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기자, K3 기관총을 직접 쏴보니…
女기자,K3기관총을직접쏴보니…

◆1초에20발,기관총을겨누다<1:20>

오후는분대공격훈련체험이다.40분가량떨어진육군부사관학교로갔다.오후첫훈련은사격이었다.“우리부대에서사격실력은나따라올자없었지.”지금껏만난예비역열중예닐곱은이렇게자랑했다.“사격훈련,너잘걸렸다.”고생각했다.누구보다잘해서그남자들코납작하게해주겠다며자신했다.

‘빵,빵,빵,빵’고막을흔드는총소리에절로어깨가들썩였다.“귀에서손떼!”라는교관의호통에기가더죽었다.실제총은처음본터라손에서식은땀만줄줄났다.

고소공포증도이기고레펠훈련도마쳤는데훈련을시작하고처음으로“안하면안될까요.”라는말이나도모르게튀어나왔다.오락실총싸움정도로생각했는데실제무기를보니뒷걸음질치게됐다.

이런기회는돈주고도못산다는선배기자의말이마음을움직였다.돈이문제가아니라,여기서뒷걸음질치면두고두고후회할것같았다.

K3라는기관총을어깨에지지하고바닥에납작하게엎드렸다.교관에게자세하게설명을듣고방아쇠를당겼다.타르르….놀라운위력이었다.2초도안되어장전한20발이속사포처럼튕겨나갔다.참았던숨이터져나왔다.

사격보다더중요한게무엇일까.정답은탄피줍기다.20발을쐈으면단한발도남기지않고탄피를주어야한다.탄피한발이사라졌다면그날은부대에‘비상’걸린다.“탄피하나를잃어버리면목숨을잃는것과같다.”고교관은강조하고또강조했다.

이날밤기자는악몽을꿨다.사라진탄피세발을찾아산을넘고바다를건넜다.

◆훈련의하이라이트,분대공격훈련<2:30>

“2번분대원북한군이쫓아오는데도그러고있을것입니까.”또호통이다.하루종일혼났더니이제는교관의빨간모자만봐도소름이돋을정도다.오전에받은유격훈련에서83번후보생으로불렸다면오후에받은분대공격훈련에서는2번분대원이었다.

가짜수류탄을‘건빵주머니’에넣고공포탄이든총을어깨에멨다.얼굴에위장크림을바르고군모에밤나무가지를꽂으니실제전투에임한다는비장함이몸에흘렀다.게다가기자는체험이지만다른분대원에게는진짜훈련이기에피해를줄수없었다.

“몸을숨기라.”는분대장의명령에따라포복을하고“9시방향에있는북한군을공격하라.”는지시가떨어져뛰어가는데도번번이제일늦었다.

엄지발가락에잡힌물집이터졌고입안에마른침이끓어올랐다.인간한계에부딪힌다는것은이런걸두고이야기하는거란생각이절로들었다.

◆한계를극복하는군대훈련,이것이참맛<5:30>

서쪽하늘로해가넘어가서야훈련의끝이보였다.“이제끝이다.”는해방감보다는오늘겪은이이야기를어떻게기사로풀어낼까겁부터났다.

그만큼하루가길었고,겪은일이너무나도많았다.남자들이제대하고몇년이흘러도군대이야기를하는지그이유가짐작이갔다.

“충성!”교관에게경례를하는것을끝으로기나긴훈련이마무리됐다.후보생들과10분간꿀같은휴식시간이주어졌다.옆에있는여자후보생에게물었다.“대체이고생을왜사서하세요?”기자의철없는질문에여군은“고된훈련을받으면서나의한계를극복하는거예요.이런훈련안해본사람은모르죠.”라고자신있게대답했다.

그녀의말을들으니이해할것같다.극한상황을극복하고두려움을뛰어넘는것그것이바로훈련의참맛이아닐까.

두고온사람들이보고싶지않냐는물음에누구하나선뜻나서지않았다.옆에있는남군에게슬쩍재차물었더니“왜아니겠어요.요즘에는눈뜰때마다부모님이보고싶어요.고된몸을뉘일때면저도모르게눈물이나고그래요.”라며공허한미소를지었다.서울로돌아오는차안에서이말이한동안가슴을울렸다.

비록하루라는짧은훈련이었으나그들의땀과웃음그리고애환을엿볼수있는뜻깊은시간이었다.

”묵묵히나라를지키는68만군인이여,모두힘내시라!”

전북익산=강경윤기자newsluv@seoul.co.kr

사진=최영진군사전문기자zerojin2@seoul.co.kr

동영상=김상인VJbowwow@seoul.co.kr

기사일자:200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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