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죽을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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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죽을 때냐?

서울은 빌딩도 많다.
10년, 20년 전 보다 더 많아졌고 더 높이 올라갔다. 지금도 계속해서 올려 짓고 있다.
얼마만큼 높이 올려 지어야 만족하려는지…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서 잘살고 있다. 건강하고 살도 많이 쪘다. 하지만 더 잘살아 보려고
새벽부터 밤까지 뛴다. 얼마만큼 더 잘 살아야 만족하려는지…
장수에 관한 정보와 먹을거리가 홍수를 이룬다. 몸에 좋고 병도 고친다는 음식도 많다.
의술도 발달해서 웬만한 병은 병도 아니다.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아야 만족하려는지…

이제 인간 수명 100세는 놀랄 일도 아니다. 정보 통신의 발달은 숨어있는 100세 넘은
노인을 쉽게 찾아내서 보여준다.
늙은 사람들도 은근히 100세를 살았으면 하는 눈치다. 나부터도 100세를 살 수만 있다면
왜 마다하겠는가?
의료 기술은 놀랄 만큼 발달해서 웬만 만하면 살 것도 같다. 남의 장기를 내 것처럼
꿰차고도 끄떡없다. 하다못해 줄기세포를 가지고 10년은 젊어지게 한다느니,
DNA를 조작해서 병을 치유 한다느니 하는 것이 그저 상술에 불과하다고만 치부해서도
안 되는 세상이다. 이러다가죽을 사람은 없는 게 아닌지…

음악을 듣는 것이 뇌를 돕는 방법이다. 웃는 것이 건강하게 해 준단다. 최고의 식단은
채식과 과일을 많이 먹는 거다. 매일 와인 한 잔 마시면 더 오래 산다.
누구나 명상으로 건강에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런 연구가 독일 남부 우벌 링겐 크리닉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DNA를 수리할 수 있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100세 넘은 노인의 림프구 세포는 H2O2 치사 산화 DNA 손상 후, 복구 단백질
PARP(Poly ADP 리보스 중합 효소) 용량에서 수리 메커니즘을 프라이밍 하는 능력이
젊은이들의 세포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PARP 활동은 최대 수명과 상관관계가 있는 13종의 포유동물의 투과성 단핵 백혈구
혈액 세포에서 측정되었다.
이러한 발견은 PARP 매개 DNA 복구 활동이 노화 DNA 손상 이론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가 100세 넘은 노인의 수명에 기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구 보고를 접하면서
이러다가 늙지도, 죽지도 않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스라엘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에서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노화가 촉진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노화세포는 완전히 죽지 않았지만 기능을 상실했거나
회복할 수 없이 손상된 세포를 말하는데, 개체 내 염증을 촉진해 노화성 질병의 원인이
되곤 한다. 연구팀은 노화 세포의 생존을 돕는 특정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을
실험 쥐에 투여했더니 놀랄만한 효과를 얻어냈다.
이번 쥐 실험에서 세운 가설이 장차 사실로 입증되면 진짜 노화방지(anti-aging)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참으로 믿기지 않는 시대, 늙지 않는 시대가 오기는 올 모양이다.

100세 시대가 온 것은 분명히 환영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다 100세를 살겠다고
나서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모두 다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것도 젊은 몸도 아닌 노인의 체력으로…
노인이 아름답게 보일 때 죽어야지 죽지 못하고 남아도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못된다.
그렇다면 언제가 노인이 아름답게 보일 때인가?
아름다운 결정을 내릴 때. 아름답게 해석할 때. 아름답게 이해할 때.
아름다운 삶을 살아 갈 때…….

죽어서 남의 기억 속에 어떻게 남을 것이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살아생전 그의 마지막 모습이 남기 마련인데, 양로원에서 살다 죽으면 양로원이 배경으로
남을 것이고, 집에서 살다 죽으면 집이 그의 배경으로 남을 것이다.
나의 장모님 마지막 모습은 수술실로 실려 들어가면서 손을 흔드셨다.
손을 흔드신 의미는 수술 안 받겠다는 의사 표시였다.
처제는 자신이 살던 큰 집에서 죽어서 큰 집이 배경으로 떠오른다.
누님은 스탠포드 병동에 입원하셨다가 돌아가셔서 병원 침대가 떠오른다.
나는 어디서 죽어야 하나?

친구 아버님이 아흔넷에 돌아가셨다. 변이 나오지 않아 대장 수술을 받다가 돌아가셨다.
수술실로 실려 들어가시면서 마지막 하신 말씀이
“야, 한일 축구 어떻게 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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