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 수목원
백목련과자목련만알던사람이천리포수목원에오면처음보는목련에눈이휘둥그레지기마련이다.연지색이나노란색꽃을매단목련이있는가하면,겹꽃이피거나버드나무처럼가지가늘어진것,만개해도오므린봉오리형태를간직하는것등….

국제목련학회총회를통해진가를인정받다

세계최고수준인약430개품종의목련이앞다투어꽃망울을터뜨리고있는천리포수목원을찾았다.밀러가든들머리에서주먹보다큰연분홍꽃을매단‘밀키웨이’가방문객을맞는다.뉴질랜드에서중국원산의목련을교배해만든품종이다.연못가로내려가면‘벌컨’이탐방객의인기를독차지했다.‘밀키웨이’와사촌간이지만짙은적색의꽃이화사하다.자목련보다색깔이진하고꽃잎앞뒤의빛깔이같은것이특징이다.김미정수목원코디네이터는“벌컨이필때쯤이면목련마니아들로부터개화여부를묻는전화가빗발친다”고말했다.

1만3천여종류의식물을보유하고있는천리포수목원의전경.전면의나무는진하고큰꽃이

피는벚나무의슈퍼바품종이다.

일반에공개되지는않지만목련만을위한별도의공간인목련원이생태교육관뒤에마련돼있다.엘리자베스품종이탐스런노란꽃을피우고있었다.수목원설립자인고민병갈(귀화전이름칼페리스밀러)이미국의이모를그리며심었다는글귀가팻말에적혀있다.옆에는국화처럼꽃잎이많은품종인‘파우더퍼프(분첩)’가흐드러지게피었다.민병갈이1973년황폐한모래언덕이던이곳에처음심었던나무가목련이었다.목련에반한그는이후사재를털어가며외국의식물원과양묘장,목련애호가로부터목련품종을수집했다.천리포수목원의목련은1997년국제목련학회총회를유치함으로써그진가를인정받았다.

400품종이상의목련을갖춘수목원은세계어디에도없다

이은복천리포수목원이사장(한서대명예교수)은“400품종이상의목련을갖춘수목원은세계어디에도없다”며“특정한식물군을집중적으로모아비교연구할수있는학술적의미가크고조경과원예에활용가능성이높다”고말했다.목련뿐아니라400여종류가있는호랑가시나무류도세계적으로유명하다.이밖에동백나무380여종류,무궁화250여종류,단풍나무200여종류등특정분야에다양성을집중시킨것이이수목원의강점으로꼽힌다.목련은생물다양성보전과관련해세계적인주목을받고있는식물이다.목련과식물은중생대백악기인9500만년전꽃피는식물가운데최초로지구에등장했다.꿀벌이출현하기전이어서,꽃가루받이를하는딱정벌레가손상을입히지않도록암술이단단하다.꽃잎과꽃받침의구분이어려운것도원시적속성의하나다.

400품종이상의목련을갖춘수목원은세계어디에도없다.

목련은대륙이동과조산운동,빙하기등지질학적사건을거치며살아남았다.전세계245종가운데3분의2가아시아에분포하는데,특히중국남부에40%이상이자란다.아메리카대륙에도일부분포하지만목련품종의대부분을개발한유럽에는자생종이없다.우리나라의자생종은한라산에만있는목련과높은산에자라는함박꽃나무(산목련)2종이고,흔히재배하는백목련과자목련은중국원산이다.국제식물원보존기구(BGCI)는2007년보고서를통해전세계목련의절반이상이야생상태에서멸종위기에놓여있다고밝혔다.목련은원예종일뿐아니라지역사회의목재,식량,의약품원료이자생태계건강을가리키는지표종이기도하다.식물원이목련의유전자원보존과증식,이용에나선이유이기도하다.

멸종위기종5종의서식지외보전기관

환경부는2006년천리포수목원을가시연꽃,노랑무늬붓꽃,망개나무,매화마름,미선나무등멸종위기종5종의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지정했다.마침농약과기계를쓰지않는전통영농을하는수목원내논에서매화마름이꽃을피웠다.매화마름은모내기철에개화한다.하지만논을가는과정에서허리가여러토막으로잘리더라도속이비어있는줄기가물에떠꽃을계속피우고마디마다뿌리를내민다.제초제를뿌리지않는다면매화마름이억센생명력을이어갈수있음을천리포수목원은입증하고있다.또다른보호종인가시연꽃에대해서는생활사규명이한창이다.1994년홍성역재방죽에서씨앗을받아온가시연꽃이연못바닥에서싹이터열매를맺기까지를꼼꼼히연구하는중이다.종자가물위를떠다닌다는사실을밝혀낸것은성과로꼽힌다.열매에서빠져나온씨앗을감싼투명하고미끌미끌한표피는종자가물에떠멀리이동할수있게해준다.물고기나곤충이표피를뜯어먹어부력을잃은종자는연못바닥에안착해이듬해싹을틔우게된다.

이연구를맡고있는남수환(교육팀)씨는“멸종위기종복원은생태적특성을정확히알고난뒤에해야한다”고말했다.천리포수목원은수집한식물이언제어디서왔고어디에심었는지등을꼼꼼하게기록하고관리하기로유명하다.1974년부터백엽상을설치해온도,습도,풍향,풍속,강우량등을기록한것은국립수목원에도없는자료이다.1981년5월27일기록한카드에는고이영로박사가오대산에서채집한노랑무늬붓꽃을밸리베드에심었다고적혀있다.이런자료는기후변화로인한개화시기의변화를연구하거나,멸종위기종을증식해복원할기초자료가된다.

금단의정원공개1년

2009년3월일반에공개되기전천리포수목원의별명은‘신의비밀정원’이었다.허락을받은식물연구자나후원회원만이출입할수있었다.연간1만3천명정도이던방문객수는지난1년2개월동안19만명으로늘었다.천리포수목원의변신이진행중이다.천리포수목원을지켜온것은“수목원의주인은사람이아닌나무”라던설립자의유별난나무사랑이었다.미해군장교로1945년한국에첫발을디딘24살의칼페리스밀러는인심과풍광에이끌려이땅에뿌리를내리기로마음먹었다.

1만3천여종류의식물을보유한천리포수목원전경.지난해부터일반에게개방하고있다.

한국은행에근무하던1962년가난한농민의땅2천평을사달라는부탁을외면하지못하면서수목원터구입이시작됐다.소문을듣고너도나도땅을팔려했다.그는1970년본격적으로수목원조성에나섰고,1979년엔민병갈이란이름으로한국귀화1호미국인이됐다.그는서울에서주식투자로번돈을모두수목원에쏟아부었다.해마다한두번씩미국의묘목경매에참여해돈을아끼지않고신품종을사들였다.그러나1997년외환위기이후수목원은재정난에시달렸다.2002년민원장의타계이후에도재정적어려움이계속돼직원들월급도못줄형편에이르자마침내2008년일반개방을결정하게된다.

이보식신임원장(전산림청장)은“꽃한송이가밟히면열송이를심겠다”고선언했다.개방에따른훼손을적극적인관리로막겠다는것이다.새직원을뽑고연간1억원이드는묘목구입을재개했다.정부와지자체의지원도따냈다.이원장은“겨우내꽃을매다는가을벚꽃등묘목10만그루를양묘해태안지역의조경용으로공급할예정”이라며“국민의재산인수목원을활용해지역사회에기여하겠다”고말했다.그러나40여년만에빗장이풀리자탐방객은성수기때하루3천명에이른다.이들이수목원을밟고다니고,개중에는희귀종을채취해가는사람도있어,개방후유증을어떻게막을지가앞으로의과제로남았다.


주소:충청남도태안군소원면의항리875번지

관람시간:09시~17시(하절기),09시~16시(동절기)

휴관일:설·추석연휴

관람료:홈페이지참조

전화번호:041-672-9962

홈페이지:http://www.chollipo.org

글·사진조홍섭환경전문기자/ecothink@hani.co.kr
현<한겨레>환경전문기자로,EBS[하나뿐인지구]진행(2005년)[환경과생명의수수께끼]
[프랑켄슈타인인가멋진신세계인가]등저술/홈페이지물바람숲http://ecotopia.hani.co.kr/

자료출처:naver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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