을전파하던파리외방선교회드비즈(에밀리오)신부가창고건물을헐고구본당과사제관건물을세웠다.1897년의일이다.지금도성당주변으로는조선시대성의흔적이680m정도희미하게남아있고,성당입구의인주농협앞에는6개의해운판관비가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