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산자락휘감아도는창랑천풍광도백미
ㆍ태고의비경숨어있는호남8경중하나
ㆍ굽이굽이김삿갓의노래들리는듯
산자락을휘감아도는창랑천은또어떤가.깊이를가늠할수없는푸른빛은눈이시릴정도.마치백두산천지를보는듯하다.이렇듯세월의풍화가빚어낸기묘한풍광은사계절어느때찾아도아름답다.하지만봄꽃과신록,단풍에시선을빼앗기지않는이즈음엔태초의모습을온전히볼수있어감회가더욱새롭다. 화순(和順)은시골처녀의순박한이름처럼남주명향(南州名鄕)이자순후지향(淳厚之鄕)의고장이다.게다가물과돌의고장으로도유명하다.그대표적인것이화순군이서면장학리와보산리,창랑리일대를아우르는적벽이다. 적벽은동복천상류창랑천을따라7㎞에걸쳐있다.노루목적벽,보산적벽,창랑적벽,물염적벽등4개의적벽이한몸인셈.백아산에서발원한동복천은항아리모양의옹성산을휘감아돈뒤섬진강의가장큰지류인보성강으로내달린다. ‘적벽’이란명칭은1519년기묘사화후동복에유배중이던신재최산두선생이소동파가노래한양자강황주적벽에버금간다고해서붙여진이름.석천임억령은‘적벽동천(赤壁洞天)’이라했고하서김인후가1500년대적벽시를지은뒤더욱유명해졌다. 이후수많은풍류시인묵객들이이곳에들러아름다움을노래했다.방랑시인김삿갓의방랑벽을멈추게한곳도바로화순이다.그는화순에머문13년동안적벽에들러수많은시를남겼고동복면구암에서생을마쳤다. 4개의적벽중에서도노루목적벽의비경이으뜸.100m높이의노루목적벽은유명세에걸맞게이서·화순·망미·장항등불리는이름도여럿이다.1985년동복댐이만들어지면서50여m의깎아지른절벽이물속에잠겼지만그위용은여전하다. 노루목과보산적벽은동복호가상수원보호구역으로지정된까닭에일반인의접근을금하고있다.하지만화순군청에사전방문을신청하면출입할수있다.출발점은광주상수도사업본부초소.이곳에서노루목적벽과마주한망향정까지는4㎞거리다. 비포장임도인이길은주변대숲이사철푸르다.절반쯤갔을까.좌측으로시야가툭터진곳에이르자노루목적벽의숨막힐듯한풍광이시원스레펼쳐진다.적벽아래동복호는또어떤가.하늘빛을머금은물빛은눈이시리도록푸르다.마치백두산천지같다.
적벽은이름그대로붉은때깔의절벽.하늘로치솟듯붉은기운을내뿜으며수직으로솟아오른절벽은보는이를압도한다.동복호에제몸을비춘모습도감동스럽다. 과거식수원보호구역으로지정되기전까지만해도노루목적벽에서는매년4월초파일이면부처의탄생을기리고공덕을찬양하는‘낙화놀이’가열렸다.낙화놀이는10여명의장정이적벽에올라용모양의달집에불을붙여하늘로던지는것.적벽강에살고있는승천하지못한이무기의한을달래고각자의염원을비는행사다. 노루목적벽서쪽600m거리에자리한보산적벽은규모는작지만세월의풍파에깎이고파인모양새가신비롭다.벼랑끝에정자를세웠다.보산적벽이머리에이고있는망향정은댐건설후물에잠긴15개마을의실향민을위해세운정자다.그옆으로마을유래비를세워해마다구정과추석때망향제를지낸다. 망향정을둘러친돌담위에올랐다.가파른산자락을이리저리굽이치는창랑천은이곳저곳에모래톱을만들었다.어떤것은꼭자라모양새다.태초부터하나였던풍경은보는이로하여금탄성을자아내게만드니예부터호남8경중하나로꼽힐만하다. 적벽하류동복호관리사무소아래에는만경대가있다.소동파의적벽부에나오는‘만경창파(萬頃蒼波)’에서이름을따온이곳은현재군부대유격장으로사용하고있다. 동복호상류창랑적벽과물염적벽은노루목적벽의규모만못하다.하지만태곳적비경을코앞에서손쉽게볼수있는게장점. 창랑천물줄기와어우러진적벽의수려한풍광은화순의정자문화와무관하지않다.‘물좋은곳’에는으레정자가들어서기마련.보산적벽에는송석정과망미정,망향정(작은사진)등3개의정자가있다. 강가의기암괴석과소나무에둘러싸인송석정은최근에지어졌지만풍광이기막히다.판소리‘적벽가’를내건정자는손을뻗으면동복호의청정수가닿을정도.망향정아래에터를잡은망미정은인조14년의병을일으켰던유학자정지준이1646년에정자를짓고은거한것으로전해진다.동복8경중제2경에속하는망미정은김대중전대통령이현판을썼다.노루목적벽을가장가까운곳에서볼수있는정자다.물염적벽건너편에도여지없이정자를세웠다.노루목적벽상류3㎞지점에자리잡은물염정은물염송정순이동복현감을지낸부친송구를위해16세기중엽에지은것으로전해진다.김삿갓이수시로올라시문을즐겼다는정자다.병풍처럼둘러친기암괴석과노송,계곡과단애의운치는한폭의수묵화를보는듯더할것도뺄것도없다. ‘산태극수태극밀고당기며/유리궁수정궁눈이부신데/오색이떠오르는적벽강물에/옷빠는저새아씨선녀아닌가’.노산이은상선생은자신의시를통해적벽을‘선계(仙界)’에비유했다.댐이없던그옛날창랑천에배를띄워적벽의비경을둘러보던뱃놀이가눈앞에아련하다. 자료출처:sportskhan.
적벽(赤壁).옹성산(해발572.8m)자락을둘러친절벽이다.전라남도화순땅에있다.붉은때깔의절벽은그길이가무려7㎞에이른다.선경에빠진듯착각을불러일으키는비경은가히소동파의적벽부와견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