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영혼(靈魂)
꼭10년전이맘때-2002년6월29일,나는도쿄나리타공항에내리자마자엄청난뉴스에접하면서다시서울로돌아가야하는건아닌지심각한고민에빠졌다.
비행기에있는동안까맣게몰랐던뉴스-북한경비정이서해연평도서쪽해상에서해군고속정참수리호를공격해6명의국군이목숨을잃고19명이부상을입었다!
일본전역이전쟁공황에빠져들고있었다.다음날요코하마에서열리는한일월드컵결승전겸폐막식을앞두고있었기때문.당장돌아갈비행기도없었다.
결승전을내눈으로봐야겠다는욕심때문에하필대한민국안보가위기에빠진상황에서,왜내가여기에있나하는자책감을갖고요코하마경기장으로가관중속에섞였다.
그런데?스타디움전광판에대통령김대중과부인이희호부부가나란히귀빈석에앉아있는모습이선명하게나타나고있는것아닌가!
주체할수없는충격!이상황에서?그리고이런대통령을갖고있는국가의국민이라는게너무부끄럽고,한스럽고.
명색이제나라의안보를책임지고있다는국군통수권자가제나라장병들이죽어나가는참혹한상황에서저자리에앉아있는대통령.
김정일에게돈퍼다줘노벨평화상을받았고,제나라군대가몰사당해도자신이한반도평화의구세주라는이미지를관리하기위해시치미뚝떼고특별기타고일본으로날아온DJ.
난그자리에서결심하고,결심했다.내가지상(地上)에서사라지는마지막순간까지DJ를대한민국대통령으로결코인정하는일은없을것이리라!결코!
귀국한다음날-6월31일,순국장병들의합동장례식은삼일장으로치러졌다.대통령김대중,국무총리이한동,국방장관김동신누구도장례식에참석하지않았다.
DJ정권시절국가정보원장,통일부장관,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를지내며햇볕정책을추진했던임동원,그는6월4일<조선일보>와의전화통화에서영결식에대통령과군수뇌가참석하지않은이유에대해“당시우리해군이(작전)통제선을넘어간잘못이있다”고말했다.
이들의이름은금석(金石)에깊이새겨역사속에묻어놓아야한다.
1976년8월18일,북한군이판문점에서시야를가리는미루나무를제거하던미군장교2명을도끼와몽둥이로무참히살해한판문점도끼만행사건.
박정희대통령은주한미군에게말한다.
미군이아니라우리대한민국국군이미루나무를반드시베어내겠다.
한미양국은만약북한이저항하면신의주까지치고올라갈작전계획까지준비하고있었다.
박정희는3군사관학교졸업식에나가“미친개는몽둥이가약이다”고외친다.
한반도가제2의전쟁에빠져들수있는순간들.
드디어미루나무제거작업시작!
박정희는청와대집무실에철모와군화를갖다놓고사태를예의주시하고있었다.
만약북한이또도발하면대한민국대통령인내가철모쓰고군화신고전쟁을진두지휘하리라!
얼마전에작고하신박대통령시절민정수석비서관박승규선생으로부터들은증언.
사건발생이틀만에김일성은유엔사령부에사과하고야만다.
대통령에겐영혼(靈魂)이있어야한다.
그영혼이란?국가다.
그게있어야국민을감동시켜하나로단결시킬수있다.
언론인류근일선생은서울대정치학과재학중이던1961년4월남북학생회담을제안했다가5·16직후박정희의혁명재판소에의해징역15년을선고받고7년6개월간형무소에서청춘을보냈고,
신문사현역논설위원으로활동하다가민청학련사건으로20년10개월을선고받고형무소에서또10개월을보냈다.
모두합치면박정희정권18년동안무려8년4개월을형무소에서살았던류근일.
이게어찌간단한형벌인가!
그러나,류근일은1979년10월26일박정희가서거하자당시자신이살았던경기도부천시청에마련된박정희빈소를찾는다.
“박정희와화해하겠다.”
미뤄짐작컨대,박정희가국가에대해갖고있던영혼에대한감동?인정?
이런게심장속에서솟구쳐올라왔기때문에박정희와화해했을것이다.
두거인(巨人)의화해라고말하고싶다.
MB가집권하는동안가장가슴뭉클하게한감동적장면은62년만에하와이미공군기지를거쳐귀국하는6·25참전용사의유해를맞이하기위해서울공항에나가국방장관김관진과함께거수경례를하는모습-난군대갔다오지않은대통령에대해살짝용서하고싶은유혹을느꼈다.
MB는29일열리는제2연평해전10주년기념식에대한민국의종묘사직을지키는국군통수권자의자격으로무조건참석해야한다.
그자리에서모윤숙의시(時)‘국군은죽어서말한다’를낭송해야한다.
“산옆외따른골짝이에
혼자누워있는국군을본다
아무말아무움직임없이
하늘만향해눈을감은국군을본다.
…
가슴속에선아직더운피가뿜어나온다
장미냄새보다더짙은피의향기여!
엎드려그젊은주검을통곡하며
나는듣노라그대가주고간마지막말을.”
6·25를앞두고대한민국을지켜주신모든애국시민들에게이시를헌시(獻詩)하고자한다.
윤창중칼럼세상대표/정치평론가/전문화일보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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