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긴’공연차한국온아메리칸발레시어터발레리나서희]
ABT수석자리에선지1년…통보받는순간얼떨떨했는데군무중앙에서니가슴’뭉클’
의상·음악…최고대우받지만최고공연에대한부담감도커
"세상에공짜없다"절감했죠
지난해7월6일발레리나서희(27)가생애최고의순간을맞던순간,기자는우연히뉴욕에서그현장에있었다.세계최정상발레단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솔로이스트였던그는이날예술감독케빈매킨지로부터"수석무용수로승급됐다"는통보를받았다.수석무용수,그것도ABT의수석무용수는세계발레의꽃이다.그로부터1년,그의삶은어떻게달라졌을까.유니버설발레단의’오네긴’출연을위해잠시고국을찾은그를지난9일숙소인한호텔에서만났다.
◇"세상에공짜는없다"
"세상에공짜는없다는걸절감한1년이었어요.수석이되기전에는출근길에오늘뭘할지,퇴근길에는내일뭘해야나아질지를고민했어요.이젠24시간생각해요.수석의자리는책임이따르니까요."1년간홍콩,베이징,워싱턴,LA등뉴욕에언제있었나싶게바쁜공연일정을소화했다.
- 발레리나서희는무대에서나일상에서나변함없이차분해보인다.정작본인은“속에서는말도못하게끓어오른다”고했다./김연정객원기자
지난7일과8일그는사랑하는남자의마음을거부할수밖에없는’오네긴’의여주인공타티아나로무대에섰다.3막에서는오네긴을떠나보내는슬픔이가녀린어깨선을타고뚝뚝흘러내렸다.’잔인할정도로아름답고깊이있는타티아나’라는뉴욕타임스의평이절대과하지않음을보여준2시간이었다.
1년전수석통보를받던순간,서희는놀라울정도로차분했다."얼떨떨하고,실감이안난다"면서.그래서"언제실감을하게됐느냐"고물었더니"군무진(코르드발레,corpsdeballet)이만들어놓은긴줄사이로나올때"라고답했다."대부분의발레에서여주인공은군무진이늘어선줄사이로시선을한껏받으며등장해요.저도한때는그줄을만드는무용수였는데….군무진이만든줄사이로나가는여주인공을옆눈으로보기만하다,이제내가나가는사람이됐구나생각하니가슴이뭉클했어요."
- 발레‘오네긴’타티아나로열연하는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