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 소식
“지휘봉쥘때면어떤‘벽’도못느껴” [2008뉴클래식리더]<1>美보스턴심포니부지휘자성시연씨 “동양인,여성이라는편견의벽오직음악의힘만으로넘겠다”
새해서울시향과첫한국무대 김성현기자danpa@chosun.com
정남이인턴기자·미국USC음대졸업
입력:2007.12.2702:01/수정:2007.12.2703:04
  • 지난2월120여년역사의미국명문교향악단인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로부터한국의지휘자성시연(32)씨에게연락이왔다.부지휘자를선발할예정이니응모하지않겠느냐는제안이었다.보스턴으로날아가이틀간의오디션을마친성씨에게지휘자제임스레바인이다가왔다.

    레바인은보스턴심포니와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를함께이끌고있다.그는성씨에게“몸으로뿜어내는음악의색깔이훌륭하다”고말한뒤“좋은지휘자가되기전에먼저좋은사람이되려고애써야한다”고조언했다.그날저녁,성씨는합격통보를받았다.

    지난해게오르그솔티국제지휘콩쿠르1위와올해말러국제지휘콩쿠르1위없는2위입상,보스턴심포니부지휘자임명까지한국여성지휘자로연일새로운기록을쓰고있는성씨에게내년은활짝나래를펴는해다.내년2월독일밤베르크심포니와7월보스턴심포니,11월네덜란드의로테르담필하모닉까지미국과유럽명문악단의지휘봉을잡으며잇따라데뷔무대를갖는다.다음달서울시향연주회는그의첫한국무대이기도하다.

  • 정경열기자krchung@chosun.com
  • 무소르그스키의‘전람회의그림’,멘델스존의교향곡4번‘이탈리아’등이주요레퍼토리다.대화중에그는말러의교향곡에대한욕심도내비쳤다.“로테르담에선아직지휘할곡이정해지지않았는데,말러의교향곡9번을연주하자고하면어떨까요.”

    동양인지휘자는많지않고,여성지휘자도아직은소수에속한다.동양인여성지휘자는극히손에꼽을정도다.두가지짐을동시에짊어지고있는셈이지만성씨는“음악을하는그순간만큼은아무런장애도느끼지못한다”며웃었다.

    “여성이라는점보다는아무래도유럽중심의음악을아시아인이한다는데서선입견이적지않죠.지휘자는오케스트라라는악기의중심에있기때문에편견도그만큼심할수있어요.하지만결국에는인종이나국적이아니라음악적이해에달려있다고믿어요.”

    4세에피아노를치기시작해스위스취리히에서피아노를전공했지만,베를린한스아이슬러음대로옮겨서다시지휘를수학했다.푸르트벵글러,클라우디오아바도,카를로스클라이버같은명지휘자들이성씨의이상적모델이다.그는“지휘스타일이나방법은서로다르지만,오로지음악만이존재하는시간을빚어냈다는점에서는하나였다”고말했다.성씨는“오페라극장에서많은경험을통해단지위에서보이는소리만이아니라밑에서부터우러나오는풍부한음악을만들고싶다”고말했다.

    ▶성시연지휘서울시향연주회,1월9일세종문화회관,쇼스타코비치교향곡5번등,(02)3700-6300

  • 서예리표‘메시아’에도쿄기립 BCJ독창자로초대받아열창 도쿄=김성현기자
    입력시간:2007.12.2702:04
  • 일본에서도헨델의오라토리오‘메시아’는베토벤의교향곡‘합창’과함께성탄절과연말시즌에가장사랑받는레퍼토리다.

    ‘종교음악의최고봉’으로꼽히는바흐의칸타타전곡(200여곡)을아시아에서처음으로녹음하고있는‘바흐콜레기움재팬(BCJ)’은올해메시아를공연하면서특별한연말손님을초청했다.한국의소프라노서예리(30·사진)를독창자로초대한것이다.

  • 지난24일일본도쿄의산토리홀.스즈키마사키가지휘하는BCJ의메시아공연에객석2000여석이가득찼다.지휘자스즈키마사키는단원20여명과성부마다4~5명씩18명으로구성된합창단을이끌고,과다한감정기복없이간결하면서도단아한톤으로곡에접근했다.

    1부에서테너와베이스,합창과알토(혹은카운터테너)까지독창과합창을모두거친뒤소프라노는마지막독창자로등장한다.‘전원교향곡’에이은1부후반부에서서예리는명확한영어발성으로자신의노래를잇따라쏟아냈다.‘시온의딸아크게기뻐하라’에서는섬세한비브라토를통해작지만끊임없이요동치는예쁜음표의물결을만들었다.

    서예리는지난2003년오스트리아의인스부르크페스티벌에서르네야콥스가지휘한몬테베르디의오페라‘오르페오’에출연할당시,공연을관람한스즈키마사키의제안을받고이번공연에참가했다.지휘자는“고(古)악기연주자는일본이많지만,한국은유럽에서도손꼽히는빼어난성악가들이적지않다.바로크음악을통해서로대화하는것이양국의문화적차이와공통점을발견하는데도움을준다”고말한다.

    초연당시영국국왕이자리에서일어서면서부터‘할렐루야’합창때관객들이모두일어서는건일종의관례로굳어지고있다.이날공연은별다른간극없이곧바로다음곡으로넘어가는바람에미리기립할시간을갖지못했다.휴식시간을포함해3시간가량의공연이끝나자,관객들은모자란기립박수를보태며따뜻한성탄전야를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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