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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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태양은 젊은 태양이다.
과학자들은 태양이 45억 년 전에 태어나서 50억년 후에는 소진되고 말 것이라고 한다.
태양의 나이를 인간으로 치면 35세 정도에 속한다. 한창 일할 나이인 것이다.
태양이 한창 일할 나이여서 그런지 우리에게는 흡족하리만치 충만하다.
우리가 늙은 태양의 시대에 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천만다행이다.
만일 태양이 늙어서 병치레를 자주해 댄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리라.
지구가 조금만 기우려져 태양과 거리가 생기면 인간은 춥다고 난리법석인데
하물며 태양이 감기에 걸려 기침이라도 한다면 지구는 멸망하리라.

태양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줄 뿐이다. 고루고루 줄 뿐이다.
태양은 주면서 고마워 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거저주면서 행복해 한다.
늘 행복해서 환하게 웃는다. 언제 한번이라도 태양의 찡그린 얼굴을 본 일이 있는가.
태양은 인간에게 믿음이요 희망의 존재인 것이다.
태양은 신뢰감을 주고 있고 인간들의 믿음을 저버린 적이 없다.
한번 생각해 봐라 태양이 늦잠이라도 자느라고 정오쯤에 떠오른다면
세상 사람들은 까무러쳐 죽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태양을 부를 때 태양신이라고 한다. 태양님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달은 달님이라고 부른다. 달신이란 말은 없다.
표현으로만 봐도 달은 신이 될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태양을 최고의 신으로 모신 예는 많다.
그만큼 태양은 우리에게 믿음과 신뢰를 준다.
빛은 태양만이 창조하고 빛은 영혼을 새롭게 한다.

대낮에 달이 허공에 떠 있다. 희멀건 달이 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달은 가끔씩 낮을 밤으로 알고 떠다니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낮에 태양이 떠 있는데 달이 놀러 와서 같이 떠 있어도 괜찮다. 모두들 그러려니 한다.
밤에 달이 떠 있는데 태양이 놀러 와서 같이 떠 있다면 이건 모두를 놀라자빠지게 만든다.
밤낮이 없이 그냥 낮의 연속이 되고 만다.

태양은 같은 곳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다른 곳을 선택한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어둠을 뚫고 멀리 산 너머에서 환한 빛이 솟아오른다.
환한 빛을 중심으로 반원을 넓게 그리면서 붉은 태양이 발돋움 한다.
한눈팔 사이도 주지 않고 금세 떠오른다.
동창이 밝아오는 빛을 보고 있자면 어찌나 빨리 밝아오는지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속도감을 느낀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태양은 어김없이 떠오른다.
한동안 안보다가 다시 창문을 열고 아침 일출을 바라본다.
태양은 자리를 바꿔 저쪽에서 떠오른다.
태양이 제 자리를 버리고 다른 곳에서 떠오르는 까닭은
햇볕을 골고루 나누워 주기 위해서다.

태양의 신비를 알아내기 위해서 태양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가 자료를 수집하는
탐사선 ‘파커‘호가 지구를 출발했다. 길고도 먼 7년간의 장정에 들어선 것이다.
과학적인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시에 인간이 신으로 섬겨온 태양의 신비를 신앙적이고 동화적인 면에서도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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