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류사회에 한국식 ‘덤’에 맛, 친절, 스피드로 성공한 ‘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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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트럭들의 음식 행렬 속에 ‘밥차’를 운영하는 한승균(왼쪽), 이은경 부부가 자신들의 트럭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한국식 퓨전요리를 선보이며 짧은 기간에 푸드 트럭계의 무서운 강자로
떠오른 한인 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 여자프로골프(LPGA) 대회를 비롯해 와인 페스티벌 등 베이지역
유명 행사에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는 푸드 트럭 ‘밥차’(BobCha).
이 트럭 앞에는 언제나 그렇듯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2013년 3월 문을 열어 3년여 만에 ‘맛집’으로 소문난 밥차의 사장은
혈기왕성한 동갑내기 젊은 부부다. 35세 한승균, 이은경씨.
남편인 한씨는 대학을 다니기 위해 유학 왔고, 부인인 이씨는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로 이민 왔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던 이 부부가 만나 지난 2011년 결혼했고,
의기투합해 밥차를 차리게 됐다.
특히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일본 식당을 운영한 남편의 경험이
푸드 트럭 사업을 하는데 큰 결정을 하게 됐다.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결정인 셈이다.

“전부터 푸드 트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식당을 차리자니 자금이 부족하고 무슨 뾰족한 수가 없을까 고민하다
푸드 트럭이 떠올랐죠.”  그렇게 이들 부부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 보다
3분의 2만한 트럭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딪쳤다.
한인들이 거의 하지 않았던 사업 분야라 정보가 없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가면 사람들이 많은지, 무작정 가서 좌판을 펼치듯
장사를 해도 되는지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몸으로 직접 겪어야 했다.
옆에 장사하는 푸드 트럭에 하나, 둘 물어서 정보를 얻기도 했다.
때론 서럽기도 했지만 이들 부부에게는 넘어져도 일어나는
오뚝이 같은 ‘깡’이 있었다.

“초기에는 하루에 5개 팔 때도 있었어요. 힘들었죠.
그러다 30개 팔 때도 있었고, 그러면서도 매일 메뉴개발에 매달렸어요.
새로 개발된 메뉴는 한 달 동안 시험적으로 팔아 반응이 좋으면
정식메뉴로 집어넣고 반응이 안 좋으면 바로 내리는 식으로 철저히
고객 입맛에 맞춰나갔죠.” 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신 메뉴 개발과 친절,
오래 기다린 손님에게 군만두 등 음식을 무료로 주는 한국식
‘덤 서비스’까지 하면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빔밥, 컵밥, 김치 불고기에 고추장 등 매콤한 소스와 치즈를 곁들인
김치 프렌치프라이드 등 11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직접 제조하는 비법 소스와 정성들여 담근 고추장이 일품이다.
점심(11-2시)과 저녁(5-9시) 두 번 장사하는 밥차는 이젠 하루
판매량이 400-500개에 달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다 보니 초창기 일주일에 1-2번 하던 장사를 현재는
주 7일 동안 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다.
푸드 트럭도 최신형으로 교체했고, 크기도 커졌다.
그러면서 트럭 크기만큼 꿈도 커졌다.
“밥차 프렌차이즈를 하고 싶어요. 거리 곳곳에 우리 가게 이름을 단
푸드 트럭들이 활보한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레요.
그러고 나면 식당도 열고 싶어요.

”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터전을 일구어 나가고 있는 이들 부부는
손님의 30-40%가 단골이다.
비가 억수같이 내려도 밥차는 약속한 장소에 있고,
그 맛을 보려 비를 맞아도 손님은 밥차로 온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안주인 이은경씨는 이날 저녁도 여느 때처럼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단골의 손 위에 덤으로 음식을 올려주며
“씨 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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