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싫어서 떠났던 그녀, 박정희를 뛰어넘다

박정희가싫어서떠났던그녀,박정희를뛰어넘다
  • 김기철기자kichul@chosun.com기자의다른기사보기
  • 입력:2009.10.2023:14/수정:2009.10.2103:01

    김형아호주국립대교수는“박정희가‘할수있다’는자신감을국민에게불어넣은것은산업화뿐아니라민주화를이루는데도기여했다”고말했다./채승우기자rainman@chosun.com

    朴대통령30주기학술회의참가
    김형아호주국립대교수
    "70년대새마을운동이한국인국민성바꿔…
    경제기적원동력돼"

    19일연세대에서열린박정희대통령30주기국제학술회의에서가장논쟁적발표를했던학자는김형아(59)호주국립대교수다.김교수는이날"박정희대통령이주도한새마을운동이한국인의국민성을바꿨고,경제기적의원동력이됐다"고발표했다.일부진보학자들에의해박정희정권의국민통제수단쯤으로비판받아온새마을운동이오늘의대한민국을만든원천이라는주장이었다.

    김교수는2005년에출간한《유신과중화학공업―박정희의양날의선택》(일조각)에서도"박대통령의중화학공업추진과유신체제는한쪽없이는나머지한쪽도존립할수없는’양날의칼’이었다"면서"유신이라는독재체제가없었으면경제성장은이뤄질수없었다"는주장을폈다.유신체제를합리화하는듯한그의주장은당시에도논란거리가됐다.

    1974년유신체제를견딜수없어혼자호주로떠났다는김교수가무엇때문에’박정희시대’를변호하고나섰을까.학술회의를마친20일오후김교수를만났다.

    ―박정희대통령과유신체제가싫어서한국을떠났던사람이유신과새마을운동을옹호하다니,아이러니다.

    "박정희가싫어서한국을떠난것은사실이고,지금도박정희개인을좋아하지는않는다.그러나박정희시대를연구하다보니,좋든싫든사실을인정하지않을수없었다."

    ―박정희대통령이새마을운동으로한국인의국민성을바꿨다는주장은도발적이다.

    "박정희시대이전,한국인은게으르고,의타적이고,수동적이라는인식을스스로했고’엽전”짚신’이라고자신을비하했다.장준하·함석헌·한태연같은지식인들도국민성을개조해야한다고주장했다.박정희는국가건설(NationBuilding)을하려면,국민성을바꿔야한다고생각했다.1970년대새마을운동을통해’할수있다”하면된다’는캠페인을일으킨것은그때문이다.박정희는국민에게자신감과불굴의의지를불어넣었다.경제기적은여기에서출발했다."

    ―지금40~50대에게새마을운동은’새벽종이울렸네’로시작하는새마을노래와억지로끌려나온조기청소정도로기억된다.위로부터강제된운동이라며염증을느끼는이들도많다.

    "새마을운동에는흔히역사가그렇듯양면성이있다.일부지식인은나쁜점만부각시킨다.새마을운동은초기에는국가가주도했지만,대중들이초가집이바뀌고마을길이뚫리는것을보면서신바람이나서참여했다.박정희는보다나은삶을꿈꿨던대중들의마음에불을지핀것이다."

    ―박정희시대산업화의공로는평가받을만하지만독재는잘못된것아닌가.

    "한국학자들이유신과경제성장을따로보는데,결국이둘은’양날의칼’이다.누이가공장에가서받은월급으로대학공부를마치고성공한뒤,부모에게왜누이를공장에보냈느냐고대드는것과비슷하다.현실의이면을보지않거나,무시하면안된다."

    ―민주주의를하면서도산업화를이룰수있었다는주장도있다.

    "매우이상적이고비현실적인주장이다.어느나라도희생을치르지않고산업화를이룬나라는없었다.박정희의리더십은전체적으로평가할때,과오보다는성과가컸다."

    ―박정희대통령을어떻게평가하는가.

    "박정희의과오를미화해서는안되지만,그는국가지도자로서책임을다했다.산업화된국가를만드는것이그의책임이었다.일부지식인들은경쟁지상주의,지나친개인주의가박정희개발독재의후유증이라고비판한다.그러나30년전에죽은박정희에게모든책임을돌리는것은공정하지않다.박정희를지지하든,반대하든이젠그를놓아주어야한다."

    박정희사후30년…이제그를역사화하자

    과학계박정희전대통령기념관건립 과학계가중심이된과학대통령박정희기념관건립은경제업적에비해상대적으로덜알려진박전대통령의과학기술업적을새롭게부각시킬것으로보여관심을모으고있다.

    과학계에서’과학대통령’으로서박전대통령의업적은더이상논할가치가없을정도로하나의명백한‘사실’(fact)이자’상수’(constant)로통한다.

    2002년한국대통령평가위원회가분야별역대대통령평가에서박정희전대통령은경제발전분야를비롯해교육과학분야에서1위를차지했음은물론이고,더욱이과학전문가들사이에서는비교할수없을정도로월등히높은점수를받았다.

    한예로1908년출생으로과학기술계대표적원로였던김동일전서울대공대학장은작고한달전인98년6월출판한회고록’나의걸어온길,구순(九旬)을맞이하여’에서“박전대통령의신념은혁명직후제정된제3공화국헌법에전례없이과학기술진흥이란조문이신설,삽입되었다는사실에서엿볼수있다”고높이평가했다.

    그는특히“과학기술조항은기초위원의초안에는들어있지않았던것인데대통령의특명에의해삽입하기로결정을보았다”며과학기술에대한박전대통령의식견과포부를인정했다.

    박전대통령의과학입국에대한신념은1962년경제개발5개년계획과같은축을이룬과학기술개발5개년계획수립으로이어졌다.

    박전대통령은’신념과결단,치밀한과학기술진흥계획’에입각해한국과학기술의산실인KIST를1966년설립했고,곧이어1967년당시개도국최초로과학기술전담부서(과학기술처)를신설했다.

    박전대통령은’밀가루한포대’가아쉬웠던시절이었음에도불구과학기술입국의기치를내걸고미국의막대한원조를KIST설립으로돌렸고,이후KIST는낙후된한국의과학기술을선진국수준으로끌어올리며눈부신경제발전을이룩하는데견인차역할을했다.70년대에는’전국민의과학화운동’을제창하며대덕연구단지건설등을주도했다.

    이와관련,한홍택KIST원장은“먹고살기도어려운데먼미래를보고과학기술에투자한다는것은지도자로서대단히어려운결단이었을것”이라며“박전대통령은KIST설립자이자대덕연구단지조성등우리나라근대과학기술체계를훌륭하게구축한과학기술대통령”이라고말했다.

    기념사업을주도하고있는박원훈KIST연우회장은“기념관건립은단지박전대통령에대한향수때문이아니다”며“과학기술의중요성에대한한국가지도자의정확한인식이얼마나국가발전에기여했는지,이공계를기피하는현세태에서살아있는교육현장을역할을할수있을것”이라고그의미를설명했다.

    그는또“우리동문회가’KIST출신의연구하는친구들’이란뜻을갖는법인체’KIST연우회’로공식발족한만큼전회원들이나서기념관건립에힘을보탤것”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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