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의 추억

좀오래된이야기이지만잘잊혀지지않고강변을거닐면떠오르는그시절추억거리인지라

소개해볼까한다.

때는무더운어느여름날,약3년간의군생활을마감하고다소들뜬기분으로사회에다시나와서

약간여유를가지며쉬면서지내다가여름을맞이하게되었는데,지리산부근산골동네이지만제법큰강을

마을양쪽으로끼고있는,그러니까두메산골은아니고약5백여호가옹기종기모여사는면소재지이므로

전형적인농촌마을로이해하면될것같다.

그시절(80년대초)여름은지구온난화라는용어도없었지만아주무더운여름날씨가계속되어젊은이들은

강가에텐트를쳐놓고지내는수밖에없을정도였다.

그날도비슷한시기에제대한친구와둘이서물놀이를하면서시간을보내고있었는데,물속에서

한참있다가나와보니우리가쳐놓은그늘막텐트밑에처음보는,그야말로생뚱맞게도젊은여자들이다섯명

씩이나앉아있는것이아닌가?

처음에는아이고이게웬떡인가싶었지만,행색을훝어보니아가씨두명과아줌마(?)둘에여자꼬맹이까지

다섯명이나되는지라친구와둘이서는감당하기도벅찰것같다는생각이들자난감해지기도했고또

시골촌놈이도회지냄새를풍기는아리따운(?)젊은여인들을감당할재간도기본적으로없었지만그렇다고

속된말로호박이덩굴째굴러들어왔는데마다할수는없는노릇이어서약간더듬거리는목소리로"아가씨들

왜남의자리에앉아있소"하고무뚝뚝하게한마디했더니,그중의연장자로보이는여자가이곳에처음와서

잘몰라서그러는데좀앉아쉬면안되겠느냐고코맹맹이소리로대꾸를하는지라짐짓인심쓰는체하며

그러라고하니하이톤으로시끄럽게웃으면서고맙다고해서같이시간을보내기로했다.

그리고친구와둘이서물속으로가서어떻게해야재미있게놀까를궁리해보았지만별뾰족한수가나올리도

없어서그냥수영이나하고있는데,부산에서왔다는이여인들이비키니수영복과핫팬티차림으로물속으로

와서는수영좀가르켜달라고하는데,시골강변에서다큰처녀들이수영복을입고물에들어서니옆에

같이물놀이를하던동네사람들과꼬맹이들이방송이나영화에서만보던진귀한풍경에전부놀라서쳐다보는

형국이되어서쫌쪽팔리기도했지만군인정신이그대로남아있는배짱으로수영강사를하면서시간을

보내게되었는데,

그러다가문제는그날밤에일어났다.

수영복입은예쁜여자들이강에서물놀이를하고있다는소문이퍼졌는지오후늦게부터동네젊은이들이

떼거리로몰려와서조용한시골강변은그야말로소란스럽게되었는데처음에는다들눈치만보다가술이몇잔씩

돌아가자시골머스마들이어찌해볼심산으로치근덕거리는걸친구와두놈이서말리느라애를먹다가,

꾀를내어서강변에서수십미터떨어진버드나무숲에텐트를하나쳐놓고그곳으로피신(?)시킨후

처음텐트있는곳으로와서는그여자들떠나갔다고그짓말을하고서머스마들끼리(동네선후배들임)끼리한참

시간을보내다가헤어지고나서친구와둘이피신한텐트로가서시간을보낸일이좀처럼잊혀지지않는다.

그리고는2박3일을그녀들과함께보냈는데낮에는수영교습으로밤에는통기타반주로돌아가며노래를

부르면서밤을지샐정도로허물없는사이가되었으나헤어질때까지서로의이름도모르고지낸것이이상할

정도였다.그때는휴대폰도없었지만연락처도서로묻지않았고,그냥조용한시골강변에서때마침떠오른

보름달의낭만에빠져서였는지는모르지만’달맞이꽃’이라는노래를열창했던기억은지금도또렸하다.

그녀들이이글을본다면(볼리도없겠지만)좋은추억거리로회상할수도있을것이며그녀들또한중년이

되어서젊은시절을그리워하고있을지도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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