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파는 할머니

ok 013

늘 가던 반찬가게에 들렸다.
만들어 놓은 반찬들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네모난 스티로폼에 담아 비닐로 씌워놓은 반찬이 20여 종은 되지 싶다.
하나 집으면 3천 원, 2개에는 5천 원이다.
몇 젓갈 집으면 다 없어질 만큼 조금씩 담았다.
생선전 6조각 담아놓고 4천 원이다.
나는 돈이 아까워서 못 집겠다.
내가 반찬가게 세 군데를 다녀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가게 주인이 반찬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 배달된 반찬을 팔고 있다고 여겨진다.
어쩌면 반찬가게마다 똑같은 반찬을 똑같은 방법으로 포장해 놓고 같은 양을
같은 값에 판단 말인가? 이것은 분명 공급처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은 물가가 메뚜기 뛰듯 뛴다.
반찬가게에서는 된장국이 가장 저렴하다.
큰 국자로 퍼서 비닐봉지에 담아 주면서 2천 원을 받았다.
한 국자면 2인분 국이 된다.
나는 된장국만 사다 먹었다.
이번에 들렸더니 3천 원으로 올랐단다. 2천 원에서 3천 원으로 올리면
50% 점프한 셈이다.
값을 이렇게 50%씩이나 마구잡이로 올려도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
사거리 국수집에서 잔치국수를 5천원 받았었다.
5천원에 삶은 계란도 하나 나왔었다.
이번에 들렸더니 5천5백 원으로 올렸다면서 삶은 계란은 빼 버렸다.
목욕탕 가격이 5천원 받더니 이번에 가 보니 7천원으로 올랐다.
경노 활인도 없단다.
한국에서는 물가를 올려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린다.
물가가 올라봤자 5-10% 정도 올리는 게 상식이다.
상식을 깨버리는 고단수의 나라가 한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ok 012

문산 장에 호미 하나 사러 갔다.
봄이어서 장날 물건 사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장날이니까 당연히 한 보따리씩 사 들고 다닌다.
그중에서 나를 놀라게 한 건 꽃모종 파는 집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현상이다.
시골 사람들이 꽃모종을 사는 여유를 보이는데 놀랐고,
그만큼 꽃을 사랑한다는 아름다운 마음씨에 놀랐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생활이 풍요롭다는 이야기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면모를 되찾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미하고 호박씨를 샀다.

귀여운 쌍둥이 강아지 안고 앉아 주인이 나서기를 기다리는 할머니.
할머니 품속이 따듯해 강아지 깊은 잠에 빠졌다.
점심 먹으러 늘 가던 바지락 칼국수 집에 들렀다.
시장 안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다솜 손칼국수’ 집이다.
옛날 주인은 할머니 두 분이었는데 오늘은 중년 부부로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 6천 원씩 주고 먹었는데 오늘 보니 5천 원으로 천 원이 내렸다.
묻지는 않았으나 주인이 바뀌면서 가격도 내렸다.
남들은 다 올리는 가격을 내리는 사람도 있다는 데 놀랐다.
오늘따라 주인이 착해 보이면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 한 바퀴 다 돌아 나오도록 강아지 할머니 그 자리에 그냥 쭈그리고 앉아있다.
주인이 나서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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