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당시육군사관학교교장이장병들의역사인식을바로잡기위해편찬했지만,상부의지시로좌절됐던’비운의대안(代案)교과서’가마침내바깥세상으로나왔다.도서출판황금알이최근일반서점에내놓은《사실로본한국근현대사》(황금알刊)다.
이책은김충배(金忠培)전육사교장이지난2004년기획했던책의개정판이다.’우리의주적(主敵)은누구인가’라는질문에육사에들어온가(假)입교생250여명중무려34%가’미국’이라고대답했던데서충격을받은김전교장은
하지만올해초이사실이보도〈본지4월4일자A2면〉된이후책의’재발간’이급물살을탔다.김영호성신여대교수,김용달독립기념관수석연구원,김희곤안동대교수,박봉규공군사관학교교수,양영조국방군사연구소연구관,이민원동아역사연구소장,이완범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최기영서강대교수등8명의필자들이개정판작업에들어갔다.김영탁황금알대표는"필자들이다시원고를쓴다는의욕을지니고작업에몰두했다"고전했다.
이제4년만에빛을보게된이’군(軍)대안교과서’개정판은평범한’교범’으로보기에는대단히수준이높다.기획을맡은이현수육사교수부장은서문에서"항간에서로다른견해가존재하더라도(우리는)철저하게사실에바탕을두고서술하려했다"고말했다.그결과올해초출간된교과서포럼의《대안교과서한국근·현대사》(기파랑刊)보다도훨씬중도(中道)에가까운역사관을보이게됐다는평을듣고있다.또다양한학파들의시각을수용하려노력한흔적도역력하다.근대사에서는개화파지식인뿐아니라고종과동학세력의활동역시긍정적으로평가하고있으며,일제강점기부분에서일제의’수탈’을강조하고식민지근대화론을비판한것도주목된다.
중도적입장의서술이가장두드러진곳은광복직후부분이다.이책은"분단의책임소재는한반도분단의구체적인4주체인미·소·남·북에그들의몫만큼지울수있다"고했으며,미국이처음부터이승만을후원하지는않았던반면소련은김일성을일찍부터지도자로’낙점’했다고서술하고있다.김일성에대해서는,동북항일연군에참가한것은사실이지만민중들의염원때문에전설적인물로서부풀려졌고,광복후김일성의정권욕때문에심하게과장·왜곡됐다고분석한다.
그러나가장중요한점은’대한민국의정통성’을분명히하고’국가의독립과발전,국민의삶의향상을높은가치로보는입장’에서역사를서술했다는점이다.중요한부분마다매우구체적인1차사료를인용하고분석했기때문에커다란설득력을지니고있다.김구의남북협상은"최선의방책이기는했지만실현가능성이떨어지는이상론이며낭만적인관념"이었던데비해이승만의선(先)정부수립·후(後)통일론은"국제정치적현실을고려한차선책"이었다는것이다.
전후(戰後)의경제발전과자유민주주의의발전못지않게남북화해의모색과북핵위기를중요하게서술한점도주목된다.집필자중한사람인김영호교수는"대단히상식적인역사서술이었는데도,당시에는비밀리에작업을진행한것이나마찬가지였다.뒤늦게나마공론화된것은무척다행한일"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