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농촌에태어나살면서집성촌(集姓村)의대가족제도속에서살았지만조부모는일찍세상을뜨셨기에
할아버지할머니의손주사랑은별로느껴보지못하고자랐다.
어린마음에일가.친척들의조부모가계시는집안또래들을내심부러워한적도있었지만,
그빈자리를채워주신분은외할머니이셨다.
외할머니께서가족으로함께기거하게된사연은자식들이성장하여딸들은출가하고,아들들은객지로
나가버리고나니늘혼자서쓸쓸하게사시게되니둘째딸인내어머니의청으로우리집에오시게된것인데
조부모의정을몰랐던우리형제들은아주좋아했었다.
외할머니께서는주로집안일을거들며생활하시다가제사나명절때면본가로가서차례를지내고며칠
지내다가돌아오시는그런생활을계속이어오고있었다.
오랜세월한가족으로사시던외할머니는나의중학시절에노환으로세상을뜨셨는데,그해1월
겨울방학기간에엄청난폭설로인하여도로가며칠씩마비될정도였다.
그때기억으로60년만의폭설로알려졌는데,적설량이1미터가량되었으므로강원도가아닌경상도일대
남부지방에서는사상최고의폭설로기록되었던듯하다.
그래도장례는지내야했으므로온동네사람들이모여눈을치우고장례절차를진행해나갔다.
지금도그렇지만농촌지역에는상포계라는것이있어서상(喪)이생기면온동네가구당1명이나와서장례
행사에지원하게되므로장례일을순조롭게진행할수있다.
그런데문제는외할머니는타지역사람으로상포계의지원을받는대상이아니되므로논란이되었는데,
아버지의설득과일본에살고있던큰외삼촌의후한제안으로상포계의지원을받게되었다.
그리하여삼일장으로장례당일꽃상여를메고나가는데마을길은눈을치워서순조롭게나갈수있었지만
마을에서3킬로미터정도떨어진장지의산길은많은눈이그대로쌓여있어서꽃상여를메고나아가기에는
엄청난고생을했다는후일담이지금도기억에생생하기에눈오는날이면늘그때일을떠올리곤한다.
많은사람들은눈오는것을좋아할것이다.
러브스토리나겨울연가가그러하듯이젊은연인들에게는더없이좋은낭만의날들로기억되기때문이고,
겨울방학을맞은꼬맹이들이나스키어들에게는눈지치는일만큼훌륭한놀이가없기때문이다.
낭만을가져다주는눈이좋기만한것은아니다.
군대생활에서가장큰고역이눈치우는일이며,눈이너무많이오면교통두절등으로생활이불편할수도
있으며,여러가지사고를유발하므로비낭만적인일이많을지라도우선,눈이오면마음은괜히즐거워
지는것은어쩔수없는현상일것이다.
지금도눈오는날이면사람들은물론이고강아지도뛰어다니며좋아하지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