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열풍이불고있다.최근백화점주류매장에서는월별막걸리매출이수입맥주판매량을앞질렀다.막걸리의인기는알코올도수가낮고유산균이많아건강에좋다는인식이확산되면서부터다.게다가저렴한가격은막걸리가농민의땀과갈증을덜어주는‘농주(農酒)’에서온국민의사랑을받는‘민주(民酒)’로거듭날수있도록한몫하고있다.그중산성막걸리는500년넘도록누룩을발효시키는전통제조방식을고수하고있다.우리나라200여민속·토속주가운데1979년‘민속주1호’로등록된술이기도하다. 깊은산속막걸리,500년세월을뛰어넘은맛 금정산자락에위치한산성마을은500년이상전통방식으로누룩을빚어왔다.(이다일기자)
처음누룩이마을에등장한것은조선초금정산자락화전민들이생계수단으로빚기시작한때부터다.범어사승려도누룩을빚어생계를꾸렸다는말이있을정도로마을주민은농사대신술을빚어생계를이어왔다.산성막걸리가알려지게된것은동래산성을축성하던즈음이다.산성을쌓기위해각지역에서온인부들은이곳에서먹어본막걸리에반해고향에가서도그맛을잊지못했다.전국적으로‘산성막걸리’를찾는손길이많아진이유다.
동래산성막걸리가민속주1호가되기까지
산성마을누룩방에서피자크기만한누룩이발효되고있다.(이다일기자)
1960년주세법으로누룩제조를금지한이후산성막걸리는마을사람끼리만만들어마시는것으로명맥을이어갔다.5.16군사쿠데타전부산군수사령관이던박정희전대통령은산성막걸리를즐겨찾았다.79년부산에순시차내려온박전대통령은산성막걸리가‘사라질위기’에처한것을알게된다.그리고바로‘산성막걸리’를살리기위해민속주1호로지정하기에이른다.마을사람들은“박정희대통령이후로우리마을누룩을훔쳐가는사람도없고,가짜를가져와서산성막걸리라하지도않더라고요.오로지우리마을에서만민속주1호가나옵니다”라고자랑스럽게이야기한다. 대대로이어온누룩방,산성막걸리의힘 산성막걸리산증인산골에위치한산성마을은예로부터농사대신술빚는것으로생계를이어왔다고한다.마을경로당에서는(왼쪽부터)임명자(85),전남서(78),이복녀(76),오명자(69)할머니가마늘을까면서이야기꽃을피우고있었다.“시집오니까온통마을이막걸리를빚고있었지.그때누룩빚는거배워서요즘에도매일아침누룩을빚고있어.그거다옛날누룩방에서그대로발효시키고”라며8대째막걸리를빚고있는전남서할머니가생생한이야기를들려준다.(이다일기자)
현재부산시금정구금성동산성마을에는600여가구1400명의주민이산다.누룩을빚던어르신들은대부분세상을뜨고마을에서는5~6명이직접옛방식으로누룩을빚는다.하지만몇백년동안누룩방에누룩을비운적이없듯이마을식당들은하나같이산성막걸리를내놓는다.15년전부터는막걸리에곁들이는‘염소불고기’까지마을의대표자랑거리가됐다.마을사람들은“산성막걸리를맛보러오는일본손님도끊이질않아요.요근래에는대기업에서누룩방을보고는상품화하고싶다고난리인걸요”라며막걸리인기에대해늘어놓는다.유청길대표는“어렸을때는부모님이이렇게산골에사는게원망스러웠는데지금은오히려자랑스럽습니다.공기좋고물맑고수려한산세에몇백년을내려온누룩까지.막걸리역사가곧마을의미래를이끌고있어요”라고말한다. 〈경향닷컴이윤정기자yyj@kh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