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바라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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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지구는 거의 다 물이다.
끝없이 넓고 평평한 바다.
어느 쪽이 높고 어느 쪽이 낮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물은 공평하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마실 만큼만 마신다.
부자라고 더 마시고 가난하다고 해서 덜 마실 수도 없다.

산에서 흐르는 물은 경사가 급해서 물도 급히 흐른다.
바위가 가로 막고 돌들이 막아 보지만 물은 요리조리 피해 흐른다.
급하면 넘어 뛰어 흐른다.
물은 높은 곳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물은 평등하기를 원한다.
물은 평평한데 있을 때 잔잔하고 편안해 한다.

물은 성격도 없어서 붉은 색을 타면 붉어지고 검은 색을 섞으면 검어진다.
독약을 타면 독극물이 되고 산삼을 고우면 산삼물이 된다.
이름까지 내 주어 도랑에 가면 도랑물, 시냇가에 가면 시냇물, 강에 가면 강물.
물은 무던하다.

물은 늘 흐른다.
평평한 바다에서 흐를 이유가 없음에도 물은 계속해서 흐른다.
스스로 정진함으로서 부패를 막기 위함이다.
바다도 어쩌다가 성질을 부린다.
그러나 실은 바람이 부리는 성질을 받아줄 뿐이다.
결국 물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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