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아버지

어제아버지의기제사를모시기위해서고향을찾았다.

입춘.경칩이지나서그런지완전히봄을느끼게하는화창한날씨여서이러다갑자기

여름날씨가기습하지않을까하는생각이들정도로포근함을느끼게할정도였다.

서울서내려오는여동생내외와큰조카와합류해서대전-통영고속도로를이용해서

이른시간에고향땅을밟았다.

실제기일은3.3일이나직장생활등을고려해서가까운토요일로앞당기거나연기해서

가족들의참여도를높이기위해서편법을쓰는것이다.

정월보름이지났으나달은여전히둥글다

전국각지에흩어져사는가족이다모이니대식구가된다.

이제3-4살이되는외손주들이떠드는통에정신이없지만조용한시골마을에생기가도는듯

이여겨져서좋았다.

장남인큰형님가족은1남3녀를두었는데여조카들은모두출가해서아이들과함께왔으며

장손인큰조카는제일늦게지난가을에결혼해서아이가없으니외손주판이된것이다.

제일큰외손주,카메라를들이대면모델포스가된다.ㅎㅎ,

나는어릴적부터아버지를좋아했다.

보통머스마들은엄마를좋아하는데,아들막내인나를챙겨줘서그런지모르지만

아버지와함께하는시간이많았었다.늘깨끗함을유지하는아버지의뜻을따라청소도자주

했으며(당시초가집으로마당엔늘검불이돌아다녔음)밥상머리교육도아버지몫이었으므로

함께하는시간이많은편이었다.

막내외손주,V그리는건애나어른이나똑같다.

교육의주된내용은음식은꼭꼭씹어서천천히먹고또,거짓말을하지말라는것이었는데

내가커가면서실천하려고노력하였으나,그런데한가지는문제가좀생기기도했다.

국가의부름을받고군에입대하면서문제가생겼는바,사단신병교육대(보병제39사단)에

입소하여첫식사를하면서밥상머리교육에문제가있음을깨달았다.

남자들은다들아시겠지만그당시(70년대)훈련소식사시간이겨우5분밖에되지않았으므로

천천히씹는것은거의불가능했으니밥을입에들어부어야식사가가능했고그로인하야

배를곯고변비까지생겨서일주일간대변을제대로보지못한기억이아직도생생하다.

냄새도지독하게향기로운퍼세식화장실에쪼그려앉아서끙끙대니그야말로똥꼬의아픔이

얼마나심했던지수십년이지난지금생각해도몸서리가쳐진다.ㅎㅎㅎ,

이둘은이종사촌간이다

그러나지금은식사시간이아주길어졌다.교육내용에충실하고자하는것도있지만

식사는천천히하는것이건강에도좋다고하므로..

형님이독실한카톨릭신자이므로제사나차례모두미사를드리고난후나머지가족과함께절을올린다

철없는꼬맹이들의장난은계속된다

아버지는무학이셨지만자식들로부터글을깨쳐서챍읽기를매우좋아하셨다.

술한잔기분좋게드시면소리내어책을읽으시거나노래를부르기도하셨는데어머니는

그걸싫어하는눈치셨지만,아버지의그런모습은세상을떠나실때까지계속이어졌다.

밤이가면새벽이오듯이시간은늘흐르므로사람에게죽음은필연이지만저세상에계신

아버지가그리운것은어쩔수없나보다.

동녘이어스름하게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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