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배운뒤 꿈도 커졌어요”
“한글배운뒤꿈도커졌어요” 오늘한글날…안산원일초교외국인특별학급의‘한글수업’
외국인근로자자녀13명에2년째맞춤형교육 아이들,성격밝아지고한국적응속도빨라져 안석배기자(안산)sbahn@chosun.com
입력:2007.10.0900:50/수정:2007.10.0902:33
  • 8일오전경기도안산시원일초등학교특별학급.

    “세종대왕,한글사랑이라는단어를만들어봅시다!”손소연(37)교사의말이떨어지기무섭게학생들이부산스럽다.칠판에붙어있는한글카드를찾아단어를맞추느라여념이없다.러시아에서온슬라바(11)는‘세종’이란단어를가져와화이트보드에붙였다.

    “내일이무슨날인지아는사람?”손교사가다시묻자일본에서온하세가와지미(14)가손을번쩍들고는“한글날”이라고대답했다.

  • ▲8일외국인자녀를위한별도학급을운영중인안산원일초등학교에서외국인학생들이한글을배우고있다.13명의아이들은한국어를열심히배워한국에서성공하겠다는희망을품고있다./이명원기자mwlee@chosun.com
  • 수업을받는학생은러시아,우즈베키스탄,인도,스리랑카,몽골,일본,중국등에서온외국인어린이13명이다.지난해3월이학교가외국인특별학급을만든후입학했다.외교관이나상사주재원자녀들이다니는국제학교와는달리이곳학생들은저소득근로자자녀들이대부분이다.2학년부터6학년까지다양하지만손교사의한글수업은철저히‘맞춤형’이다.빨리한글을익히는아이에게는동화책을읽게하고,한글을늦게깨치는아이에게는‘ㄱ,ㄴ’부터가르친다.덕분에‘가,나,다’도모르던아이들이몰라보게달라졌다.

    일본에서온지미는한글로된‘어린왕자’를읽고있고,슬라바는한글을모르는어머니에게매일한글을가르쳐주고있다고했다.베크조드(13·우즈베키스탄)는이날‘엄마아빠사랑해요.이젠제가노력할게요’라는카드를썼다.

    부모를따라한국에온지짧게는1년부터길게는4~5년이된아이들.이들은이전까지한국에서학교에다닌적이없었다.학교에외국인자녀를위한한국어프로그램이따로없었고,한국학생들과함께수업을따라가기에는한국어실력이너무떨어졌기때문이다.

    ‘아이들의한글실력을어떻게키워줄수있을까?’2년째특별학급을맡고있는손교사는500쪽분량의한글교재를만들고수업프로그램을개발했다.

    한글단어를익히는시간.손교사가‘행복가족송’이란동요를틀어주고아이들에게“자,오늘집에가서할일이노래가사에다들어있어요.무엇이죠?”라고질문을했다.

    인도에서온마누(12)가“사랑해라고문자보내기요”라고소리를질렀다.웃고즐기는수업을통해학생들은단어를읽히고,문장을만들어갔다.

    한글실력이늘면서아이들의꿈도함께커졌다.이학교를졸업하고중학교에진학한덜곤(16·몽골)은“영어공부를열심히해서한국에서영어선생님이되고싶다”고했다.아이들의성격도바뀌었다.초기에‘고집이세고참지못하는성격’으로묘사됐던아난다(14·몽골)는한국친구들의추천으로학급부반장이되기도했다.

    나병만교장은“외국인근로자100만명시대에외국인학생들이한국에서제대로적응하기위한필수코스로한글교육이더욱강화돼야한다”고말했다.

  • 8일오전외국인자녀를위한별도학급을운영중인안산원일초등학교에서어린이들이한글을배우고있다./이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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