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60년,한국을일으킨글로벌기업현대중공업] 미국보스턴에있는명문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과학기술전시관에는인류가만든획기적인발명품이전시돼있다.여기에한국의거북선모형이포함돼눈길을끈다.유리상자에든거북선은‘세계최초철갑선’의자태를뽐낸다.한국인이라면이앞에서자긍심으로가슴이울렁이지않을수없다.선박과한국인의창의적유전자(DNA)가오랜인연이있다는증거가아니겠는가.현재우리나라조선산업은세계최대,최고수준을자랑한다.그중심에현대중공업이자리잡고있다. MIT대학원을다닌정몽준현대중공업대주주(한나라당최고위원)는이거북선모형앞에서‘조선입국(立國)’의꿈을키웠다.MIT에서조선공학박사학위를받은민계식현대중공업부회장도마찬가지였다.이들에게꿈의씨앗을던진인물은고(故)정주영현대그룹창업주. 현대중공업은1972년3월울산미포만의백사장을일구면서출범했다.‘시작은미미했으나끝은창대’해지금은조선,해양개발,엔진기계,건설장비,전기전자시스템,플랜트등6개부문에서세계적인규모의사업을벌이고있다.연구소만도선박해양,산업기술,기전,테크노디자인등4개부문이있다. 종업원은2만5000명이다.협력업체직원을포함한‘범(汎)현대중공업가족’은4만4000명이다.중소도시인구와맞먹는다.대지는945만5000㎡(286만평).이가운데공장대지는595만㎡(180만평)로서울여의도의2배넓이다.공장에서사방을둘러보면길이300~400m,폭60~70m크기의여러도크에서건조되는거대한선박들이눈에띈다.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갑판넓이는축구장2~3개와맞먹는다.갑판위를신속하게점검하려면자전거나모터사이클로다녀야한다. 현대중공업의조선분야는건조능력뿐아니라실적,경험,수주량등모든부문에서단연세계1위다.1983년이후건조량기준으로세계정상자리를놓친적이없다.세계시장점유율은15%.1차협력업체수는약600개,2차협력업체는약3000개다. 1,2차석유파동때위기를기회로‘오히려체질강화’ 현대중공업의지난해매출액은15조5330억원으로2006년에비해24%늘어났다.창사이후최대실적이다.지난해영업이익은1조7507억원으로전년대비100%가까이증가했다.실속있는영업을한셈이다.수출도날개를달았다.2007년수출실적은250억달러로역대최다액이다.5년전인2002년의수출실적이58억달러인점을감안하면4배넘게증가한쾌거다. 올해현대중공업의매출목표는18조610억원,수주목표는294억달러.각각지난해실적보다16%,17%늘어난수치다.최근조선부문영업이익률은17.3%로업계최고를나타낸다.국산화율이95%를넘고매출의대부분이수출이므로달러벌이효자노릇을톡톡히한다.그냥일개대기업이아니라외환위기에빠진‘한국경제호(號)’를살리는구조선구실을하는기업이다.이는하루아침에쌓은탑이아니다.창업이후임직원의끊임없는열정으로쌓은‘공든탑’이다. 1972년조선소건설에나설때만해도세계조선경기는호황이었다.이듬해말에몰아닥친제1차석유파동탓에조선경기가갑자기얼어붙었다.현대중공업은원유를실어나르는VLCC를주로건조하려했으나VLCC주문이급감하는바람에다목적화물선,벌크선,목재운반선등중·소형선에도눈길을돌렸다.또조선과연관이있는다른사업으로발을넓혔다.울산철공주식회사(현한국프랜지),수리조선소(현현대미포조선)등을설립한게대표적인사례다.이와함께엔진생산을서둘렀고발전설비,산업기계,담수설비등플랜트사업에도박차를가했다.창립초기에몰아친태풍때문에오히려기업체질이강화됐다. 1978년에제2차석유파동이닥쳤다.현대중공업은품질관리,생산성향상이라는정통파해법으로격랑을넘었다.그해울산조선소가준공되고현대중공업은국내100대기업리스트에들어갔다. 고(故)정주영현대그룹창업주는조선회사를창업하기로하고1971년설립자금을빌리러영국런던의바클레이즈은행을방문했다.처음엔기술력을입증하지못해문전박대를다앴다.‘왕회장’은기술협력계약을맺은영국의A&P애플도어엔지니어링의롱바톰회장을만났다.그도한국의조선기술에대해걱정하는눈치였다.절체절명의순간에황회장이기지를발휘했다.500원짜리한국지폐를꺼냈다.
조선소도없이미포만사진보여주고유조선2척수주
“여기그림을보세요.세계최초의철갑선인거북선입니다.우리는이미1500년대에이런배를만들었습니다.영국이1800년대부터근대적조선을시작했으니우리가300년앞선셈입니다.우리는잠재력을가졌어요”
‘왕회장’은롱바톰회장의추천으로바클레이즈은행부총재를만나보증을받았다.그리스선박왕리바노스회장을만나울산미포만의모래사장사진과5만분의1지도를보여주고26만t급유조선2척을수주했다.이로써세계조선역사상처음으로조선소건설과선박건조를동시에진행하는‘신화’를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