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있는 여자

[이사람]김수영“꿈이뭔지모르겠다고요?제가보여드릴게요”

글강석봉기자·사진서성일기자

ㆍ“머리로꿔가늠할수없는꿈,발로뛰어가능케하는힘”
ㆍDream83를차곡차곡채워가는‘꿈종결자’김수영

김수영씨(30)는‘꿈전도사’라할만한다.방황과좌절에서헤어나지못했던여수시골촌뜨기소녀가골드만삭스,로열더치셸같은내로라는세계적인기업이력을갖게된것도꿈을믿었기에가능했다.

“꿈은방황과세상에대한증오로가득했던내인생을바꿔놓았다.”
이것이그녀가세상사람들에던지는꿈에대한확신에찬한마디다.

김씨는1999년KBS1<도전!골든벨>에서실업계고교생으로는처음으로골든벨을울려‘골든벨소녀’라는별명을얻으면서스타가됐다.2010년출간한자전에세이‘멈추지마,다시꿈부터써봐’는24쇄를돌파했으니베스트셀러작가이기도하다.

그런그녀가어느새‘서른잔치’를준비중이다.다니고있던영국계석유회사로열더치셸에18개월휴직계를던지고지난19일귀국했다.

“제꿈은사람들에게영감을주는겁니다.세상을돌며그들과만나고인터뷰를하면서꿈의증거를만들생각입니다.저로인해많은사람들이자신의꿈을찾고그꿈을이뤄행복한삶을산다면저의궁극적인꿈도이뤄지는셈이니까요.”

최근꿈을이루고자노력하는사람들에게5억원(1억원씩5명)의거금을지원하는‘조니워커킵워킹펀드’공모전에도전장을냈고,28일최종당선자로선정돼1억원을지원받게됐다.이를기금으로오는6월부터1년간영국런던을출발해한국까지육로여행을하며사람들을만날작정이다.더치셸에휴직계를내고한국행비행기를탄것도이때문이다.

김씨가꿈을목숨처럼생각하는이유는길지않으면서도,굴곡이많았던인생에꿈이터닝포인트가됐기때문이다.

책출간후수천명으로부터‘제꿈을모르겠다.돈·학벌·환경때문에이룰수없다’는이메일을받고답답함을누를수없었다.그들에게하나의해답이될까싶어또다시길위에나서기로결심한것이다.1년간여행을하면서그들에게지구상에존재하는수만가지꿈을보여주고,그꿈을이루며살아가는사람들의사연을보여주기위해서다.
17대1,여수‘촌년’주먹잔혹사,
김씨는어릴때어른들이대화중에‘개꿈’이라고말하는데서꿈이란낱말을처음들었다.그는처음에가난을불행이라여겼다.그가난이자신을한때사고뭉치로만들었다.

하루2시간버스타고여수까지통학하던초등학생수영은,어수선한시골버스속바지락망태를든시골할아버지·할머니와뒤엉켜상거지꼴이돼서야등교하곤했다.추레한몰골은그에게‘왕따’의멍에를씌웠고,여중생이돼서는돌이킬수없는사고뭉치가돼있었다.

“두번가출했는데,경찰에잡혀실패했어요.무용담처럼또다시가출했죠.3개월정도됐을까요,우상이던‘서태지와아이들’의‘컴백홈’소식을듣고집에돌아왔죠.”

하지만발랄한10대반란의뒤끝은길었다.‘꼬나본다’는이유로17대1의우격다짐도불사하던그녀는끝내중학교를그만뒀다.그런후시쳇말로1년을꿇어여수정보과학고에들어갔다.가출해있을때수많은촛불과함께불면의밤을지샜을어머니가떠올랐다.총에맞아죽은아들을부여잡고통곡하는팔레스타인아버지의모습을신문을통해보고는머리를망치로맞은기분이들었다.자신의모습이치기어린어리광에불과했다는사실에눈을뜬것이다.

문제아김수영은드디어책상머리에앉았다.그녀를아는모든사람들의비아냥섞인웃음을자아냈다.한번해보자고공부를시작했는데고교3년내내전교1등을놓치지않았다.

연세대영문과에합격했지만등록금이없었다.다행히“전국적으로학교망신시킬일있냐”는비난속에도<도전!골든벨>을유치한교장선생님덕에,우승상금과그외장학금으로세상에나갈밑천을마련할수있었다.
추억된150장의퇴짜이력서

미국의골드만삭스,영국의로열더치셸로이어지는그녀의글로벌기업이력은‘넝쿨째굴러온호박’이아니다.2005년골드만삭스입사전,국내기업50여군데로부터불합격통보를받았다.로열더치셸입사는100여군데의입사지원과수십번의인터뷰끝에가능했다.골드만삭스에입사하고나서뜻하지않게암세포가발견됐다.25살청춘에게가혹한형벌이었지만불행중다행으로완쾌됐다.

골드만삭스에서는9개월근무했다.예비펀드매니저로수백억원을쥐락펴락하던그녀가회사에과감하게사표를던졌다.2006년로열더치셸입사는또하나의전환점이됐다.

2005년세운73개의꿈중최근6년간뮤지컬배우되기,벨리댄스공연,라틴아메리카여행,부모님집지어드리기등35개의꿈을이뤘거나이뤄가고있다.최근에는83가지로꿈이늘었다.

“2015년에결혼을목표로하고있어요.꿈리스트라고대단한것만있는건아니예요.평생50㎏을유지하며10살이상어려보이겠다는꿈도있어요.인도발리우드영화에도출연하고싶구요.”

김씨는죽어서도꿈을꾸려한다.빼곡한꿈리스트아랫부분에‘사망후’란전제로장기기증과전재산기증이명기돼있다.기자는그순간가늠하기힘든그녀의꿈크기에압도되고말았다.그녀의장롱속엔명품하나없지만,그녀의인생은누가뭐라해도명품이다.

‘골든벨소녀’김수영은중학교시절누구를만나건싸움질이었다.공부가될리없었다.중학중퇴와재입학,미래는깜깜했다.상고입학후인생설계를위한자기만의‘꿈’을꾸기시작하면서빛을찾았다.연세대영문과졸업후,골드만삭스와로열더치셸로이어지는이력서는꿈을가졌기에가능했다.꿈리스트에83가지의목록이빼곡히적혀있다.그중에는2015년에는결혼하는것과사후에장기기증이라는아름다운꿈도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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