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이야기
"힘들어도희망의끈놓지마세요" ‘장돌뱅이아줌마’안효숙씨 네번째수필집’오일장희망통신’펴내
시장돌며화장품행상…블로그도인기 유태종기자youh@chosun.com
▲시골5일장터에서화장품을팔고있는‘장돌뱅이수필가’안효숙씨.
"행여지금여러분가운데너무도사는게힘겨워삶을놓아버릴생각을하고있다면,안된다고그래서는절대안된다고,내이야기를나직이전해주고싶습니다."

시골장터에서싸구려화장품을파는’장돌뱅이아줌마’안효숙(48·충북옥천군옥천읍)씨가장터사람들의고단한삶과그속에서묻어나는따스한인정등을담은수필집〈오일장희망통신〉(도서출판청연)을펴냈다.

‘동동구리무아줌마’로유명한안씨는꽤알려진수필가요,이야기꾼이다.이번책은그녀가펴낸네번째수필집.5년전첫수필집〈나는자꾸만살고싶다〉를펴내화제를모았고,이어〈구리무댁은복도많지〉,〈울지마라너만슬프냐〉를잇따라출간했다.이번수필집은힘든일상속에서도희망의끈을놓지않는시장사람들의억척스러운모습과주변사람들에대한따뜻한시선을아기자기하게담았다.

슬하에남매를둔평범한주부인안씨가거칠고힘든삶의현장으로뛰어든것은1998년.남편과함께운영하던의류대리점이부도나면서식당허드렛일에서부터면사무소일용직청소원,붕어빵장수,길거리면도기장수등생계유지를위해돈되는일이라면가리지않고열심히뛰었다.이러한고난과역경은어린시절부터키워온문학소녀의꿈을일궈내는데훌륭한자양분이됐다.

안씨가운영하는인터넷블로그’꿈꾸는장꾼'(blog.chosun.com/thsvndrma1)은하루방문자가500명을웃돌정도로인기를끌고있다.’손풍금’이라는필명으로다양한글을올리고있으며,그녀를만나기위해장터를찾아오는열성팬들도많다.그녀는오늘도충북옥천,영동과충남금산,신탄진,전북무주등지의장터를찾아다니며좌판에서화장품을판다.

"요즘처럼장거리를꽁꽁얼어붙게하는불경기는최근몇년간없었지요.장을보러나온사람들이쉽게주머니를열지못합니다.5000원짜리영양크림하나를들고망설이다화장품살돈은없다며돌아서는사람들이많아요."

안씨는"제글을읽고단한사람이라도살고싶다는생각을갖고돌아선다면더없이기쁠것"이라고말했다.

그녀가활동중인옥천문학회는오는11일옥천군군북면소재문학카페’시와추억’에서조촐한출판기념회를열기로했다.

*손풍금님,진심으로축하드립니다.

사랑의집짓기

충북괴산군연풍면배상마을에하얀단층집하나가세워지고있다.35가구밖에되지않는작은농촌마을에어울리지않을만큼예쁜펜션같은집이다.지난8월터를고르기시작해현재건물외양이다갖춰졌고내부공사중이다.

이집은경기도광명에서작은간판광고가게를운영하는이종원(53)씨가이웃의한식당에서일하는아주머니를위해짓고있다.이씨는교통사고로거동이불편한남편을돌봐야하는데집을구할수없다는이춘자(여·58)씨의사연을듣고맨손으로집짓기에나섰다.이씨혼자시작한’사랑의집짓기’에는시간이지나면서많은사람이동참했다.

한사람의선행이40명의선행으로

이종원씨는지난5월말간판가게옆식당에서밥을먹다가이춘자씨의전화통화를우연히듣게됐다."25년간떨어져살던남편과합치려는데살집이없다"는내용이었다.남편이교통사고로머리와허리를다쳐거동이힘들기때문에누군가보살펴야한다는것이었다.

▲충북배상마을에서김동수(왼쪽),이종원(가운데),이춘자씨가6일오후집내벽에붙일합판을자르고있다.전재홍기자jhjun@chosun.com

이씨는"어렵게산다는게뭔지알기에그냥모른척넘길수없었다"며"내가두사람살집을지어주겠다"고덜컥약속을해버렸다고했다.

이씨는열두살에아버지를여의고초등학교도마치지못한채생활전선에나섰다.전국을떠돌며신발공장공원,문구점배달원,공사장인부등으로일했다.살집이없어서동생과신발공장한쪽의빈방에서생활하기도했다."사는게너무힘들어자살을시도한적도있었다"고한다.

마침이춘자씨는고향인배상마을에조그마한땅을갖고있었다.그땅에집을짓기로했다.

이종원씨는경제적으로풍족한편이아니었다.16.5㎡짜리작은간판가게를운영하고있었지만벌이가신통치않아자비(自費)로집지을형편은아니었다.발품을팔아폐자재를모으고,직접망치질과대패질을할작정이었다.

지난6월초부터폐자재를모으기시작했다.일이끝나면인천·안양·화성·시흥·안산등지공사장을다니며철근·쇠파이프·합판·타일·전기자재등을수집했다.철근과쇠파이프는쉽게구해졌으나다른자재는아무리돌아다녀도찾기가어려웠다.

그럴때신기하게도도움을주는사람들이하나둘씩나타나기시작했다.경기도광명시한포장업체앞에합판이가득쌓여있는것을보고이씨는가게안으로들어가"저합판쓰지않으면얻을수있겠느냐"고물었다."쓰는건데왜그러시느냐"는가게주인박준열(47)씨의퉁명스러운대답에돌아서려던이씨는’한번부탁이나해보자’는심정에집짓는사정을설명했다.박씨는"그런일이라면돕겠다"며한장에2만원정도인합판100여장을공짜로내줬다.

평소거래를하던서울구로구개봉동의한전기업체는전등과각종전기용품을내놓았다."집짓는데보태써라"며50만원을내놓은동네사람도있었다.돈을내놓을형편이안되는주민들은길을가다버려진철근이나합판을볼때마다"여기자재나왔으니가져가라"고이씨에게전화를해주었다.그런식으로도움을준사람이40여명이다.

땀과상처로지은집

집짓는작업도외롭지않았다.25년건축시공경력이있는동네이웃김동수(70)씨와이춘자씨가일하는식당주인장모(54)씨가"좋은일을같이하자"며나섰다.집을지어본경험이없는이씨에게김씨의동참은천군만마를얻은것같았다.

지난8월부터세사람은매주금요일밤충북배상마을로내려가토·일요일꼬박이틀을일한뒤올라오는생활을계속했다.숱한시행착오를겪었다.세우면비뚤어지는기둥세우는데만8월한달을보냈다.사다리로지붕으로쓸패널과철근을묶어올리다가수십번을떨어뜨렸다.장씨는빗속에서용접작업을하다가순간적으로전기에감전돼용접기를떨어뜨리는위험천만한순간도겪었다.

이씨는9월초패널작업을하다"억"소리를내고쓰러져병원에갔더니병원에선"무릎관절에물이차는염증이생겼다"고했다.경사진지붕위에서장시간엎드린채작업을하다보니무릎에마찰이심하게가해져생긴염증이었다.20일간병원신세를졌지만이씨는"약속을했으니집을끝까지짓겠다"며퇴원한그주주말에다시배상마을로내려갔다.

정작이춘자씨는주말에도식당일을하느라현장에두번밖에가보지못했다.이종원씨는매번공사진척상황을사진찍어와서이춘자씨에게보여준다.

"집을지어주겠다고하길래놀리는줄알았고,집짓기를시작해서도작은판잣집정도라고생각했는데….이것보세요얼마나멋진집인지."

사진을보며이춘자씨가울먹이자,옆에서이종원씨가손사래를쳤다.

"난정말판잣집을지으려고했는데도와주신분들이많아서좋은집이들어선거예요."

입력:2008.12.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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