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내려앉은우포늪은한적하고고요하다.앙상한가지를드러낸나무와늪에뿌리를내린물억새,텅빈나룻배와겨울철새의여유로움이오히려마음을넉넉하게해준다.싱그러운꽃과때깔좋은초목,화려한단풍은볼수없지만살포시감춰뒀던속살을훔쳐보기에는이때가제격이다.얼핏보면겨울잠에빠진듯적막하기그지없지만가만히속내를들여다보면봄을향한늪은생동감이넘친다.두계절을건넌올가을,‘람사르총회’가열리는겨울우포늪을둘러봤다.
우포늪은경남창녕군유어면대대리와세진리일원에형성된늪이다.한반도나이와같은1억4000만년전에생겨났다.가로2.5㎞,세로1.6㎞에담수면적2.3㎢.여의도면적과맞먹는국내최대의자연늪지다.
이른새벽,우포늪의풍경은몽환적이다.물안개피는늪은구름처럼보인다.적막한수면,물위의초목,텅빈나룻배….잿빛도시에익숙한도시인에게원시자연은신비할따름이다. 우포(1.28㎢),목포(0.53㎢),사지포(0.36㎢),쪽지벌(0.14㎢)등4개의늪으로이뤄진우포는땅과호수의중간형태.물에젖은땅이다.원시생태계가그대로보존된늪은어머니의품처럼가슴을넉넉하게열어모든생물체를끌어안고있다. 겨울의복판에들어선늪의주인은단연철새다.이즈음철새는우포와사지포에몰려있다.탐조포인트는우포늪제방.기러기,청둥오리,고니등이무리를지어한가로이노니는모습이평화롭다.해질녘에는사지포로자리를옮긴다.운이좋으면희귀종인노랑부리저어새도만난다.우포의옛이름은소벌이다.우포늪과목포늪사이에자리잡은소목산이마치‘물을먹는소와같다’고해서붙여진이름.이후일제때한자로바뀌면서‘우포(牛浦)’란이름을얻었다. 제방에서바라본늪은광활하다.아침햇살에수면은유리알처럼빛난다.무엇에놀랐는지흰뺨검둥오리가물을박차고날아오른다.메마른갈대숲은황량하지만몸을낮춰가만히둘러보면봄을향해생명이움트는것을느낄수있다.태초부터하나였던정경이다. 자칭‘우미녀(우포늪에미친여자)’라고부르는향토작가송미령시인은겨울에도싹이올라오는소리를들을수있다고했다.그는이를두고‘봄을맞이하는희망,살아있는희망’이라고한다. 늪언저리땅은물기를머금어한겨울에도부드럽다.13년전우포늪과첫인연을맺은송씨는사초가뒤덮인쪽지벌을맨발로걸으면자연과하나가된다고했다.당시의느낌을‘우포늪에오실땐맨발로오세요’라는시로남겼다. ‘사람도자연의일부가되는우포에오실땐맨발로오세요/사시절모양색깔모두다른우포에오실땐맨발로오세요/…(이하생략)’. 토평천과낙동강물을토해낸겨울우포는두발로걸어서늪과만날수있는길이많아좋다. -곳곳에유적‘제2의경주’재단장부곡온천도강추- ▲맛집:우포늪식당(055-532-8649),고향보리밥집(055-521-2516),전통민속쌈밥(055-521-3279),장군식당(055-521-1805),남지일신옥(055-526-2030)등 ▲주변볼거리:우포늪생태관(055-530-2690)은우포늪에가기전에꼭들러야할곳이다.우포늪의사계와동식물,영상실등이마련돼있어생태체험과학습에도움을준다.‘제2의경주’로불리는창녕에는신라진흥왕척경비와동3층석탑등국보급문화재를비롯해하병수가옥,화왕산,창녕박물관,교동고분군,석빙고,관룡사,용선대석조석가여래좌상,창녕성씨고가,만년교등역사문화유적지가곳곳에산재해있고‘제2의전성기’를맞고있는부곡온천도둘러볼만하다. ▲숙박:우포늪인근우포민박집(055-532-6202)외에창녕읍내여관이나부곡온천단지내숙박업소를이용해야한다.창동장(055-532-7017),레이크힐스골프텔부곡(055-536-5181),일성부곡콘도(055-536-9870),부곡하와이관광호텔(055-536-6331),한성호텔(055-536-5131)등 ▲문의:창녕군청환경정책과(055-530-2531~4),창녕군청관광담당(055-530-2521~4),이방면사무소(055-532-5301),우포늪안내소(055-530-2161) 〈창녕|글·사진윤대헌기자〉
동녘하늘아래산능선에서붉은해가치솟자흰뺨검둥오리가아침을깨운다.몸에물기를털어내는모습이앙증맞다.코끝을스치는상큼한바람에서농익은겨울정취가느껴진다.스멀스멀기어들어오는아침햇살에늪은속살을드러내기시작한다.
▲찾아가는길:서울→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창녕IC→20번국도합천방면→오리정사거리좌회전→갈전삼거리좌회전→1080지방도로→소목마을입구버스정류장좌회전→우포늪
▲우포늪일주코스:세진주차장→왼쪽시계방향→우포늪전망대(철새)→쪽지벌(공룡발자국,해식동굴,자운영군락)→목포늪(가시연군락)→우만마을→장재마을(왕버들군락)→소목마을→주재마을→사지포제방(물옥잠)→대대제방(갈대,억새군락)→세진주차장.4시간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