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마을중앙을가로지르는양천강
-종이배의기억-
사람들이태어나살다보면꼭잊히지않는기억들이한두가지는있을듯한데,나의기억중한가지를
이야기해보고자한다.
지금쓰는이야기는다섯살때정도의기억인데좀우습지만술에취해서물에빠진일이라오십녀년전의
일이지만그기억은좀처럼사라지지않아서소개해보고싶다.
내가태어나자란고향은지리산먼발치의전형적인농촌마을이다.중학교뒤편으로는해발1108미터의
황매산이자리한그야말로촌구석인데그래도면소재지인지라500여호가옹기종기모여살고있는
제법큰도읍지인지라두메산골은면하고있어서오리지널촌구석은아니라고봐도될성싶다.
그시절시골아이들의주요놀이는머스마들은전쟁놀이아니면종이배띄우기를,가시나들은고무줄놀이가
거의대부분이었는데나는이날도종이배를띄우며놀다가물에빠진생쥐꼴이되어서웃음거리가되었다.
우리집은종갓집이라농번기(농사일이바쁜시기)를제외하고는늘일가.친척등의손님들이많이
오가는편이다.손님뿐아니라이웃사촌의왕래도많은편이어서늘사람들로붐빈다고이해하면될듯..
내가물에빠진이날은초등학교교사로재직중인집안아저씨가찾아와서어머니께서주안상을대접하고
있었는데나도그옆에앉아있게되었다.
통상시골에서형제가여럿이면(형제3남1녀중내가남자막내임)형들은밖에나가놀게하고막내는옆에
두게하므로그날도옆에앉아놀고있는데술좋아하는이아저씨가장난삼아나에게소주를한잔주었는데,
물론나는술인줄도모르고사이다정도로생각하고그냥원샷으로마셔버렸는데맛이약간달기는했으나
쓴맛이받치긴해도그냥그러려니하고앉아있었다.ㅎㅎ,
잠시후에동네꼬맹이들이와서종이배띄우러가자고하기에따라나서서마을앞을휘돌아가는빨래터가
있는도랑(농수로임)에종이배를띄우고서는떠내려가는종이배를따라가다가동네어귀(들판이시작되는곳)에
다다랐을즈음에는이상하게어지럽고몸중심이잡히지않아서물에자꾸빠지게되어’어,왜이렇지’하면서
중심을잡으려고버둥거렸지만그럴수록계속도랑물에빠지는지라결국은물에홀라당빠져서생쥐꼴을
면치못하게되었다.
때는늦가을이었는데물이제법차가워서입술이파래져서터덜터덜집으로가고있는데,아이중하나가
우리집에가서어머니한테
‘아지매,현수가물에자꾸빠져예’
하는소리를듣고나오시다가나를보고서는
‘아이고이눔의자식꼬라지가이기뭐꼬!’
하면서나를끌어안아주시던기억이지금도생생하다.
아무것도모르고들이킨소주한잔이심하게취하긴했어도물에계속빠지다보니까술이깬듯했지만
정신이몽롱하여깊은잠에빠져들었든그기억은영원히잊혀지지않을듯하다.
그시절흑백사진,이사진은나에게술을준그아저씨께서물에빠진이야기를듣고웃으시며옷을한벌
사주시며입히고서는사진관을운영하는친척아저씨를불러서찍어준사진이다.배경은마을앞을흐르는
강변인데,여름이면수영으로시간을보내는일이대부분이라지금도수영을즐겨하는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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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鄕愁)-정지용시
넓은벌동쪽끝으로
옛이야기지줄대는실개천이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황소가
해설피금빛게으른울음을우는곳
그곳이차마꿈엔들잊힐리야
질화로에재가식어지면
비인밭에밤바람소리말을달리고
엷은졸음에겨운늙으신아버지가
짚베게를돋아고이시는곳
그곳이차마꿈엔들잊힐리야
흙에서자란내마음
파아란하늘빛이그리워
함부로쏜화살을찾으러
풀섶이슬에함추름휘적시던곳
그곳이차마꿈엔들잊힐리야
전설바다에춤추는밤물결같은
검은귀밑머리날리는어린누이와
아무렇지도않고예쁠것도없는
사철발벗은아내가
따가운햇살을등에지고이삭줍던곳
그곳이차마꿈엔들잊힐리야
하늘에는성근별
알수도없는모래성으로발을옮기고
서리까마귀우지짖고지나가는초가지붕
흐릿한불빛에돌아앉아도란도란거리는곳
그곳이차마꿈엔들잊힐리야
음원출처: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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