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첩의 역사

여간첩의역사

마타하리가세계적인여간첩의「원조」라면한국에서가장유명한여간첩원조는김수임이라고할수있다.이화여전영문과를졸업한인텔리김수임은어린시절가난했던만큼커서는귀족적인생활을동경했다.그녀의꿈은미군헌병사령관페어드대령과동거생활을시작하면서현실화됐다.동시에그녀는거물급공산주의자이강국(李康國)의애인이기도했다.
김수임은46년9월도피중이던이강국을숨겨주다가자기전용차로월북시켰고,같은해12월에는이강국의연락원을통해다수의군사기밀을북측에전달했다.48년12월에는남로당군사부프락치총책인이중업(李重業)을육군형무소에서탈출시켜월북시키기도했다.
수사당국은김수임의간첩활동을확인했음에도체포하기를주저했다.그녀가미군헌병사령관의애인이기때문이었다.서울시경수뇌부는이승만대통령에게서『무슨소리야?공산당이라면유엔군사령관의부인이라도잡아들여야지』라는역정을듣고서야김수임을체포하러나섰다.
수사관들이옥인동김수임의집을덮쳤을때과연그녀의호통은대단했던것으로알려졌다.김수임은『여기가어딘줄알고함부로들어오느냐!』『내말한마디면목이두세개라도모자란다는거몰라?』하며위세를부렸다고한다.
그러나결국그녀는1950년6월15일육군본부고등군법회의에서사형을선고받았다.여간첩김수임과동거했던페어드대령역시곧본국으로소환돼군법회의에서7년의실형을선고받았다.한편김수임을파탄에빠뜨린이강국역시53년8월북한에서대대적인남로당숙청이벌어질때「미제고용간첩」이라는죄명으로처형됐다(이상김수임관련부분은이옥주편저『한국근세여성사화下』(규문각,1985)참조).

    마타하리(MargarethaGeertruidaZelle)
  • 출생/사망:1876년08월06일/1917년10월15일
  • 경력:프랑스당국에체포,독일스파이’H21’로결론(1917),영국방첩요원들에의해체포(1915),물랭루주스트립댄서,’마타하리’로개명(1905),인도네시아주둔군장교C.매클라우드와결혼(1895)
  • 특이사항:제1차세계대전동안독일스파이로알려졌던네덜란드여성
  • 출생지:네덜란드레바르댄

「여간첩」과「여자」

북한이남파한여간첩중에서가장유명한인물로는단연김현희가첫손에꼽힌다.87년11월29일부녀간으로위장한공범김승일(金勝一)과함께바그다드에서서울로향하는KAL기를미얀마영해상공에서폭파시킨바로그여인이다.너무잘알려져새삼소개할필요조차없는김현희의경우,그천인공노할범죄사실에도불구하고다소곳한여성스러움으로일반에게묘한신비감을갖게했다.그녀는자서전을써서거액을벌기도했다.

「총리급」여간첩이선실

잘알려진대로남파여간첩중최고위급인물이이선실(李善實)이다.92년조선노동당중부지역당사건으로실체가밝혀진이선실은80년3월경부터90년10월까지10년이상을서울,전주,안양등지에서숨어지내면서남파공작원10여명을수하에거느리고대남공작을총지휘해온인물.권력서열22위로서사회단체담당비서김중린(金仲麟.23위),대남사업담당비서겸조평통부위원장윤기복(尹基福.24위),부총리김달현(金達玄.32위)등보다도앞서는「총리급」여간첩이다.
제주도출신으로이선화,이옥녀등의가명을사용해온이선실은80년이전에도66년과73년두차례에걸쳐남파됐었고,78년에는조총련모국방문단의일원으로입국하기도한베테랑공작원이었다.80년신순녀라는이름으로입국한뒤로는재야운동권일각에서『일제때독립운동을했고,제주4·3사태희생자의유족이며,아들이통혁당사건에연루돼실종된할머니』『평생홀로지내며삯바느질과식당경영으로모은재산을민주화운동에쓰는노인네』로알려져있었다고한다.
이선실은90년10월17일강화도해안에대기중이던반잠수정을타고북한으로귀환한것으로알려졌다.그후김일성생일연회,인민군창건기념일,각종주요행사의주석단멤버로참석한것이파악됐다.

「70년대의전설」정경희

북한여간첩역사에서80년대가이선실의시대였다면,70년대에북한에서이선실에버금가는명성과지위를누린인물로정경희(鄭敬姬)가있다.경북출신으로51년월북한정경희는67~73년간노동당비서국연락부공작원을거쳐75년대남공작을지휘하는연락부장자리에오르고,80년에는당중앙위원,정치국후보위원으로까지오른입지전적인인물.수차례남파돼죽을고비를여러차례넘긴것으로알려져있다.
그러나아쉽게도정경희에대한기록은지금은거의찾아볼수없다.간첩활동때체포된적이없어서그에대한기록은찾기가어렵고,지금은대부분은퇴한그시절정보기관관계자들의기억도상당부분퇴색돼버렸기때문이다.오히려정경희에대한단편적인에피소드는북한의공작원양성기관인김정일정치군사대학출신인귀순자A모씨가소개했다.

김정일대학출신자들은연락부장까지지낸정경희를모르는사람이없다.한마디로전설적인여성공작원이다.남파됐을때할머니로위장하기위해서생이빨을모조리뽑았다는일화가있을정도다.김정일대학부학장을지낸신도현이란사람이개성연락소전투원이었을때남파돼부상으로만신창이가된정경희를데려왔다는얘기도들었다.그래서김일성이직접정경희에게영웅훈장을달아줬다고한다』

고첩망총지휘,채수정

70년대초반의또한사람거물급여간첩으로채수정(蔡洙貞)이있다.71년과73년,74년세차례남파돼대전을중심으로암약했던채수정은노동당창건20주년기념훈장과국기훈장1급을받은인물.채수정이검거될당시「동아일보」(74년5월6일자)는『여간첩등7개망(網)30명검거』라는제하의머리기사로다음과같이보도하고있다.
『최석원(崔錫元)치안국장은6일서울대전전주등전국주요도시에서암약해온고정간첩7개망29명과이들을지휘하기위해남파된북괴의거물여간첩채수정등30명을일망타진하고이들이갖고있던권총,무전기,인마살상용독약,위조주민등록증등1백여점을압수했다고발표했다.최치안국장은「이번에검거된간첩단의특징은이미남파되어암약중인7개고정간첩망을점검,독찰하기위해위장하기쉬운거물여간첩을내려보낸데있다」고밝혔다.이들중에는대학교수,중고등학교교사,공화당원,공무원,회사원등사회각계각층의인사가포함되어있다…』
위에소개한인물들은북한이지금까지남파한여간첩들중에서도최고거물급들이다.그러나남북첩보전쟁의뒤안길을살펴보면,우리사회구석구석에서온갖다양한형태로암약했던여간첩들이상당수에달했다는것을알수있다.지금은거의역사속에묻혀버린그들중몇가지사례만열거해보자(이하사례들은국민방첩연구소刊.『북괴대남스파이전선』(1979)에서참조).

최근검거된남파간첩원정화(1974년생)

북한의대남공작·간첩양성기관

그러면북한에서여간첩은어떻게양성되는가.이를위해서는북한에서대남공작을담당하는기관들을먼저살펴볼필요가있다.최근출간된『다큐멘터리김정일』의저자인한반도정책연구원손광주선임연구위원에의하면노동당비서국소속의사회문화부(구연락부),대외정보조사부,작전부,통일전선부등4개부서가대남담당비서의통제하에대남사업실무를담당하는부서들이다.이중고정간첩을남파하는부서는사회문화부와대외정보조사부이다.
간단히말해서사회문화부는공작원밀봉교육·남파,남한내지하당구축공작을맡고,대외정보조사부는해외간첩공작,국제·대남테러공작을전담하는부서다.예를들어87년KAL858기폭파사건이나최은희·신상옥납치사건이대외정보조사부가수행한작전이다.앞머리에소개된「울산부부간첩」은사회문화부소속으로알려졌고,김현희는대외정보조사부소속이었다.

작전부는공작원들에대한기본교육훈련,침투공작원호송·안내·복귀,대남테러공작및요인납치,대남침투루트개척등을주임무로한다.북한에서는작전부에서길러내는무장간첩을「전투원」이라고부르는데,남파공작원파견기지인육상연락소2개(개성사리원),해상연락소4개(청진원산남포해주)를운영하고있다.

마지막으로통일전선부는해외에있는조총련,범민련,미국·캐나다등의친북조직을통해대남사업을하는데,노출된행동을한다는점에서다른3개부서와다르다.따라서통일전선부를제외한3개부서가대남사업의핵심부서들인셈이다.이들3개부서는「비합법활동」중심으로움직이기때문이다.

이외에도인민무력부총참모부직속기관으로서정찰국도무장공비양성·남파,요인암살·파괴·납치등게릴라활동,대남군사정보수집등대남공작을수행하고있다.일례로83년미얀마아웅산묘소폭파사건이정찰국소속의특수공작원에의해수행됐다.

97년11월현재대남사업담당비서는김용순이맡고있다.그러나실제로는김정일이모든대남사업부문을직접통제하고있는것으로알려져있다.실무책임자들로는사회문화부장에이창선,작전부장에오극렬,대외정보조사부장에권희경이포진해있다.

남녀공작원양성은작전부소속의김정일정치군사대학과사회문화부소속의봉화정치대학에서담당한다(김정일정치군사대학은과거686훈련소,금강학원,금성정치군사대학,김일성정치군사대학등으로불리다가92년현재명칭으로정착됐다).이선실정경희김현희등대남사업종사자대부분이이곳출신들이다.말그대로오랜관록과경험,지식을자랑하는북한최고의스파이학교인것이다.

선발대상은입교2년전부터각시도에나가있는중앙당간부와요원들이대상학생을물색,철저한뒷조사와관찰을거쳐결정된다.여기서일단뽑히면학교,군,시도,중앙당등4단계에걸쳐신체검사를치르고최종적으로중앙당과장과담화를거쳐서최종선발된다.말그대로사상과신체조건등모든면에서북한최고의엘리트들을선발하는것이다.

입교생의70%정도가평양외국어대학이나각도에하나씩있는외국어학원생들로알려져있다.김현희도평양외국어대학일어과2년재학중선발돼이곳에서7년8개월간밀봉교육을받았다.여성의경우미모가중요한선발조건이된다고한다.

여간첩양성실태

김정일정치군사대은본교와분교가있는데,여성은분교에배치된다.본교는전투원을양성하는곳이고분교는지하공작원,즉전투원보다는군사훈련의필요가많지않은사람들을훈련시키는곳이다.

분교에서는조원이외에는상대방얼굴을볼수없도록모자앞에망사천을씌우고교육을받는것으로알려져있다.적지에서임무수행중서로얼굴을알면다같이위험해질수도있기때문이다.

한편고정간첩을양성하는봉화정치대학의입학대상자는김정일정치군사대학5년을졸업한전투원출신이나비밀리에선발된요원들이다.커리큘럼은지하당건설이론,정보학,지형학,적국활동심리학,외국어,남한및국제정세,비합법활동전술,수영,잠수,운전,열쇠기술등이고여성은기초화장법에서부터남성회유기법,***기교등도배운다고한다.학제는과정에따라1년내지3년이다.

김정일정치군사대학출신의귀순자A씨는이학교의교육과정을한마디로「인간성말살교육」이라고규정했다.일례로동료들끼리벌이는격술훈련에서는상대를완전히제압할때까지죽도록싸우게하고,심지어인근마을의민간인들을상대로살인연습까지한다는것.기본훈련과정은여자도별반다를게없다는게A씨의말이다.

『일례로매일10리이상,매월한차례1백리이상(4시간이내),분기별로1백50리(5시간이내),연말에2백리(8시간이내)를뛰는행군훈련이있다.그냥맨몸으로뛰는게아니라남자는25~30kg짜리,여자는15~20kg짜리모래배낭을지고뛴다.혹한기에도10리만이렇게뛰면온몸이땀에젖는데,여자들의경우젖은머리가얼어붙고성에가앉아흡사귀신같은몰골이된다.밤중에이런모습을본주민이기절한적도많다고들었다』

수강과목중에는「자폭론」이란것도있다.『적의손에붙잡히면공산주의자가아니다.자폭해야진정한공산주의자다』라는김일성교시에따라80년대이후모든학생들은자폭론을필수과목으로암기해야한다는것.「자폭론」은96년9월동해안잠수함사건때전투원11명이자폭함으로써교육효과를여실히입증했다.

북한입장에서여성공작원,즉여간첩은대남첩보공작의필요불가결한존재일수있다.남자들이대신할수없는여자만의영역과특징을활용해첩보공작의질적수준을한단계높일수있다고생각할수도있을것이다.그래서지금도북한당국은여간첩양성에몰두하면서남한사회곳곳에그들을심어놓는데에심혈을기울이고있을지도모른다.

그러나그토록철저하게만들어진여간첩의철가면뒤에는지금한반도에살고있는가녀린「여성」의슬픈얼굴이있다.7년8개월동안냉혹한여전사로키워졌던KAL기폭파범김현희는단7일만에굳게닫혔던마음의빗장을열고참회의눈물을쏟았다.그후그녀의삶은그녀의자서전제목으로사용된한마디『이제여자가되고싶어요』로집약될수있지않을까?

자료출처:yahoo.com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